2년간 전북에게 당하기만 했던 울산, 홍명보는 달랐다[초점]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21. 10. 1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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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19, 2020시즌, 울산 현대 팬들은 전북 현대와의 맞대결만 되면 벌벌 떨었고 실제로 늘 중요한 순간 웃는건 전북이었다.

항상 중요한 대목에서 울산을 농락했던 전북. 그런 전북을 상대로 이번에는 울산이 넘어섰다. 2021시즌은 오히려 전북이 울산을 넘지 못해 고전 중이다.

ⓒ프로축구연맹

울산 현대는 17일 오후 7시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 전북 현대와의 경기에서 연장 접전끝에 3-2로 승리하며 4강에 진출했다.

선제골을 가져간 것은 울산이었다. 전반 13분 오른쪽에서 울산 외국인 선수 바코가 중앙으로 들어오며 개인기로 전북 수비를 뚫은 후 때린 왼발 슈팅이 전북 골망을 갈랐다. 놀라운 개인능력에 의한 득점.

전북은 전반 39분 한교원의 골로 동점을 만들었다. 중앙에서 김보경의 스루패스를 한교원이 수비 사이에서 받아놓고 페널티박스 바로 밖 중앙에서 때린 오른발 슈팅이 골이 된 것.

울산은 전반 추가시간 슈팅이 골키퍼 전북 송범근의 선방에 걸린 후 페널티박스 안 왼쪽에서 설영우가 잡아놓고 왼발로 낮게 패스한 것을 오세훈이 왼발슈팅했지만 빗맞았다. 하지만 골키퍼 앞에 있던 윤일록이 그대로 왼발을 갖다대며 다시 2-1로 앞서갔다.

전북은 후반 시작 3분만에 또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왼쪽에서 전북 김진수의 긴 스로인을 울산 수비가 헤딩으로 걷어낸 것이 페널티박스 안에 있던 쿠니모토에게 갔고 쿠니모토는 가슴 트래핑 후 왼발 하프발리슈팅으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연장 전반 11분 울산 이동경의 원더골이 터진다. 오른쪽에서 패스를 받은 이동경은 페널티박스 밖임에도 과감하게 왼발로 직접 슈팅을 때렸고 이 슈팅은 바깥쪽으로 휘며 전북 송범근 골키퍼에게 멀어지며 먼골대 상단 모서리에 제대로 꽂힌 원더골이 된다.

이동경의 골로 3-2로 앞서간 울산은 남은 연장전 약 20분의 시간을 버텨내며 끝내 3-2로 승리했다.

울산에게 전북은 지난 2년간 떠올리기도 싫은 상대였다. 2019년, 우승이 거의 확정적인 상황에서 최종 라운드 바로 앞인 37라운드 울산과 전북이 맞붙었고 무승부에 그쳤다. 그럼에도 울산이 우승할 경우의 수가 더 많은 상황에서 최종라운드에 돌입했고 포항 스틸러스에게 1-4로 패하고 전북은 이기며 전북이 극적인 역전우승을 차지했다.

ⓒ프로축구연맹

2020년 역시 마찬가지였다. 리그 최종전 바로 앞 라운드에서 하필 전북과 맞붙었고 이 경기에서 0-1로 패하며 전북에게 역전우승을 내줬다. 비기기만해도 사실상 우승이 가능했지만 이 경기에서 패한 후 순위를 역전당해 K리그1 우승에 실패했다.

2020년에는 K리그1만 우승을 전북에게 패해 우승을 내준게 아니었다. FA컵에서도 결승에서 만나 1차전은 1-1 무승부 이후 2차전에서 1-2로 패하며 끝내 FA컵마저 내준 것이다.

결국 2019, 2020시즌은 전북이라는 벽을 넘지 못해 울산은 리그에서는 연속 역전 준우승을 했고 FA컵마저 내줬다. 2020시즌 울산은 전북을 상대로 5전 1무4패로 압살당했다.

그러나 올시즌 홍명보 감독이 부임한 울산은 다르다. 이날 경기까지 4경기에서 2승2무로 오히려 압도하고 있는 것. 중요한 대목마다 전북을 이겼다. 현재도 32라운드까지 승점 64점으로 전북의 승점 63점보다 1점이 앞서는데 맞대결에서 이기지 못했다면 오히려 전북에게 1위를 내줬을 것이다.

지난 2년간의 울산은 전북포비아에 울었다. 하지만 2021시즌, 홍명보의 울산은 중요한 대목에서 전북을 이겨내고 있다.

그러나 아직 중요한 고비가 남았다. 파이널A에서 펼쳐질 두 팀의 한 번의 맞대결에서 누가 이기느냐에 따라 K리그1 우승의 향방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그 대결에서도 울산이 이기느냐, 이번만큼은 전북이 이기느냐를 지켜보는 것이 남은 K리그 최고의 재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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