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우주항공산업 메카로 '날갯짓'.. 관광객-청소년 발길 이어져

이형주 기자 2021. 10. 18.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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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 고향에선]
전남 고흥군 봉래면 예내리에 있는 우주발사체 발사기지인 나로우주센터 앞에 자리한 우주과학관 전경. 우주과학관은 나로우주센터 방문객들을 위한 안내소 기능과 함께 최첨단 우주과학기술을 관찰하고 체험할 수 있다.
전남 고흥은 남해안 끝자락에 돌출된 반도(半島)다. 순천만과 보성만 사이에 자리한 고흥반도의 넓이는 807km². 745km 길이의 해안선을 따라 깨끗한 바다가 펼쳐져 있고 산과 평야도 고루 분포돼 있다. 연평균 기온은 13.5도로 온화하다. 고흥의 끝자락 외나로도에는 2009년 완공된 우주발사체 발사기지인 나로우주센터가 있다. 나로우주센터는 2013년 과학기술위성을 실은 나로호를 처음 발사했다. 당시 2단 발사체인 나로호는 1단 로켓은 러시아가, 상단 로켓은 국내 기술진이 개발했다.

나로우주센터에서 21일 발사 예정인 3단 발사체 누리호는 국내 순수 기술로 개발됐다. 누리호 탑재 중량은 나로호보다 15배 무거운 1.5t이며 총길이도 1.4배 길다. 누리호 발사에 성공하면 한국은 발사체 설계, 제작, 시험, 발사 등 전체 과정 독자 우주기술을 지닌 세계 7번째 국가가 된다.

● 우주항공산업 메카로 자리매김

전남 고흥군은 21일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될 예정인 누리호의 성공발사를 기원하는 사진전을 개최하고 고흥우주 발사전망대를 부분 개방할 방침이다. 사진은 누리호 시험발사체에 석양이 비치는 모습. 고흥군 제공

고흥이 우주항공사업의 메카로 힘찬 날갯짓을 하고 있다. 고흥만 간척지에 있는 국가종합비행성능시험장은 현재 확장 공사가 한창이다. 국책사업으로 연구개발 중이거나 성능 향상을 위해 개조하는 항공기의 성능 검증을 하는 시험장은 기존에 있던 700m 활주로 옆에 1.2km 활주로 1개를 내년까지 건설하게 된다. 통제탑과 격납고, 각종 안전시설도 갖출 예정이다.

윤준 전남도 신성장산업과 드론우주항공팀장은 “확장된 국가종합비행성능시험장에서 전기 수직이착륙 항공 자율비행 등 첨단 항공산업의 실증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 8월 고흥드론센터가 준공되는 등 고흥 드론 특별자유화구역 지정도 추진 중이다. 섬과 섬을 연결하는 중대형 드론 실증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전남도와 고흥군은 다음 달까지 고흥 우주발사체 산업클러스터 조성 연구용역을 진행할 계획이다. 2022년부터 2031년까지 7000억 원을 투자해 고흥 나로우주센터 주변에 우주발사체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위해서다.

우주발사체 산업 클러스터는 연소시험시설, 민간 발사장 등 우주 개발 핵심 인프라를 구축하고 우주산업 기업 입주 산업단지, 지원센터, 전문 인력 양성기관, 우주과학 테마파크를 조성하는 5개 분야로 구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나로우주센터에서는 누리호 첫 발사 이후 4차례 추가 발사가 예정돼 있다. 우주항공 산업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올해부터 2048년까지 49기의 중형발사체와 40기의 소형발사체가 발사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평균 3.18회 발사가 이뤄지는 것이다.

● 우주항공산업 체험과 힐링의 고장

나로우주센터 주변에는 우주과학관, 국립청소년우주센터, 고흥우주천문과학관 등 우주에 관한 호기심을 키우고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이 자리해 연중 관광객과 청소년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외나로도 축정항에서 뱃길로 10분 거리에 있는 쑥섬은 최근 힐링 여행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쑥섬은 해안선 11km, 면적 0.33km²의 작고 아담한 섬으로, 20여 명이 살고 있다. 쑥섬 정상은 코스모스, 수국, 수선화, 튤립 등 300여 종의 꽃이 심어진 꽃 정원이다.

고흥은 접근성도 좋아졌다. 전남도는 고흥에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조성하면서 고흥∼여수를 연결하는 백리섬섬길을 만들었다. 고흥 거금도와 완도 고금도를 연결하는 연륙·연도교가 국도로 승격됐고 광주와 고흥을 잇는 고속도로 건설도 추진 중이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고흥이 우주항공 산업과 스마트농업 중심지로 도약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우주항공산업이 고흥의 미래 성장 동력될 것”

송귀근 고흥군수 인터뷰

“우주항공 산업은 고흥을 모두가 즐겨 찾는 곳으로 만들어줄 것입니다.”

송귀근 고흥군수(64·사진)는 17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나로우주센터를 중심으로 한 우주항공 산업이 고흥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흥은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6만2965명)의 42%를 차지할 정도로 고령 인구가 많다. 송 군수는 인구를 늘리고 사람들이 찾는 고흥을 만들기 위한 방안으로 우주항공 산업 육성을 강조한다. 우주항공 산업으로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는 전략이다.

고흥은 아름다운 산과 바다, 230개의 섬이 있어 풍광이 수려하다. 송 군수는 나로우주센터 누리호 발사를 볼 수 있는 우주발사전망대 인근에 모노레일, 스카이워크를 건설할 계획이다. 남해안 최고의 서핑 장소로 평가받는 남열해수욕장 주변을 해양레저관광의 중심지로 조성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 편백숲이 가장 넓은 팔영산을 힐링 숲으로 가꾸고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송 군수는 “우주항공 산업 체험, 교육과 관련된 각종 테마 시설을 만들고 뛰어난 자연의 매력을 살려 고흥을 해양 체류형 관광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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