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편안한 집에, 눈과 마음은 화면에.. 고요한 서울의 밤, 통째로 만끽하다

하지수 조선에듀 기자 2021. 10. 18.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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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 교육 프로그램] 서울미래유산 인생투어

코로나19 사태로 해소하지 못했던 여행의 갈증을 ‘랜선’으로 푸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에 맞춰 업계도 적극적으로 온라인 여행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서울시와 디지틀조선일보도 ‘서울미래유산 인생투어’를 랜선으로 진행한다.

서울미래유산 인생투어는 문화재로 등록되지 않은 서울의 근현대 문화유산 중 미래 세대에게 전달할 만한 가치를 지닌 유·무형의 유산들을 둘러보는 프로그램. 서울미래유산 인생투어 랜선 답사 참가자들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화면을 보며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된다. 지난달 23일에는 ‘서울 야경 명소’를 주제로 한 여행이 펼쳐졌다.

서울미래유산 인생투어 7회 차 프로그램에서 둘러본 서울의 야경 명소들.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서울역 광장과 서울로7017, 남대문교회./서울시 제공

◇가을 바람 맞으며 도심을 한눈에

이날 투어에서는 서울역과 서울로7017, 남대문교회, 남대문 지하보도 등을 살폈다. 가장 먼저 발걸음 한 곳은 서울역이었다. 화려한 불빛은 없어도 낮과는 또 다른 매력을 뽐내고 있었다.

바로 옆에 위치한 옛 서울역사 문화역서울 284로 이동한 안지영 문화해설사는 “문화역서울 284는 현재 역사로 사용되고 있지 않다”며 “과거 서울역의 모습을 보여주고 문화예술 행사가 열리는 장소로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역 광장의 의미도 되짚었다. 1970~ 1980년대 주요 집회가 꾸준히 이뤄졌던 민주화 운동의 중심지로 1980년 5월 15일에는 10만여 명의 대학생과 시민이 이곳에 모여 계엄령 해제와 민주화 추진을 주장했다는 내용이다.

서울역 광장에는 독립운동가 강우규 의사의 동상도 있다. 강 의사는 일제강점기 조선 총독으로 부임하는 사이토 마코토를 처단하기 위해 1919년 9월 그의 일행에 폭탄을 던졌다. 이로 인해 30여 명이 부상을 당했으나 사이토 마코토 폭살에는 실패했다. 이후 강 의사는 체포돼 1920년 11월 29일 서대문형무소에서 사형당했다. 동상은 2011년에 설치됐다.

다음으로 향한 장소는 서울역 인근의 야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서울로7017. 서울로7017은 1970년대 만들어진 고가도로로, 2017년에 보행로로 재탄생했다. 관광안내소를 비롯해 무대, 카페 등이 마련돼 있다.

서울로7017에 서면 서늘한 가을바람을 온몸으로 느끼며 주변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현대식 건물 사이에 자리 잡고 있는 고딕 양식의 남대문교회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푸른 빛의 은하수를 연상케 하는 보행로 주변의 화분 조명도 볼거리다.

◇고딕 건물로 이뤄진 교회도 눈길 끌어

서울로7017에서 바라본 남대문교회를 좀 더 가까이서 감상할 차례다. 1969년 준공된 남대문교회는 서양식 국립병원인 제중원에서 일하는 미국인 의료 선교사들이 예배를 보는 교회로 출발했다. 초기에는 현재 을지로 1가라 불리는 곳에 위치해 있었으나 1904년 제중원이 오늘날의 중구 양동 자리로 이전하면서 예배당의 자리도 따라 옮겨졌다. 반짝이는 조명 속에 세월의 흔적을 품은 고딕 건물은 인생 사진을 찍기에도 제격이다.

투어에서는 야경 명소뿐 아니라 인근 남대문 지하보도도 살펴봤다. 국보인 숭례문 앞에 있는 남대문 지하보도는 1939~1945년에 준공된 것으로 추정되는 도시 구조물이다. 안 해설사는 “단순한 보행 통로가 아닌 유사시 방공호(적의 항공기 공습이나 대포·미사일 등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땅속에 파 놓은 굴)로 사용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미래유산 인생투어는 매주 새로운 주제로 시민을 찾아간다. 백운석 서울시 문화정책과장은 “집 안에서 랜선 답사를 통해 시민이 건강을 챙기고 여행의 즐거움도 느꼈으면 좋겠다”면서 “앞으로 진행되는 투어에도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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