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민, 버디 10개로 대역전.. 5년7개월만에 우승
5년 7개월 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우승컵을 다시 손에 들고 이정민(29)은 담담하게 말했다. “마음이 굉장히 이상하네요. 정말 많이 노력했습니다. 매일매일 똑같이 계속 노력했습니다.”
17일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에서 이정민은 투어 통산 9승을 달성했다. 2010년 데뷔해 2016년 3월 8번째 우승을 올린 이후 오랜 노력의 시간이 필요했다. 이 대회는 투어 최초로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알바트로스 8점, 이글 5점, 버디 2점, 파 0점, 보기 -1점, 더블보기 이상 -3점)으로 진행됐다. 전북 익산 컨트리클럽(파72·6525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를 선두에 8점 뒤진 8위로 출발한 이정민은 버디 10개, 보기 1개로 이날만 19점을 추가해 최종 합계 51점을 쌓았다. 2위 안나린(25·47점)을 4점 차로 제쳤다. 박민지(23)가 공동 3위(45점)였다.
장타와 아이언샷이 빼어난 이정민은 KLPGA 투어를 대표하는 스타다. 그러나 골프로 상처받았고, 상처는 두려움이 됐다고 털어놨다. “골프는 잘된 샷보다 못한 샷이 많을 수밖에 없어요. 문턱에 발을 찧으면, 다음부터는 그 문턱을 조심스럽게 넘어가게 되잖아요. 골프로 바꿔 말하면, 실패를 극복하기 위해 수만 번의 시도를 하고 나서야 별다른 생각 없이 그 문턱을 넘어갈 수 있게 돼요.”
마지막에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소극적으로 경기하다 우승을 놓친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는 달랐다. 후반 9개 홀에서 버디 7개를 잡았고, 16~18번홀 3연속 버디로 마무리했다. “15번홀 마치고 리더보드를 처음 봤어요. ‘기회가 오면 두려워도 무조건 해보자. 무조건 퍼트를 넣어야겠다’는 생각만 했어요.” 공격적 플레이를 유도하는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이 자신 안의 공격성을 끌어내 큰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두려움을 이겨낸 나 자신을 정말 칭찬해주고 싶어요. 5년 전까지는 어떻게 하다 보니 우승이 됐지만, 이번에는 오로지 내 힘으로 따낸 우승입니다.”
특히 퍼트에 어려움을 겪어온 그는 “눈 감고도 해봤고, 다른 곳을 바라보면서도 해봤다”며 “정말 많은 방법을 시도했지만 아직도 감을 찾아나가는 중”이라고 했다. “솔직히 우승했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 골프에는 끝이 없다”고도 했다. “천재 골퍼라면 쉬엄쉬엄 해도 되겠지만 전 그렇지가 않아서요. 1mm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매일매일 또 노력하면서 살아가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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