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선에 선 자영업자 58% "석달 내 폐업"
”아이들 학원 끊는 부모들이 늘어나요. 그래도 가게 임차료, 직원 월급은 있어야 하고···재난지원금이라도 더 줬으면 싶네요.” 부산에서 16년째 학원을 하는 마흔일곱 살의 한 학원장은 “버티고는있지만 너무 힘들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조선일보와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여론조사 회사 엠브레인에 의뢰해 서울·경기와 부산·대구·대전·광주 등 4개 광역시의 음식점, 숙박업, 학원업 등 60개 업종 자영업자 800명을 패널(지속적인 조사 대상)로 선정해 실시한 ‘자영업자 길거리 경기 조사’에서 확인된 골목 경기는 예상보다 더 차갑게 식어 있었다.
응답자 10명 중 6명은 현행 사회적 거리 두기가 중단되지 않을 경우 가게 문을 계속 열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고 했다. 현 상태로는 3개월 이내에 폐업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응답이 58%에 달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되면서 어려움이 가중됐다고 했다. 음식점은 62%, 미장원 등 개인서비스업은 65%가 “3개월 더 버티기가 어렵다”고 했다.
72%가 “최근 3개월간 가게 주변 경기가 더 나빠졌다”고 답했고, 66%는 “3개월 뒤 경기는 더 나빠질 것 같다”고 걱정했다.
단계적 일상 회복을 뜻하는 ‘위드(with) 코로나’가 다음 달 초부터 시작될 예정이지만, 물가 상승 등으로 지갑을 닫는 사람들이 늘어날까 걱정이 컸다.
매출이 급격하게 줄었지만, 임차료나 인건비 부담은 여전해 빚으로 버티고 있다고 했다. 절반 이상(51%)이 빚을 더 내야 가게를 꾸려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서울에서 2000년부터 도매업을 하는 59세 남성은 “폐업을 하려 해도 대출금을 갚아야 하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했다.
4명 중 1명은 인건비 부담으로 최근 3개월간 직원을 내보낸 적이 있다고 했다. 음식점은 39%, 스포츠센터 등 스포츠·여가 서비스업은 27%가 직원을 줄였다. 경기도에서 2017년부터 카페를 하는 39세 여성은 “인건비가 부담돼 사람을 내보낼 수밖에 없었다. 최저임금, 주휴수당 부담이 큰데 내년에 또 올라간다니 막막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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