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바뀐 현대가' 울산 이동경 결승포..2연속 ACL 정상 보인다

이규원 2021. 10. 18.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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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전북과 연장 혈투 3-2 승리..포항은 나고야 3-0 완파
울산-포항, 사우디와 결승전 놓고 20일 전주서 '동해안 더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AFC 챔피언스리그 8강전. 연장 전반에 결승골을 넣은 울산 이동경이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MHN스포츠 이규원 기자) 지난해까지 '국내 프로축구 준우승의 아이콘'이었던 울산 현대가 홍명보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완전히 면모를 일신하고 있다.

울산은 지난 2019 파이널A 최종 38라운드에서 포항 스틸러스와 '동해안 더비'에서 비기기만 해도 2005년 이후 14년 만의 리그 우승이 가능했지만 1-4로 패하면서 전북 현대에 우승을 헌납했다.

지난해에도 유럽 무대에서 복귀한 이청용을 비롯해 조현우, 윤빛가람, 고명진 등 대형 선수 영입에 성공하며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전북에 밀려 K리그1과 FA컵 모두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러나 울산은 지난해 12월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결승전에서 주니오의 멀티골에 힘입어 이란 프로축구 정상을 차지한 페르세폴리스를 2-1로 제치고 2012년 이후 8년 만에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반전 드라마를 썼다.

AFC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지휘한 김도훈 감독과 결별하고 홍명보 감독을 영입한 울산은 올시즌 초반부터 강력한 공격력을 앞세워 정상 도전에 나섰다.

울산은 전북을 물리치고 AFC챔피언스리그 2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울산은 K리그1 선두 경쟁을 벌이는 전북을 8강전에서 잡고 2년 연속 아시아 정상을 향해 전진했다.

울산은 1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 ACL 8강전에서 전·후반 90분을 2-2로 비긴 뒤 연장전 터진 이동경의 결승 골에 힘입어 3-2로 이겼다.

이로써 울산은 ACL을 제패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4강에 안착했다.

울산은 이번 시즌 K리그1에서 승점 64를 쌓아 전북에 승점 1 앞선 선두를 달리고, 대한축구협회(FA)컵에서도 4강에 올라 있어 시즌 3관왕(트레블)까지 가능한 상황이다.

승리 결정지은 임상협. 1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 나고야 그램퍼스(일본)의 AFC 챔피언스리그 8강전. 선제골을 넣은 임상협이 기뻐하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울산은 이날 앞서 나고야 그램퍼스(일본)를 3-0으로 제압한 포항 스틸러스와 20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결승 진출을 놓고 운명의 '동해안 더비'를 펼친다.

올해 ACL 4강은 동아시아 권역에선 울산과 포항, 서아시아 권역에선 알 힐랄과 알 나스르(이상 사우디아라비아)의 맞대결로 압축됐다.

K리그 팀이 '동반 4강'에 오른 건 2016년 전북과 FC서울 이후 5년 만이다. 당시엔 전북이 준결승에서 서울을 꺾고 결승에 올라가 알아인(아랍에미리트)까지 격파하고 우승한 바 있다.

이후 5년 만의 ACL 4강 진입을 노린 전북은 울산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울산과의 올해 세 차례 리그 맞대결에서 2무 1패로 열세를 보인 전북은 ACL에서도 넘어서지 못했다.

기선을 제압한 건 울산 '에이스' 바코의 한 방이었다.

전반 13분 오른쪽 측면에서 김태환의 패스를 받은 바코가 화려한 개인기로 전북 선수들을 제치며 페널티 지역 안으로 파고들더니 강력한 왼발 슛을 그대로 골대 안에 꽂았다.

이후에도 바코를 제어하지 못하며 고전을 거듭하던 전북은 전반 39분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동점 골로 연결했다.

하프라인 쪽에서 김보경이 볼을 따낸 뒤 속도를 끌어 올리며 정확한 킬 패스를 보냈고, 한교원이 페널티 지역 중앙으로 쇄도하며 때린 오른발 슛이 골 그물을 흔들었다.

울산은 전반 추가시간 윤일록의 득점포로 리드를 되찾은 채 전반을 마쳤지만, 전북이 후반전 시작 3분 만에 페널티 지역 왼쪽 쿠니모토의 멋진 왼발 발리슛으로 다시 균형을 이뤄 팽팽한 기 싸움이 이어졌다.

후반 21분 울산이 원두재를 이동경으로, 2분 뒤 전북이 쿠니모토를 송민규로 바꾸며 벤치 싸움에도 불이 붙었고, 치열한 공방전이 이어졌으나 90분 동안엔 승부가 갈리지 않았다.

연장전 시작 이후에도 전북이 이주용, 류재문, 일류첸코, 울산은 이청용을 교체 카드로 가동하며 승리 의지를 불태운 가운데 연장 전반 11분 이동경의 묵직한 중거리포로 무게 중심이 다시 울산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윤빛가람에게 내줬던 패스를 되받은 이동경이 페널티 지역 오른쪽 모서리 밖에서 날린 왼발 슛이 골대 왼쪽 구석을 정확히 찔렀다. 이후 전북의 파상공세가 모두 무위에 그치며 결국 울산이 웃었다.

팬들에게 인사하는 울산 선수들. 1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AFC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승리한 울산 선수들이 팬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앞서 열린 경기에서 포항은 나고야를 3-0으로 완파, ACL 우승을 차지한 2009년 이후 12년 만에 준결승에 진출했다.

조별리그에서 나고야를 만나 1무 1패에 그쳤던 포항이 후반 8분 임상협의 선제 결승 골을 시작으로 후반에만 3골을 몰아치며 시원하게 설욕에 성공했다.

후반 25분 이승모의 추가 골 이후 포항이 승기를 잡은 후반 추가시간 임상협이 쐐기 골까지 터뜨려 멀티 골 활약을 펼치며 승리에 앞장섰다.

올해 ACL 동아시아 권역 8강과 4강전은 모든 참가 팀이 전주에 모인 가운데 진행된다.

최대 1만 명 수용이 허용됐는데, 이날 공식 집계 기준 전북-울산 경기에 6천869명, 포항-나고야 전엔 989명이 입장했다.

K리그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이동 자제를 위해 원정 팬 입장이 금지돼있으나 이와 무관한 ACL에서 K리그 팀의 맞대결이 성사되면서 울산 팬 300여 명도 들어와 모처럼 원정 응원전이 벌어졌다.

포항-나고야전에선 '홈 팀' 대우를 받은 포항 팬들이 전주월드컵경기장 홈 관중석에서 응원전을 펼치는 드문 광경도 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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