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위드 코로나'인데.. 야외서 마스크 쓰란건지 말란건지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는 거야, 안 된다는 거야?” 이르면 내달 1일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전환이 예고된 가운데,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두고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18일부터 수도권·비수도권 사적 모임 인원은 각각 8인과 10인으로 확대된다. 본격적 위드 코로나 전환을 앞두고 ‘징검다리격’ 방역 완화 조치가 내려지지만, 마스크 착용은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실외 경기장 등에서 마스크를 편하게 벗고 여흥을 즐기는 미·영과 비교하면 “기준이 뭐냐”는 불만이 나온다. 실제 방역 당국 지침에는 “예방접종자는 실외 여가 활동 시 마스크 착용 예외가 적용된다”고 되어 있지만 당국은 “마스크를 벗어선 안 된다”고 하면서 혼란이 가중된다.
◇혼란 부추기는 마스크 정책
최근 마스크 착용 논란은 방역 당국이 ‘노 마스크’를 언급하며 불거졌다. 당국은 지난 14일 “백신 접종 완료율이 전체 인구의 85%까지 올라가면 ‘이론적으로는’ 마스크 없이 이겨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마스크를 벗으면 확진자 대량 발생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중앙방역대책본부는 “(’노 마스크’는) 이론적 설명이었을 뿐, 마스크 착용은 최후까지 유지돼야 할 부분”이라며 입장을 바꿨다.
“마스크를 꼭 써야 하냐”에 대해선 원칙도 없고 지침도 오락가락하고 있다. 지난 7월 방역 당국은 ‘접종 인센티브’로 1차 이상 접종자에게 실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할 의무를 해제한다고 했다. 그러다 확진자가 급증하자 4일 만에 ‘수도권 방역조치 강화’ 방안을 내놓고 이를 번복했다. ‘4차 대유행’이 확산하자 예방접종자라 하더라도 실내는 물론 실외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그러면서도 지침은 그대로 뒀다. 지침에 따르면 예방접종자는 야외에서 2m 이상 거리가 유지될 수 없거나, 집회·공연·행사 등 자리가 아니면 꼭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도록 했다. 다수 국민은 이를 잘 모르고 있다.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으면 무슨 큰일 나는 것처럼 여기지만 실제로는 벗어도 된다. 미착용하다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 300만원 이하 벌금이 내려지지만 다른 처벌은 없다.
전문가들도 마스크 의무화에 대해 의견이 부분적으로 엇갈린다. 일단 “실내에선 지금처럼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다”는 데 큰 이견이 없다. 영국에선 지난 7월 19일 마스크 착용 등을 포함한 거리 두기 법적 규제를 전면 해제했다가, 다시 확진자가 불어나는 등 후폭풍이 생겼기 때문이다. 관건은 실외다. 실외 마스크 착용은 찬반이 비슷한 수준이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교수는 “실외에선 2m 이상 거리 두기만 되면 백신 접종과 상관없이 원래부터 감염 위험이 거의 없었다”면서 “백신 접종률까지 높아진 상황에선 마스크를 안 써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엄중식 가천대 의대 교수는 “우리나라 인구 밀집도를 감안하면 실외에서도 2m 이상 거리 두기 할 만한 곳이 많지 않다”면서 “가을 등산객들을 보면, 산길에서 다닥다닥 등산을 하고 있는데, 야외에서도 당분간은 마스크를 계속 써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백신 맞아야 미국 입국까지
‘위드 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백신 패스’에 대한 중요성은 점차 강화하고 있다. 국내 스포츠 경기장이 18일부터 ‘백신 패스’를 도입해 백신 접종자에 한해 경기장 정원 내 20~30%까지 입장을 허용한 데 이어, 미국 백악관은 15일(현지 시각) 항공편으로 미국에 들어오려는 외국인에 대해 72시간 이내 받은 코로나 음성 증명서 외에 백신 접종 증명서를 제출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 조치는 11월 8일부터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도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기구는 18세 이상 모든 성인을 대상으로 얀센 백신 부스터샷 접종을 권고했다. 얀센 백신 예방 효과가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내려진 조치다. 국내에선 30~40대 예비군, 민방위 대원이 얀센 백신을 주로 접종받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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