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성 산책' 이동경, "세리머니는 한풀이..슛 보고 골 직감"
[마이데일리 = 전주 이현호 기자] 전주성에 찬물을 끼얹은 이동경(울산)은 과거의 한을 시원하게 풀었다.
울산 현대는 17일 오후 7시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전에서 전북 현대를 3-2로 꺾고 4강에 도달했다. 4강 상대는 포항 스틸러스다. 울산은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며, 포항은 12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90분을 2-2로 마쳐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 전반전에 이동경의 왼발에서 승부가 결정됐다. 이동경은 페널티 박스 밖에서 중거리슛을 때렸다. 이 공은 안으로 감기는 듯하다가 밖으로 휘어 전북 골문 구석에 꽂혔다. 전북 송범근 골키퍼가 손을 뻗지도 못하는 궤적이었다.
득점 뒤에는 전북 응원석을 앞을 천천히 산책하다가 점프 후 어퍼컷 세리머니까지 보여줬다. 그리곤 카메라를 향해 하트도 그렸다. 승리 후에는 울산 원정 팬 앞으로 뛰어가 점프와 어퍼컷을 반복했다. 이날 주인공답게 가장 흥분한 모습이었다.
경기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난 이동경은 “전북이라는 강팀 상대로 승리하기 위해 준비를 잘했다. 승리만 생각하면서 했다. 이겨서 기쁘다. 오늘 울산이 이길 수 있었던 이유가 분명했다”라고 말했다.
득점과 세리머니에 대해서는 “슛 때렸을 때 잘 맞은 느낌이 있었다. 들어갈 거라는 생각은 없었다. 공이 휘어 들어가는 걸 보고 골을 직감했다. 득점하고 세리머니를 격하게 했다. 제가 작년에 FA컵 결승에서 아픔을 맛봤다. 항상 전북한테 어려운 경기를 했다. 그걸 씻어낸 골이어서 혼자만의 표현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동경과 울산은 지난 시즌 전북 상대로 단 1번도 이기지 못했다. K리그1 우승도 내줬고, FA컵 우승도 내줬다. 특히 FA컵 결승 2차전에서 이동경은 패배 후 눈물을 보인 바 있다. 올해는 다르다 4차례 맞대결에서 2승 2무를 거뒀다. 이동경은 작년의 아픔을 오늘 말끔하게 씻어냈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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