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큼 다가온 겨울..한라산엔 상고대·설악산엔 얼음
[앵커]
때 이른 추위를 맞은 제주도 한라산에서는 나뭇가지에 서리꽃이 내려앉아서 등산객들을 사로잡았습니다.
단풍이 한창인 강원도 설악산에서는 가을과 겨울이 함께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엄기숙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높고 파란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펼쳐진 한라산 철쭉 군락지.
바닷속 은빛 산호처럼 반짝반짝 빛을 발합니다.
노루의 뿔을 닮은 나뭇가지에 순백의 서리꽃과 더해져 신화 속 백록을 연상케 합니다.
[이혜영/제주시 조천읍 : "눈꽃이 피어서 너무 아름답고 너무 너무 좋아요. 너무 벅찬 순간이에요. 정말."]
한라산 정상에선 백록담 분화구가 구름을 걷어내고 서둘러 찾아온 겨울을 맞이합니다.
[임경희/충북 청주시 : "(가을 산행) 계획을 해서 올라왔는데요. 가을에 단풍이 우선 떠오르는데 뜻하지 않게 상고대를 만나서 너무 너무 신기하고 너무 너무 행복하고."]
내륙 깊숙한 들녘에도 가을 한파가 찾아들었습니다.
수확을 앞둔 배춧잎 위로 하얀 서리가 살포시 내려앉았습니다.
농가의 굴뚝에선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벌써 군불을 때기 시작했습니다.
농민들은 무며, 배추며,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워왔는데 냉해를 입진 않을까 걱정입니다.
[홍성규/춘천시 서면 : "잠깐 추운건 괜찮은데 며칠 계속 추워지면 점점점점 추위가 파고 드니까 재생 능력도 떨어지고 그러기 때문에 피해가 있죠."]
단풍이 곱게 물든 설악산의 기온은 영하 9도까지 곤두박질쳤습니다.
중청대피소 마당엔 밤사이 얼음이 제법 두껍게 얼었습니다.
올해 가을, 첫 얼음입니다.
상쾌한 가을 산을 찾아 나선 등산객들.
가벼운 패딩은 기본.
어린 등산객은 아예 장갑까지 챙겼습니다.
[김은숙/서울시 길동 : "추워서 속에 보온 내의 껴입고 티도 하나 더 입고, 겉옷 하나 더 준비하고 모자까지 다 준비하고 왔어요."]
아직은 온기를 머금은 북한강.
밀려드는 한기를 몰아내려는 듯 물안개를 가득 피워 올렸습니다.
KBS 뉴스 엄기숙입니다.
촬영기자:최혁환 부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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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기숙 기자 (hotpenci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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