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기의 천적' 레이저 무기, 작게 더 작게

이정호 기자 2021. 10. 17.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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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미 해군, 50구경 기관총 크기 개발
소형 군용차나 보트에 장착 가능
“2023년에는 결과물 볼 수 있을 듯”

캘리버50 기관총으로 사격 훈련을 하는 미국 해병대원. 지금까지 등장한 레이저 무기는 대부분 함정에 실어야 할 정도로 크지만 이르면 2023년 이 기관총 수준으로 덩치를 줄이는 계획을 최근 미군이 내놨다. 미 해병대 제공

미군이 무인기의 천적으로 꼽히는 레이저 무기를 소형화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거대한 덩치 탓에 함정이나 장갑차에만 실어야 했던 레이저 무기를 기관총 크기로 줄여 작은 자동차나 보트에 탑재하는 게 목표다. 향후 병사 한 명이 가볍게 들고 다닐 개인화기 크기의 단출한 광선총이 등장할 기반이 될지 주목된다.

최근 파퓰러 메카닉스 등 외신은 미 해군연구소가 작고 가벼운 레이저 무기를 개발하는 일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고 전했다. 레이저 무기는 탄환 대신 뜨거운 빛을 쏜다. 이 성질은 최근 새로운 군사무기로 주목받는 무인기를 방어하는 데 유용하다. 작고 빠른 무인기가 폭탄을 싣고 아군 진지나 함정으로 달려들 때 전력만 원활히 공급되면 레이저 무기는 무인기를 향해 광선을 끊임없이 날릴 수 있다.

뜨거운 레이저에 날개나 모터가 한 방만 제대로 맞아도 무인기는 무력화되거나 추락한다.

반면 화약을 사용하는 기존 총으로 무인기를 막으려면 탄환을 다량 쏴야 한다. 무인기 공격이 짧은 시간에 여러 번 거듭된다면 탄환이 빠른 속도로 소진될 수밖에 없다. 재보급이 원활하지 않다면 무인기가 계속 날아드는 상황에서 더 이상 쏠 탄환이 없는 치명적인 일에 맞닥뜨릴 수 있다.

미 해군과 1870만달러(약 221억원) 규모의 레이저 무기 개발 계약을 맺은 미국 MZA사는 상용화된 부품을 이용해 이르면 2023년까지 결과물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 개발될 레이저 무기는 10㎾ 출력의 광선을 발사할 수 있는데, 무인기를 격추하기에 충분한 위력이다.

특히 주목되는 건 새로 개발될 레이저 무기가 작고 가볍다는 점이다. 현재 미군이 쓰는 캘리버 50구경 기관총과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캘리버50 기관총은 유형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략 길이는 1.5m, 중량은 45㎏ 내외다. 이 정도 덩치의 레이저 무기가 나온다면 소형 군용차나 보트에 장착할 수 있다.

지금까지 나온 레이저 무기는 이보다 훨씬 컸다. 작아봤자 대형 차량이나 장갑차에 부착할 정도였다. 대부분은 함정에 설치해야 할 정도로 거대했다. ‘총’보다는 ‘포’에 가까웠다.

이번 개발을 통해 레이저 무기의 휴대성이 좋아지면 아군이 필요한 곳 대부분에 레이저 무기를 배치할 수 있다. 당연히 적 무인기를 막을 가능성도 커진다. 소형화 기술이 더 발전하면 영화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은하제국군 보병 ‘스톰 트루퍼’가 가볍게 들고 다니는 광선총이 언젠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미 해군연구소의 프랭크 피터킨 레이저 무기 담당관은 포브스를 통해 “이 무기를 운영하려면 여전히 자동차나 크레인이 필요하다”면서도 “무인기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기 위해 전보다 수송이 쉬운 레이저 무기가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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