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일본 총리, 취임 후 첫 야스쿠니 공물 봉납
[경향신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7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내각 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라고 적힌 나무 명패와 함께 공물을 봉납했다.
기시다 총리는 야스쿠니신사의 추계 예대제(제사)가 시작된 이날 ‘마사카키’라는 공물을 봉납했다고 NHK방송이 전했다. 마사카키는 신사 제단의 좌우에 세우는 비쭈기나무(상록수의 일종)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부터 이틀간 이어지는 예대제 기간에 신사 참배는 하지 않을 계획이다. 그는 이와테, 미야기, 후쿠시마 등 동일본 대지진 피해 지역을 방문 중이다. NHK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의 측근은 “기시다 총리는 공물을 봉납한 적이 없지만, 이번 봉납은 아베 신조 전 총리와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했던 것을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고토 시게유키 후생노동상과 와카미야 겐지 엑스포상도 이날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
지난 4일 퇴임한 스가 전 총리는 이날 야스쿠니신사를 찾아 참배했다고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스가 전 총리는 참배 뒤 기자들에게 “전 내각총리대신으로서 왔다”고 말했다. 스가 전 총리는 재임 중 태평양전쟁 종전일(8월15일)과 춘계 및 추계 예대제마다 참배 대신 공물 봉납을 해왔다. 아베 전 총리도 2차 집권 이듬해인 2013년 야스쿠니신사를 직접 참배한 이후에는 재임 중 공물만 봉납하다가 퇴임 이후 야스쿠니신사를 찾아 참배했다.
한국 외교부는 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신사에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또다시 공물을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며 “일본의 신내각 출범을 계기로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윤기은·김유진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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