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소상히 말하겠다" 남욱 18일 입국..대장동 수사 전환점 될까

이효상 기자 2021. 10. 17.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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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의 핵심 인물로 미국에 체류 중이던 남욱 변호사가 18일 입국한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구속영장 기각 후 주춤한 검찰 수사가 남 변호사의 입국으로 활로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천화동인 4호의 소유주인 남 변호사는 이날 오전 5시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다. 지난달 중순 대장동 개발사업에 관한 의혹이 제기되자 미국으로 출국한 남 변호사는 최근 국내 대형 로펌을 선임하며 검찰 조사에 대비해 왔다.

검찰 수사도 전환점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

남 변호사는 정영학 회계사, 김만배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함께 대장동 핵심 4인방으로 꼽힌다.

그는 수사의 단초가 된 녹취록을 검찰에 제출한 정 회계사와 함께 2009년부터 대장동 개발을 추진한 ‘원년 멤버’다. 남 변호사는 천화동인 1~7호가 받은 전체 배당 수익 4040억원의 약 25%인 1007억원을 챙겼다. 민간사업자 중 김씨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지분으로, 대장동 사업의 시작과 끝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검찰의 추가 물증 확보 없인 ‘진실공방’만 더해질 듯

정치인·법조인·언론인·지방 의회 등에 대한 전방위 로비 의혹을 풀어줄 실마리를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검찰은 정 회계사의 녹취록을 근거로 김씨를 구속해 700억원 약정설, 350억원 로비 의혹의 진위를 확인하려 했다. 하지만 김씨가 구속을 피하면서 녹취록의 신빙성도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로비 의혹에 대한 남 변호사의 진술은 정 회계사 녹취록의 신빙성에 무게를 더할 가능성이 있다.

그는 미국 체류 중 JTBC 인터뷰에서 “50억원씩 7명에게 350억원을 주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김씨에게) 직접 들었다”고 했다. 검찰은 남 변호사 조사 내용을 검토해 김씨의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론 낼 방침이다. 녹취록 속 ‘50억 클럽’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진 박영수 전 특별검사와도 가까운 사이다. 남 변호사는 2014년 대한변협회장 선거 때 후보로 나선 박 전 특검을 도왔고, 그해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로비 의혹으로 검경 수사를 받게 되자 박 전 특검이 그를 변호했다.

오는 20일 구속 기한이 만료되는 유 전 본부장의 기소를 위해서도 남 변호사의 진술이 필요하다. 유 전 본부장은 김씨로부터 5억원, 위례신도시 민간사업자 정재창씨로부터 3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5억원 중 수표 4억원이 유 전 본부장이 아니라 남 변호사에게 사무실 운영자금으로 전달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남 변호사는 대장동과 사업 방식이 동일한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에도 핵심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관 합작 사업 설계 과정 전반에 대해서도 조사가 가능하다.

그러나 검찰이 추가로 물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수사가 공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남 변호사가 다른 ‘대장동 4인방’과 마찬가지로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사실관계를 재구성해 진술할 경우 진실공방만 첨예해질 가능성이 있다. 녹취록을 둘러싸고 정 회계사와 김씨가 벌인 공방과 닮은꼴이 여기저기서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남 변호사는 16일 밤(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톰브래들리 국제공항에서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그는 공항에서 만난 국내 취재진에 “모든 것은 들어가서 검찰에서 소상하게 말씀드리겠다”며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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