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경제 시대] 화학기업, 지자체와 'ESG경영' 드라이브.. 부가가치 창출 이끌어

김위수 2021. 10. 17.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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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티앤씨, 서울·부산 등 협력
폐페트병 확보 재활용섬유 생산
LG화학, 용기 에코 플랫폼 구축
대한화섬·롯데케미칼 등 잇따라
현재 추세를 가정한 미래의 폐플라스틱 발생량 추정. <출처= 산업연구원 '플라스틱 오염 위기에 대한 정책과 기업의 대응' 보고서>

SK케미칼을 비롯해 국내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이 지방자치단체 등과 손잡고 민관 공동 폐플라스틱 재활용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자원 동맥경화와 친환경 정책 강화 움직임이 기업들의 이 같은 움직임을 촉진하고 있다.

특히 환경오염 문제 해소라는 기업의 '사회적 가치'(CSR)에만 집중했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도시유전'과 같은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순환경제'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 지속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접어들면서 이 같은 움직임이 한층 더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플라스틱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3.4% 수준으로, 이 같은 성장세를 지속한다는 전제로 미세 플라스틱 폐기량은 오는 2040년이면 2016년의 2배에 이른다.

17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은 현재 한 지자체와 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지자체에서 발생한 폐플라스틱을 수거하면 SK케미칼이 이를 재생 플라스틱의 원료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SK케미칼은 지자체 및 다른 업체와 손잡고 플라스틱 순환경제 체계를 플랫폼처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SK케미칼은 앞서 제주삼다수를 생산·판매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와 협약을 맺고, 고품질 투명 페트병을 공급받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SK케미칼은 공급받은 제주삼다수 페트병을 재생페트(r-PET)로 가공, 코폴리에스터 생산 원료로 사용하기로 했다.

최근 국내 화학업체들은 폐플라스틱 순환경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지자체와의 협력이 늘어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효성그룹의 화학섬유 계열사 효성티앤씨가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지자체만 서울특별시 및 금천·영등포·강남구, 부산광역시, 제주특별자치도, 전라남도 등으로 광범위하다.

효성티앤씨는 이들 지자체와의 협약을 통해 투명 폐페트병, 폐어망 등을 확보해 재활용 섬유인 '리젠'을 생산 중이다. 효성티앤씨의 리젠 섬유는 플리츠마마·노스페이스 등에 공급돼 의류로 재탄생한다. 효성 측은 리젠의 매출이 올해 전년 대비 40%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태광그룹의 석유화학 계열사인 태광산업과 섬유 계열사인 대한화섬은 최근 서울 중구청과 '투명 페트병 자원순환 사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중구에서 나오는 투명 폐페트병을 활용한 자원순환 사업을 추진한다. 태광산업과 대한화섬은 폐페트병을 친환경 원사인 '에이스포라-에코(ACEPORA-ECO)'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케미칼도 지난해 경기도 성남시와 협약을 체결하고 총 76개 페트(PET)병 분리배출대를 청솔마을 9개 단지에 70개, 수정구 및 중원구 등에 설치된 성남자원순환가게 're100' 6곳에 설치하기로 했다. 수거된 폐페트병은 롯데케미칼의 '프로젝트 루프(Project LOOP)'에 활용한다. 프로젝트 루프는 롯데케미칼이 주관하는 플라스틱 순환경제 시스템이다. 최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착용해 화제가 된 친환경 운동화가 프로젝트 루프를 통해 만들어진 제품이다.

지자체가 아닌 다른 기관 및 기업간 협력을 통해 플라스틱 순환경제를 이루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LG화학은 스타트업 이너보틀과 손잡고 화장품용 플라스틱 용기 에코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 6월 재향군인회와 군용 폐플라스틱을 재생 폴리에스터용 원료로 공급받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 같은 기업들의 움직임은 한층 더 빠르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황정준 그린플라스틱연합 사무총장은 "지자체는 늘어나는 생활폐기물 플라스틱의 처리 문제가 큰 현안이고, 기업은 ESG 경영이 필수인 상황"이라며 "지속가능 사회로 가기 위한 방안 중 하나는 플라스틱 자원순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고, 기술과 제도, 인프라만 갖춰지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위수기자 withsu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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