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7개월 만에 우승' 이정민 "상처는 물론 두려움도 있었는데.."

김현지 입력 2021. 10. 17. 19:04 수정 2021. 10. 17.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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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7개월만에 우승한 이정민. KLPGA
동료선수들에게 축하를 받고 있는 이정민. KLPGA

[뉴스엔 김현지 기자]

최종라운드에서 대역전극을 연출한 이정민. 5년 7개월만에 우승의 맥을 이었다. 통산 9승째다.

이정민은 10월 17일 전북 익산의 익산 컨트리클럽에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10개와 보기 1개를 묶어 9언더파를 쳤다.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알바트로스 8점, 이글 5점, 버디 2점, 파 0점, 보기 -1점, 더블보기 이하 -3점)으로 치러진 이번 대회 점수로는 19점이다.

KLPGA 투어에서 첫 선을 보인 이 대회. 초대 왕좌에 오른 이정민은 오래도록 많은 이들의 기억에 남을 만큼 완벽한 경기를 했다. 시즌 7승에 도전했던 단독 선두 박민지에 무려 8점 차 8위로 출발한 이정민. 후반 9개 홀 중 7개 홀에서 버디를 쓸어담았다. 특히 18번 홀(파4)에서 나온 우승에 쐐기를 박은 약 7m거리 버디 퍼트가 인상적이었다. 19점을 획득한 이정민은 최종합계 51점을 기록했다.

대회 후반부에 질주한 이정민을 압박한 선수는 없었다. 중장거리 버디 퍼트를 쑥쑥 성공시키며 질주했던 안나린은 13번 홀(파3)에서 6번째 버디 이후 더이상 버디를 낚지 못했다. 마지막 18번 홀에서는 짧은 버디 퍼트까지 놓치며 결국 4점 차로 준우승했다.

단독 선두로 나서 시즌 7승에 도전했던 박민지는 전반 2번 홀(파5)에서 버디를 낚으며 순항하는 듯 했지만, 6번 홀(파5)에서 더블 보기로 흔들렸고, 이후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후반 14번 홀(파4)부터 16번 홀(파3), 17번 홀(파5)에서 버디를 솎아냈지만, 최종합계 45점으로 우승 스코어에 한참 못미쳤다. 공동 3위로 만족해야했다.

10위로 출발해 전반 9개 홀에서 버디만 6개를 솎아냈던 장수연. 단독 선두였던 박민지를 1점 차까지 압박했으나 선두가 이정민으로 바뀐 후에는 힘을 내지 못했다. 후반 10번 홀(파5)과 15번 홀(파4)에서 버디를 솎아내는 데 그쳤고, 최종일 총 16점을 획득했다. 최종합계 45점으로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추격자들의 추격 의지를 꺾을 만큼 질주한 이정민. 5년 7개월 만에 승수를 쌓으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2010년 데뷔 첫해부터 우승을 기록한 이정민. 2012시즌 1승, 2014시즌 2승, 2015시즌 3승, 2016시즌 1승 등 이 대회 우승 이전까지 통산 8승을 수확했다.

하지만 2016시즌 이후 부진에 빠졌다. 2017시즌에는 22개 대회에 출전해 13번이나 컷탈락했다. 2018시즌부터는 안정을 찾았으나 우승의 물꼬를 트지는 못했다. 부진에 시달렸으나 크게 이렇다 할 원인도 없었다.

이정민은 "성적에 연연하는 편이 아니라 성적이 나오지 않아 속상한 적은 없었다. 다만, 원하는 골프가 나오지 않아 속상했고, 상처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상처뿐만 아니라 두려움이라는 감정까지 느끼게 됐다. 이정민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골프는 잘 된 샷보다는 못한 샷이 많다"고 하며 "마치 문턱에 발을 찧으면 다음부터는 그 문턱을 조심스럽게 넘어가게 되는 것과 같다"고 했다.

이어 그는 "골프로 치면 수만번의 시도를 해야 생각하지 않고 지나가게 된다. 두려움을 한번 이겨냈다는 것에 기분이 정말 좋다. 꾸준히 매일 매일 노력했던 것이 이번 주에 나왔다"고 했다.

우승의 맥을 이어가기까지 5년 7개월 동안 시행착오도 많았다. 이정민은 "특히 퍼트를 잘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아부었다. 대회때 눈을 감고 스트로크를 하거나 다른 곳을 보며 스트로크를 하기도 했다"고 했다. 우승은 나왔지만, 아직 정답은 찾지 못했다. 그는 "아직도 그 감을 찾는 중이다"라고 했다.

명확한 답은 찾지 못했지만, 그간의 노력은 우승이라는 값진 성과를 냈다. 이정민은 "그동안의 시행착오가 쌓이고 쌓여 이런날이 온 것 같다"고 하며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신만큼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으로 부활하며 선수들로부터 많은 응원과 축하를 받은 이정민. 인기의 비결은 그가 동료 선수를 우승 경쟁 상대보다는 같은 길을 걷는 동료로 대하는 데 있다. 이정민은 "친하면 과할 정도로 장난을 많이 쳐 후배 선수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하며 "선수들을 선후배보다는 동료로 대한다. 잘 지내려고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좋게 봐주는 것 같다"고 했다.

필드에서도 경쟁을 하기보다는 스스로의 경기를 하려고 한다. 그는 "누구를 끌어내리고, 이기고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다. 싸워서 이기는 게임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며 "'동반자보다 잘 치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하면 오히려 마음이 불편하다. 오로지 내 느낌에 집중하면서 플레이한다"고 했다.

우승의 맥을 이으며 한 발 앞으로 나아간 이정민. 그는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지는 않는다. 너무 먼 미래의 목표를 세우면 포기하는 편이다"라고 하며 "내일 연습 계획같은 단기적인 목표가 내게 더 잘 맞는 것 같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사진=이정민/KLPGA)

뉴스엔 김현지 928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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