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후 첫 친정 방문 가스공사 두경민 "의식할 겨를 없었다"

한국가스공사 선수들이 17일 원주 원정에서 종료 2초 전 차바위의 자유투로 DB에 1점차 승리를 거둔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KBL

원주 DB와 대구 한국가스공사는 17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2021~2022시즌 첫 맞대결을 펼쳤다. 올 여름 대형 트레이드를 성사시킨 두 팀의 첫 만남이었다. DB에서 프로에 데뷔해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쥐었던 가스공사 두경민의 첫 친정 방문이라 더 눈길을 끌었다.

두경민은 경기 전 몸을 풀면서 옛 동료들과 반갑게 인사했다. 대학(경희대) 시절 한솥밥을 먹고, DB에서도 함께 지냈던 김종규와 많은 얘기를 나눴다. DB 구단으로부터 꽃다발도 받았다.

두경민은 시즌 준비단계에서 무릎을 다친 데 이어 개막전에선 발목을 삐어 몸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출전을 이어가고 있다. 16일 고양 오리온전 도중에는 팀 동료 앤드류 니콜슨과 언쟁을 벌여 ‘원치 않는 조명’을 받기도 했다. 경기 후 화해해 별 탈 없이 넘어갔지만, 이 때문에 DB전에 더 집중해야 했다. 1쿼터 4득점으로 감각을 조율한 두경민은 2쿼터에는 3점슛 2개로 6점을 보태는 등 초반 좋은 컨디션을 과시했다. 하지만 몸 상태 때문인지 후반 들어 급격히 떨어졌다. 다행히 승부처였던 4쿼터 2점·2리바운드·3어시스트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최종 성적은 14점·7리바운드·6어시스트.

두경민은 “원주에 오니 고향에 온 느낌이다. 그러나 경기를 시작한 뒤엔 그런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며 “몸이 완벽하지 않고, 팀이 연패 중이어서 체력적으로 괜찮은 초반에 더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어 “니콜슨과 얘기해서 풀었다. 둘 다 이기고,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그랬다. 맞춰가는 과정이다. 죄송하게 생각한다. 더 책임감을 갖고 주어진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원주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