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의 새 주인은 누가 될까..'그 분' 마음에 달렸다
[경향신문]
올해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시장에 나온 SM엔터테인먼트(SM)의 향방이다. 처음에는 카카오가 유력한 인수 후보로 언급되더니 최근에는 CJ ENM이 단독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빅딜’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따르면 CJ ENM은 현재 SM 최대주주(지분율 18.72%)인 이수만 총괄프로듀서와 지분 인수를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최근 ‘CJ ENM이 음악 부문을 자회사로 분할한 후 SM과 합친다’, ‘이 총괄프로듀서가 통합사의 경영을 맡고 싶어한다’ 등 구체적인 보도까지 나온 가운데 양측은 이를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어떻게 될 지 모른다”고 신중한 모습이다. 인수가는 SM 시가총액(지난 15일 종가 기준 1조8209억원)과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감안해 6000억원 안팎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올해 상반기는 아이돌과 팬이 소통하는 팬덤 플랫폼, K팝 콘텐츠가 모두 성장하면서 엔터와 정보통신(IT), 방송 업계의 합종연횡이 활발했다. 지난 3월 방탄소년단(BTS)이 속한 하이브의 팬덤 플랫폼 위버스와 네이버의 K팝 라이브 동영상 서비스인 ‘V-LIVE(브이라이브)’가 통합하기로 하고, 여기에 블랙핑크가 있는 YG엔터테인먼트까지 가세하면서 ‘네이버-하이브-YG’의 거대한 연합이 형성됐다. 위버스는 유튜브 구독자수 1~4위 아티스트(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 방탄소년단, 블랙핑크)를 모두 보유해 구독자 2억명 이상을 확보할 수 있는 강력한 플랫폼으로 부상했다. 이로 인해 경쟁 업체들의 위기의식도 높아졌다. 업계에선 이 총괄프로듀서가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시점을 잘 골랐다는 평이 나왔다.
하이브와 네이버도 SM 인수를 검토 했지만 이 총괄프로듀서가 우선하는 협상 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업종의 하이브에 인수되는 것은 ‘원조 아이돌 기획사’ SM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일인데, 네이버가 하이브와 손을 잡으면서 SM과 감정의 골이 생겼다는 얘기도 업계에선 나왔다.
SM이 처음 시장에 나왔을 때는 카카오가 다소 적극적으로 인수 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해외에서 웹툰·웹소설 등 콘텐츠로 네이버와 경쟁 중인데, 상대적 열세로 평가받는 K팝 부문을 보완할 기회였다. SM에는 엑소·NCT127·레드벨벳·에스파 등 두터운 팬덤을 가진 아이돌 그룹이 다수 있다. SM은 JYP엔터테인먼트와 합작한 팬덤 플랫폼 ‘버블’도 운영하고 있어, ‘네이버-하이브-YG’ 대 ‘카카오-SM-JYP’의 대립 구도 형성도 가능했다. 하지만 양측의 인수 조건이 맞지 않았고 최근 카카오의 문어발식 영역 확장에 대해 비판과 규제 분위기가 높아지면서, 카카오가 인수전에서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는 CJ ENM이 단독 협상을 벌이는 분위기다. 이미경 CJ그룹 부회장과 이 총괄프로듀서가 직접 만났다는 얘기도 있다. 업계에선 양사의 이해 관계가 맞어떨어진다는 분석이 많다. CJ ENM은 tvN, Mnet 등 16개 채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에 대형 매니지먼트사까지 두게 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SM도 CJ ENM을 통해 소속 연예인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고, 합병 후에도 음악 부문에선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위버스에 맞서 엔씨소프트와 CJ ENM이 합작한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와 버블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양사의 협상 성사 가능성을 두고는 신중한 예상이 우세하다. 한 엔터 업계 관계자는 “이 총괄프로듀서의 개인 판단에 따라 좌우되는만큼 ‘그 분’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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