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 최강자'였던 이정민, 미스테리한 슬럼프 깨고 5년7개월만에 통산 9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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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29)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손꼽히는 명품 샷의 소유자였다.
장타와 높은 그린 적중률은 이정민을 투어 최강자로 만든 원동력이었다.
이정민은 17일 전북 익산시 익산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10개를 뽑아내는 맹타를 휘둘러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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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29)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손꼽히는 명품 샷의 소유자였다.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장타력에 남자프로 못지 않게 강한 스핀을 먹인 높은 탄도의 아이언샷은 KLPGA 투어에서 모두의 부러움을 샀다.
2010년 1부 투어에 데뷔한 이정민은 2014년에 2승, 그리고 2015년에는 3승을 거두는 등 통산 8승을 거뒀다. 2014년 이정민은 장타 부문 5위(평균 262야드), 2015년에는 7위(247.4야드)였다. 장타를 앞세워 손쉽게 그린을 공략하다 보니 그린 적중률도 2014년 5위(77.13%), 2015년 2위(78.28%)로 투어 최고 수준이었다. 장타와 높은 그린 적중률은 이정민을 투어 최강자로 만든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2016년 3월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통산 8승 고지에 오른 이후 이정민은 부진에 빠졌다. 장타력과 그린 적중률이 한꺼번에 중하위권으로 추락했다. 우승만 없는 게 아니라 상위권에 들어가는 횟수도 눈에 띄게 줄어들어 작년까지 상금랭킹 15위 이내에 든 적도 없다. 절정을 달리던 그가 특별한 이유도 없이 갑자기 긴 슬럼프에 빠진 것은 미스터리와도 같았다.
하지만 올 시즌 새로운 코치와 호흡을 맞춘 이정민은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7위, DB그룹 한국여자오픈 3위, BC카드ㆍ한경 레이디스컵 2위 KB금융 스타챔피언십 3위 등을 기록하며 부활을 예고했다.
이정민이 마침내 KLPGA 투어에서 우승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5년7개월만의 우승이다. 후반 9개홀에서만 버디를 7개나 낚은 모습은 2014년, 2015년 당시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이정민은 17일 전북 익산시 익산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10개를 뽑아내는 맹타를 휘둘러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는 KLPGA투어 사상 처음으로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치러졌다.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은 알바트로스 8점, 이글 5점, 버디 2점, 파 0점, 보기 -1점, 더블보기 이상 -3점을 매겨 순위를 가린다. 같은 타수라도 버디가 많은 선수가 훨씬 유리하기에 공격적 플레이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선두 박민지(23)에 8점 뒤진 채 최종 라운드에 나선 이정민은 버디 10개에 보기 1개로 무려 19점을 쓸어 담은 끝에 최종합계 51점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먼저 경기를 끝내고 18번 홀 그린 옆에서 기다리던 이정민은 안나린(25ㆍ47점)을 4점 차로 따돌리고 우승이 확정되자 환한 미소로 우승의 기쁨을 표현했다.
이정민은 우승 후 "그 동안 골프로 상처를 많이 받았고 그 상처가 두려움으로 다가왔는데, 우승권에 다가갔을 때도 항상 두려움을 못 이기고 스스로 소극적인 플레이를 펼쳐 우승을 놓쳤다"며 "오늘 우승을 하며 극복했으니 앞으로도 두려움 없이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우승 상금 1억8,000만원을 받은 이정민은 상금 7위(5억3,199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버디 8개로 16점을 보탠 장수연(27)이 박민지(23)와 함께 공동 3위(45점)에 올랐다. 시즌 7번째 우승 기대가 높았던 박민지는 6번 홀(파5)에서 두번째 샷을 페널티 구역으로 날린 데 이어 네 번째 샷이 그린을 넘어가는 실수가 이어진 끝에 트리플보기를 적어낸 게 뼈아팠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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