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무 공백 지운 이준의 슈퍼세이브 한방, 포항 12년 만의 준결승행 견인[SS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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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점으로 지적됐던 골키퍼 공백은 없었다.
신예 골키퍼 이준(24)이 포항 스틸러스를 준결승으로 안내했다.
경기 전 날 김기동 포항 감독도 "자신감을 가지고 기본적인 걸 하라고 조언했다. 골키퍼로서 어쩔 수 없이 골을 먹게 될 수 있지만, 기본적이고 쉬운 슛은 안정적으로 처리해달라고 부탁했다"라면서 대단히 큰 기대는 걸지 않는다는 뉘앙스로 이야기했다.
감독조차 기본을 강조할 만큼 기대감이 적었지만 이준은 기본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포항의 준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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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은 1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나고야 그램퍼스(일본)와의 2021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8강전에서 3-0 승리하며 준결승에 진출했다. 우승을 차지했던 지난 2009년 이후 무려 12년 만의 성과다.
포항은 후반 8분 임상협이 결승골을 터뜨리며 승자가 됐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흐른 공을 임상협이 침착하게 밀어넣으며 선제골을 만들었다. 후반 25분에는 신진호의 로빙 패스를 받은 이승모가 강력한 오른발슛으로 추가골을 터뜨렸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임상협이 페널티박스 왼쪽 모서리에서 절묘한 감아차기로 쐐기골을 넣었다.
득점의 주인공은 임상협, 이승모였지만 승리의 발판을 마련한 선수는 다름 아닌 이준이었다. 이준은 전반 32분 실점과 다름 없는 장면에서 신들린 선방을 선보였다. 나고야 역습 상황에서 야쿱 스비에르초크가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시도한 슛을 강상우가 몸을 던져 막아냈다. 공은 박스 안에 대기하던 이나가키 쇼에게 연결됐다. 이나가키는 공을 잡은 후 재차 슛을 날렸다. 골라인에서 1미터가 채 안 되는 가까운 거리였기 때문에 그대로 실점하는 것처럼 보였다.
포항 팬이 머리를 감싸쥐는 상황에서도 이준은 포기하지 않았다. 이나가키의 슛을 보며 몸을 날렸고 공은 이준의 손을 맞고 튕겨나왔다. 0-1로 뒤질 위기에서 포항은 0-0으로 균형을 유지했다. 이준은 후반 막판에서 상대의 결정적 슛을 막아내며 무실점 승리를 이끌었다.
나고야는 J리그에서도 수비가 좋기로 정평이 난 팀이다. 올시즌 리그 32경기에서 단 24골만을 허용했다. 선두 가와사키 프론탈레에 이어 실점이 가장 적은 팀이다. 자칫 선제골을 허용할 경우 경기를 어렵게 풀어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준이 막아낸 결정적인 슛으로 동점을 지켰고, 후반 경기력을 반전시키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골키퍼 포지션은 포항의 최대 약점으로 꼽혔다. 팀 전력의 핵심인 강현무의 수술로 인해 이준, 혹은 조성훈이 골대를 지켜야 했다. 두 선수는 K리그에서 데뷔전을 치렀으나 불안감을 노출했다. 경험이 부족한 만큼 ACL에서도 경기력이 우려됐다. 경기 전 날 김기동 포항 감독도 “자신감을 가지고 기본적인 걸 하라고 조언했다. 골키퍼로서 어쩔 수 없이 골을 먹게 될 수 있지만, 기본적이고 쉬운 슛은 안정적으로 처리해달라고 부탁했다“라면서 대단히 큰 기대는 걸지 않는다는 뉘앙스로 이야기했다.
감독조차 기본을 강조할 만큼 기대감이 적었지만 이준은 기본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포항의 준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이날만큼은 강현무의 빈 자리가 생각나지 않았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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