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난 北, 가을수확에 총력.."낟알 한 알도 허실없이 수확"
김정은 "식량 형편 긴장..농업생산의 안정적 발전 이룩해야"
북한 원화 가치 급등세 지속.. 비공식 환율 달러당 5200원
북한 노동신문은 17일 ‘완강한 의지로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며 총돌격’ 제목의 기사에서 “10월 들어 비가 자주 내린 것을 비롯한 불리한 날씨조건은 가을걷이와 낟알털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대표적 쌀 생산지인 황해남도에서는 각 시·군이 농작물 생산량을 조금이라도 늘리기 위해 앞선 추수 경험을 공유하고, 논 면적이 많은 지역에 인력과 장비를 집중해 추수와 탈곡 속도를 높이고 있는 모습이다.
평안북도에서는 트랙터가 진입할 수 없는 지역을 중심으로 볏단을 도로까지 운반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평안남도에서는 추수한 곡식이 부패하지 않도록 대책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에선 추수한 벼를 바깥에 오래 방치해 정보(3000평)당 수확량이 줄어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했다.
노동신문은 황해북도에서도 탈곡기 이용 계획을 철저히 세워 탈곡 속도를 높였다며 “한 알의 낟알도 허실 없이 제때 거두어들이기 위한 사업을 짜고 들었다”고 전했다.
북한은 만성적으로 식량난을 겪고 있지만, 특히 올해는 지난해 수해의 여파와 올해 폭우 등 기상 악재까지 겹쳐 농업 생산량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북한이 미국 등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 코로나19 여파와 올해 극심한 수재까지 당한 상황에서 북한 원화 가치가 급등하는 매우 이례적인 현상에 전문가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 경제가 20년 만의 최저 수준인데다, 주민들은 10여 년째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지는 상황에서 비공식 환율 기준 달러 대비 북한 원화 가치는 지난해 약 15% 상승했다. 이어 올해 또 25%가량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의 공식 환율은 지난 10년 동안 달러당 100원가량이지만, 장마당에서 결정되는 비공식 환율은 달러당 5200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현상에 대한 해석은 무성하다.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어느 나라건 사정이 나빠지면 화폐 가치가 하락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북한 원화의 경우는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북한 당국이 경제를 지탱하기 위해 원화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북한 원화 가치 급등 현상이 코로나19 여파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북한 원화 가치 급등의 원인이 무엇이든 원화 가치의 비정상적 상승은 결말이 좋지 않을 거라는 분석이 대다수다.
통일연구원의 최지영 연구원은 지난 8월 보고서에서 “원화 가치 상승으로 달러가 없는 북한 관영 기업들이나 일반 주민들이 덕을 볼 수 있으나, 변동성이 커지는 현상은 나라 전체에 이로울 리 없다”고 밝혔다.
영국 런던 킹스칼리지의 레이먼 파체코 파르도 교수는 “일반 주민들에게 그것은 경고신호”라며 “돈이 없는 가난한 북한 주민들의 생활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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