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정상통화 이틀만에 야스쿠니에 공물..먼 한일관계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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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헌납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통화를 한지 불과 이틀만에 공물을 봉납하면서 기시다 총리가 한일관계 개선에는 뜻이 없다는 점을 보여준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아울러 기시다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공물 봉납은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통화를 한지 이틀 만에 이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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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헌납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통화를 한지 불과 이틀만에 공물을 봉납하면서 기시다 총리가 한일관계 개선에는 뜻이 없다는 점을 보여준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17일 NHK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야스쿠니 신사 추계 예대제(例大祭·제사)를 맞아 공물을 헌납했다. 18일까지로 예정된 예대제 기간 동안 직접 참배는 하지 않을 전망이다.
기시다 총리는 그간 정부 각료 등을 지내며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나 공물 봉납을 한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이번에 공물을 봉납한 것은 당분간 기시다 총리가 아베·스가 정권의 연속선에서 움직일 것이라는 평가를 가능하게 한다는 관측이다.
하종문 한신대 일본학과 교수는 "지난 2012년 자민당이 민주당으로부터 정권을 탈환한 후 총리가 직접 참배 대신 공물을 보내는 것은 사실상 관례화 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했다. 그의 신사 참배는 제2차 아베 정권에서 관방장관에 취임하기 전인 2012년 8월15일 이후 약 9년 2개월 만이다.
우리 외교부는 일본 전·현직 관료들의 야스쿠니 행보에 유감을 표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정부는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 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또다시 공물을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최 대변인은 "정부는 일본의 책임 있는 인사들이 신내각 출범을 계기로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기시다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공물 봉납은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통화를 한지 이틀 만에 이뤄진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기시다 총리와 첫 통화를 했지만 한일 양국 간 최대 갈등 현안인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및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놓고는 예상대로 '평행선'을 달렸다.
기시다 총리는 문 대통령과의 통화 후 기자들에게 "한반도 출신 노동자와 위안부 문제 등으로 한일관계가 굉장히 엄중한 상황에 있다"며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일본의 일관된 입장에 따라 한국 측에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했다"고 말했다.
일련의 상황에서 기시다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 공물 봉납 등 전임 내각의 입장을 그대로 이어간다는 것은 당장 한일관계에 큰 영향은 없을 수 있지만, 관계 개선의 동력 또한 마련되기 어렵다는 사실을 반영한다는 평가다.
또한 기시다 총리의 행보는 오는 31일 일본 총선(중의원선거) 등 향후 정치일정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하 교수는 "기시다 총리가 외무상 시절에 봉납과 참배를 하지 않으며 '온건보수' 색깔을 보여줬다면 총리가 됐을 때는 사정이 다르다는 것"이라며 "그만큼 자민당 전체가 보수·우경화 된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새 내각이 들어섰지만 한일관계 개선 조짐이 보인다고 보기는 대단히 어렵다"고 덧붙였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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