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1주기..유족·일부 사장단만 참석할 듯

오는 25일 1주기 대내외 여건 감안
수원 선영서 조촐한 행사 진행 전망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파이낸셜뉴스] 오는 25일은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별세한지 1년이 되는 날이다. 코로나19를 비롯해 삼성을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녹록치 않은 상황인 만큼 1주기 추모 행사는 간소하게 치러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 1주기 추모식은 25일 경기도 수원 선영에서 유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4년 5월 자택에서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6년 반 동안 투병생활을 이어갔던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25일 향년 7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르면 추모식은 사적 모임으로 분류돼 접종 완료자 4명을 포함해 최대 8명까지만 참석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등 유족들과 사장단 일부만 참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용 부회장을 둘러싼 어수선한 상황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이 부회장은 8월 가석방으로 출소해 1주기를 직접 맞을 수 있게 됐지만 취업 제한 논란 등을 의식해 출소 후에도 본격적인 대외 활동은 자제해왔다. 또 삼성물산 합병 관련 의혹과 프로포폴 불법투약 의혹 등 또 다른 사법 리스크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점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삼성을 둘러싼 대외 여건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패권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연일 미국 백악관회의에 불려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서부 항만의 물류대란 해소를 위해 민간기업과의 대책회의를 소집하는 등 대응에 나섰는데, 외국기업 중에선 유일하게 삼성전자가 참석했다. 지난달에는 미국 백악관과 상무부가 삼성전자 등 한국 반도체 기업과의 화상 회의에서 "재고·주문·판매 등 정보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최근 애플 등 산업계 전반이 겪는 반도체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사실상 기업 내부 정보를 내놓으라고 요구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이 회장 1주기를 앞두고 회사 차원에서 공식적인 추모 행사를 개최할지도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았다. 일각에선 삼성 내부 시스템에 온라인 추모관 등을 마련할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