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친환경차 보급 확대하는데..산업부 산하 공공기관 관용차 절반 이상이 휘발유차
[경향신문]
에너지 담당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 기관장과 임원진 절반 이상이 관용차로 휘발유차를 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친환경 차량 보급 정책을 확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관련 공기업을 비롯한 산하 기관들이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이 산업부에서 제출받은 ‘기관장 및 임원 관용차 이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차량이 제공되는 기관장 및 임원 119명 가운데 65명(54.6%)은 휘발유차를 활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65명 중 48명은 고가에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3000㏄이상의 고급 세단을 관용차로 쓰고 있다.
모델별로는 제네시스 G80(27명)이 가장 많고 이어 G90(15명), 그랜저(13명), K9(4명), 제네시스 구형(3명), EQ900(2명), K7(1명) 순이었다.
정부는 지난 4월 공공기관이 차량을 구매할 때 모두 친환경차를 사고, 공공기관장의 전용차량을 전기차·수소차로 우선 구매하도록 친환경자동차법 시행령을 개정해 5월부터 시행했다. 지난해엔 저공해차(1∼3종) 의무구매 비율 100%를 달성하지 않은 행정·공공기관 187곳 중 지자체·공공기관 120곳에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은 친환경차 이용이 저조한 실정이다. 한국가스기술공사는 지난 5월 사장 관용차로 G90을 새로 계약해 정부 방침에 역행하는 행보를 보였다. 공공기관 차량을 신규 구매할 때는 100% 친환경차를 사야하지만 기존 차량을 교체하는 것은 강제 사항이 아니기 때문이다.
산업부는 “공공기관장 회의에서 친환경차로 바꾸도록 계속해서 독촉하고 있다”면서 “상시로 공공기관의 친환경차 교체 여부를 관리하고 있으나 정확한 확인은 불가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주환 의원은 “친환경차 교체가 권고 사항에 불과해 기관장들이 차량 교체에 소극적”이라며 “차량 교체 실적을 기관 평가에 반영하는 등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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