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가장 추운 날..10월 영하 추위 무슨 일이고?

이근영 2021. 10. 17. 10:0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0월초 이상고온을 유지했던 아열대 고기압이 수축한 뒤 북극 상공에서 찬공기가 내려와 이례적으로 10월 중순에 전국이 덜덜 떨었다.

17일은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1.3도를 기록하고 서울·춘천·대관령·안동 등에서는 첫 얼음이 관측되는 등 올 가을 들어 가장 추웠다.

서울의 경우 1924년 10월20일에 기록된 영하 1.5도가 10월 중순 가장 낮은 기온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 오전 7시께 1.3도 체감은 -4.1도
18∼19일 곳곳 비온 뒤 기온 다시 '뚝'
아열대 고기압 수축 후 북쪽 찬공기 유입
전국 곳곳에 한파특보가 발령된 16일 오후 서울 시내 거리에서 한 가족이 서로를 안아주고 있다. 이번 한파특보는 이날 오후 9시를 기해 발효된다. 서울에 10월 중 한파특보가 내려지는 것은 2004년 이후 17년만이다. 연합뉴스

10월초 이상고온을 유지했던 아열대 고기압이 수축한 뒤 북극 상공에서 찬공기가 내려와 이례적으로 10월 중순에 전국이 덜덜 떨었다. 17일은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1.3도를 기록하고 서울·춘천·대관령·안동 등에서는 첫 얼음이 관측되는 등 올 가을 들어 가장 추웠다. 이번 한파는 19일께 한차례 풀리지만 주말까지 이어진다.

기상청은 이날 “영남 해안과 제주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특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아침 기온이 영하 3도∼7도 분포로 전날 아침보다 10~15도가 낮은 데다 바람도 강해 체감온도는 훨씬 낮은 추운 날씨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의 경우 오전 7시께 기온이 1.3도로 관측됐으며, 초속 6.6m의 북서풍이 불어 체감온도는 영하 4.1도까지 떨어졌다.

서울 종로구 송월동 기상관측소에서 17일 아침 첫 얼음이 관측됐다. 기상청 제공

이날 서울과 강원 춘천과 대관령, 경북 안동 등지에서는 첫 얼음이 관측되기도 했다. 대관령은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5.0도까지 내려가며 서리가 내리고 얼음이 얼었다.

이날 10월 중순 최저기온으로 가장 낮은 기온(극값)이 기록된 곳도 많았다. 북춘천에서는 영하 1.8도가 관측됐으며 파주에서는 영하 2.0도가 기록됐다. 이밖에도 창원(4.1도), 광양시(3.7도), 흑산도(10.3도) 등에서 관측 사상 가장 낮은 기온이 관측됐다. 서울의 경우 1924년 10월20일에 기록된 영하 1.5도가 10월 중순 가장 낮은 기온이다.

10월에 영하의 추위가 닥치는 경우가 아주 드물지는 않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례적이다. 전국적 관측기상망이 갖춰진 1973년 이후 서울에서 10월에 영하가 기록된 경우는 8번이다. 하지만 대부분 1990년대 이전으로 2000년대 들어서는 2002년 10월28일(영하 0.3도)가 유일하다. 10월 중순으로 기간을 좁히면 17일처럼 1.3도까지 떨어진 경우는 올해뿐이다.

올해 10월 중순에 겨울급 한파가 닥친 것은 10월초부터 닥친 이상고온 현상에 대한 반작용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는 열대지방에 공기가 모여드는 수렴 현상이 강해지면서 아열대고기압이 늦게까지 발달했다. 이 고기압 중심이 우리나라 상공에 머물면서 10월초부터 중순 중반까지 반팔을 입어야 할 정도의 따뜻한 날씨가 계속됐다. 하지만 제18호 태풍 ‘곤파스’가 베트남으로 상륙해 소멸하면서 아열대고기압 세력이 급격히 약해져 수축하면서 북쪽 시베리아 상공에 갇혀 있던 영하 40도의 찬 공기가 빠르게 우리나라 쪽으로 이동했다. 한상은 기상청 기상전문관은 “북극 쪽에서 내려오는 찬 공기가 내려오는 시기와 아열대고기압이 수축하는 시기가 겹치면서 한기가 들어오는 형태여서 추위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17∼18일 아침기온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5도 이하, 중부내륙과 전북 동부, 일부 경상 내륙과 산지는 0도 이하로 내려가고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낮에는 17일에는 10∼17도, 18일에는 13∼20도의 분포를 보여 낮과 밤의 기온차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임다솔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17일에는 북서쪽에서 다가오는 상공 5㎞ 영하 20도의 무겁고 찬 공기가 지상의 공기를 내려누르면서 차가운 고기압이 형성돼 비구름대를 몰아내며 전국이 대체로 맑겠다”고 설명했다.

17일 아침 기온이 크게 내려가면서 한라산 윗세오름 부근에서 상고대가 관측됐다. 기상청 제공

기상청은 “18일과 19일 오전 사이에는 한차례 유입된 찬 공기가 동쪽으로 빠져나가 기온이 일시적으로 올라갔다가 19일 오후부터는 2차 한기가 닥쳐 주말까지 추위가 이어지겠다”고 예상했다. 기상청 중기예보를 보면 24일께에야 평년기온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Copyright © 한겨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