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삶이란, '당신 얼굴 앞에서'[한현정의 직구리뷰]

한현정 입력 2021. 10. 17.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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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얼굴'은 마치 세상의 얼굴을 닮았다.

홍상수 감독의 26번째 장편영화 '당신 얼굴 앞에서'가 지난 14일 베일을 벗었다.

홍상수 감독의 작품이 늘 그렇듯, '당신 얼굴 앞에서' 역시 단순하고도 느리고 둔하지만 어느새 날카롭게 파고 들어온다.

단순한 스토리를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주인공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결국엔 자신의 얼굴을 볼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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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여배우의 일상서 발견하는 오늘
‘당신 얼굴’은 마치 세상의 얼굴을 닮았다. 평범하지만 비범하고 가혹하면서도 평온하다. 섬세하고도 날카롭고 서글프지만 아름답다. 특별하지 않은 인물들과 사물들, 일상의 풍경들이 상징도 암시도 없이 그저 흘러간다. ‘지금, 이 순간, 작고 아름다운 것’만을 지키려는 의지만 있을 뿐이다. 내추럴한 단출함, 그 중독적이고도 묘한 맛에 또 한 번 매료 되고야 만다.

홍상수 감독의 26번째 장편영화 ‘당신 얼굴 앞에서’가 지난 14일 베일을 벗었다. 홍 감독의 페르소나이자 연인인 배우 김민희는 출연하지 않았고, 베테랑 배우 이혜영이 새롭게 합류해 오랜 경험으로 완성한 깊은 내공을 뽐낸다.

수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와 동생(조윤희)의 집에 머물고 있는, 한 때 반짝 스타인 과거의 배우 상옥(이혜영)은 오늘 하루 동생과 산책을 하고, 조카의 가게를 찾아가고, 옛날에 살던 집도 가게 된다. 그리고 오후엔 한 영화감독과 술자리를 갖게 된다. 시한부인 그는, 그러나, 그럼에도 과거나 미래로부터의 방해를 멀리하고 오로지 현재의 순간에 깨어있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홍상수 감독의 작품이 늘 그렇듯, '당신 얼굴 앞에서' 역시 단순하고도 느리고 둔하지만 어느새 날카롭게 파고 들어온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과 그 안의 ‘우연의 연속’ 속에서 소소한 유머가 가득하고 여유는 넘쳐난다. 일면 촌스럽지만 결국엔 수긍할 수밖에 없는 아름다움도 여전하다. 역설적으로 그것이 극대화된 세련됨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사소함에 부여되는 큰 의미들은 해석이 무의미하다. 그 자체의 존재감과 투박하고도 투명한 미학에 빠져든다. 단순한 스토리를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주인공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결국엔 자신의 얼굴을 볼수도 있다. 다르면 다른대로, 비슷하면 비슷한 대로. 부족하거나 넘치든지간에.

서로 다른 기질과 기분의 작은 충돌들은 어쩐지 감동적이다. 뻔한 물음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 보면 안타깝기만 했던 감정들도 어느새 편안해진다. 미소가 지어진다. '과거와 현재, 미래 사이에서 어떻게 행복하게 살 것인가'라는 아주 어렵고도 근본적인 물음에 관객들은 저마다의 답을 찾고 있을 테다. 영화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일을, 조금의 허세와 유난스러움도 없이 마법처럼 해낸다.

영화는 제74회 칸국제영화제 칸 프리미어 부문,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이콘 부문, 제59회 뉴욕영화제 메인 슬레이트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국내 개봉일은 10월 21일이다.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85분.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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