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증시전망] 美 공급망 악재는 진정됐으나 인플레이션 논쟁은 여전

이다비 기자 2021. 10. 1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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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12일~15일) 코스피지수는 전주 대비 98.68포인트(3.38%) 오른 3015.06으로 마감했다. 한글날 연휴 다음날인 지난 12일 지수는 장중 2901까지 내려가며 2900선 붕괴 위험을 맞기도 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국내외 증시를 강타한 탓이다. 그러나 지수는 하루 만에 반등하며 3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보였고, 종가 기준으로 8거래일 만에 다시 3000선을 회복했다. 미 정부가 물가 상승 압력을 높였던 미국 항만 정체와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 완화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호재로 작용했다.

이번 주(18일~22일)는 지난주 초와 같은 가파른 조정장은 연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우리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던 요인들이 점차 해소되면서 투심이 되살아난 덕이다. 지난 15일(현지 시각) 미 뉴욕증시도 소매판매가 긍정적으로 나오고 기업들의 실적도 예상치를 웃돌면서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미 증시 호조도 이번 주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지난주 3거래일 연속 반등한 것처럼 기술적인 반등이 이번 주에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을 해결할 의지를 보이면서 불확실성이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강하게 반영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다만 “추세적인 반등까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러스트=정다운

◇ 증시 흔들었던 악재 진정… 리오프닝주 주목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로 급락장이 펼쳐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미 백악관이 물류 대란을 해결하기 위한 대응 방안을 강구하자 일단은 국내외 증시가 진정되는 모양새다. 병목현상이 장기화하면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진다. 공급망 대란과 그에 따른 원자재·물가 상승으로 인해 미 경제 둔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정부 차원의 인플레이션 완화 노력이 보도되며 주식시장 투자심리를 개선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시각으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13일 ‘공급망 교란 TF’와 함께 항만 지도부, 트럭 노조, 상공회의소 관계자 등을 만나 물류 병목현상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 백악관은 북미 가전 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삼성전자를 비롯해 월마트, 페덱스, UPS 등 물류 관련 기업을 이날 회의에 불렀다. 민간 기업들에까지 손을 벌릴 정도로 적극적인 물류 대란 해결 의지를 보인 셈이다. 회의 결과 미국 최대 항구 두 곳인 롱비치항과 LA항의 주 7일 24시간 운영을 결정했고 민간 기업들도 연장근무 운영에 동참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국내에서 ‘위드 코로나’가 가시화하는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리오프닝(경재재개)주 중심으로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이경민 연구원은 “위드 코로나로 인해 소비 진작이 일어나면서 소비 관련주의 상승이 예상된다”며 “증시 전체보다는 개별 기업이나 업종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신증진 연구원은 “11월부터 단계적인 일상회복을 준비하고 있으므로 영화·음악·공연 등 거리두기로 인해 타격이 컸던 업체들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는 오는 11월 1일부터 위드 코로나에 돌입하는 목표를 세웠다. 앞서 지난 1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오는 18일부터 수도권 최대 8명, 비수도권 최대 10명까지 사적모임을 가질 수 있다고 발표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는 2주 더 연장하지만 접종 완료자에 대한 사적모임 제한을 완화한 것이다.

KTB투자증권 제공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주 중국에서 발표되는 실물경제지표와 중국의 경기부양정책 방향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는 18일 중국은 3분기 GDP 성장률을 비롯해 9월 소매판매·고정자산투자 지표를 발표한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8일 중국 지표가 발표된 이후 중국 경제 비관론이 약화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라면서 “중국 경제가 건설과 부동산 부양으로 끌어올리기에 한계가 있다는 점은 성장 상단을 막는 변수이지만 마찬가지로 하단을 더 끌고 내려가기도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중국 실물경제 지표가 개선되지 않아도 시장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경민 연구원은 “예상보다 중국 실물경제지표가 안 좋게 나오더라도 시장에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정책에 힘을 실을 것인가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석현 KTB 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제성장 부진이 새로운 악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 이제 ‘V자 반등’ 시작?… “아직은 이르다”

다만 인플레이션과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통화정책을 둘러싼 논쟁은 여전히 증시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영환 연구원은 “미국에서는 5% 이상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며 “기저효과가 점차 줄어들어도 고물가가 지속하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임대료와 임금 등 한번 오르면 잘 떨어지지 않는 성격의 물가 항목들이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의 지속성과 이에 대응해 연준이 어떤 통화정책을 펴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논쟁이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와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지 않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이에 따라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더 공격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리처드 클래리다 연준 부의장은 ‘인플레이션 급등은 일단 공급망 병목현상이 해소되면 일시적이었던 것임이 판명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러스트=정다운

실적 장세가 정점을 찍고 꺾이는 ‘피크 아웃’이라고 한다. 증시 바닥은 확인했지만 본격적인 3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V자 반등을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 시가총액 상위 업종을 구성하고 있는 반도체·바이오·플랫폼 등의 실적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영환 연구원은 “최근 1개월간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는 0.5% 상향됐지만 오는 4분기와 내년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0.2%, 1.4% 하향됐다”라며 “실적 피크 아웃 전망은 한국 기업들의 주가 적정성에 대한 우려를 자아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은 지난 8일 삼성전자 잠정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3분기 실적발표 시즌에 진입했다. 이번 주에 실적 발표를 하는 기업으로는 오는 21일 NAVER(035420), 22일 현대모비스(012330), 하나금융지주(086790), 롯데케미칼(011170), 현대제철(004020), 호텔신라(00877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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