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다영 "깊이 사과드리고 팬들에 계속 용서 구하겠다"
"잘못을 인정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 배워..V리그 복귀는 팬들이 용서해야 가능"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그리스 여자프로배구로 둥지를 옮긴 이재영·다영(25) 쌍둥이 자매는 "저희 때문에 생긴 일로 많은 배구 팬들이 실망하셨을 텐데, 그 부분을 깊이 사과드리고 앞으로도 계속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고개를 숙였다.
자매는 16일 밤늦게 새로 계약한 PAOK 테살로니키 구단이 있는 그리스로 떠났다.
이재영·다영 자매는 출국 전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해외 진출이 결정됐지만, 마음이 무겁다"며 "과거 잘못된 행동을 한 책임을 져야 하고, 배구 팬들과 학창 시절 폭력(학폭) 피해자들에게 평생 사죄하고 반성하겠다"고 다짐했다.
자매는 지난 2월 학폭 가해자로 지목된 뒤 급격히 추락했다.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당하고 원소속구단인 흥국생명에서도 2021-2022시즌 보류명단에서 제외돼 국내에선 더는 뛸 수 없게 됐다.
결국 터키 에이전시와 손잡고 그리스 PAOK 구단과 계약했지만, 출국은 쉽지 않았다.
대한민국배구협회의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 거부로 국제배구연맹(FIVB)의 직권 승인을 거친 뒤에야 주한그리스대사관에서 취업비자를 받아 그리스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좀 더 자숙하기를 바라는 여론이 높은데도 국외 진출을 추진한 이유를 묻자 자매는 배구를 그만두려고도 했으나 열정 때문에 배구를 포기할 수 없었다는 점을 먼저 꼽았다.
이재영은 "직업이 운동선수인데, 학폭 사건이 불거진 뒤 9개월을 쉬었다"며 "이번 사건을 통해 운동을 그만둘까도 생각했지만 그러기엔 배구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고, 속상하기도 했지만 배구를 포기할 순 없었다"고 말했다.
이다영도 "선수를 그만둘까도 생각했지만, 후회가 남을 것 같았다"며 "국내에서 뛸 수 없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고민 끝에 계속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로 한 터라 해외 진출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자매는 강조했다.
쌍둥이 자매는 학폭 피해자들과 만나 진솔하게 얘기를 나누고 직접 사과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지만,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 경찰이 자매와 피해자들을 의견을 듣고 당시 상황을 조사 중이다.
자매는 "지난 몇 개월 동안 저희 자신을 돌아볼 기회가 됐고 앞으로 많은 교훈이 될 것 같다"면서 "저희의 잘못된 행동에는 당연히 책임을 지고 평생 사죄해야겠지만, 하지 않은 일까지 마치 모두 가해 사실로 알려져 많이 힘들고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객관적인 조사가 진행 중이므로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자매는 인터뷰 내내 이번 사건을 통해 무엇보다도 잘못한 일을 인정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배웠다고 했다.
지난여름 방송 인터뷰 후 더욱 거세진 비판 여론을 이해한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들은 "당시 인터뷰 때 (행동이) 서툴고 감정이 격해지다 보니 반성과 사과의 마음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고, 이 또한 우리의 잘못"이라며 "그동안 앞만 보고 배구만 하면서 성공하겠다는 생각에 주위를 볼 시간이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을 만난다면 '미안하다, 잘못했다'고 말하고 싶고, (그 친구들의) 마음이 풀리진 않겠지만, 계속 사과하고 사죄해야 할 것 같다. 한 번이라도 기회를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화제를 돌려 당장 가자마자 새 팀 경기에 출전해야 하는 데 부담은 없느냐고 묻자 "생각보다 몸이 나쁘지 않아 다행"(이재영), "실전 감각은 떨어졌지만, 배구 체력은 괜찮다"(이다영)는 답이 돌아왔다.
학폭에 최근 전 남편과의 사생활 논란까지 불거진 이다영은 "좋지 못한 얘기가 나와 저에게 실망하셨을 텐데 팬들에게 송구스럽다"며 "여자로서 숨기고 싶은 사생활인데, 유명인으로서 부당하게 협박당할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진실은 법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전처럼 밝은 얼굴로 코트에서 뛸 수 있을지 두 선수를 걱정하고, V리그 복귀를 궁금해하는 팬도 있다고 하자 "우리가 원한다고 복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현재 우리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용서를 구하는 게 먼저이며 팬들이 용서하고 우리를 불러주셔야 가능한 일"이라며 팬들의 신뢰를 찾는 게 한국 복귀의 선행과제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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