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스티리밍 제작 판도 바꿨다

송경재 2021. 10. 17. 04:0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파이낸셜뉴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스트로베리 카페'에서 15일(현지시간) 손님이 종업원들과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제작한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대성공이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OTT) 서비스 업체들의 환호를 부르고 있다.

오징어게임은 전세계를 휩쓸면서 지금까지 1억1100만명 이상이 시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넷플릭스의 대성공으로 아마존, 디즈니, 애플, HBO 등 다른 OTT 업체들이 배가 아플만 하지만 정작 실상은 다르게 돌아가고 있다.

엄청난 제작비 절감 기대감에 환호하면서 서로 양질의 외국 컨텐츠를 선점하기 위해 '냉전시대' 같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오징어게임 제작비, 미 10분의1
CNBC는 16일(이하 현지시간) 오징어게임 제작비가 모두 2140만달러(약 253억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만약 미국서 이 드라마를 제작했다면 최소 5배, 많게는 10배가 들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엔터테인먼트 업계 최고 경영자 가운데 한 명은 CNBC에 미국 배우를 출연시키고, 노동조합 규제가 적용돼 긴 시간 작업이 금지됐다면 총 제작비가 5~10배 수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제작했다면 9회로 구성된 9편으로 구성된 오징어게임을 1편 만드는데 한국 전체 제작비보다 많은 돈이 들어갔을 수 있음을 뜻한다.

디즈니플러스(+)의 마블 시리즈는 '완다 비전' '더 팰컨' 등이 회당 2500만달러가 들어 오징어게임 9회 전체 제작비보다 많이 들었다.

또 아마존프라임비디오가 제작하는 드라마 '반지의제왕' 제작비도 4억6500만달러가 들 전망이다.

자막 벽 넘은 OTT들, 해외 인센티브 노려
오징어게임 성공은 미국 시청자들을 외국 드라마와 영화에 눈뜨게 해줬다는 점에서 OTT 업체들이 해외 제작으로 제작비를 대거 절감할 수 있는 길을 터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마존, 애플, 디즈니, 워너미디어 산하 HBO맥스, NBC유니버설, 라이온스게이트 산하 스타즈, 바이애콤CBS 등 OTT 업체들이 전세계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을 새로운 TV 시리즈물을 전세계 곳곳에서 찾아나서고 있다.

컨설팅업체 EM3의 기업·기술 담당 변호사이자 상무인 아제이 마고는 이들이 엄청난 출연료를 줘야 하는 할리웃 스타들 대신 각 나라 배우들을 캐스팅해 출연료를 대거 절약하고, 나라 홍보에 혈안이 된 나라들이 제공하는 막대한 세제혜택, 리베이트 등도 챙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마고는 "나라별로 인센티브가 서로 다르다"면서 "어떤 나라들은 정부 기관을 통한 공짜 마케팅을 지원하기도 하고, 어떤 나라는 페스티발을 지원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 공동 제작사를 공짜로 부릴 수 있도록 해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외국 촬영세트 "더 이상 가면 안 써"
법무법인 로마노로의 엔터테인먼트 담당 변호사이자 파트너인 도메닉 로마노는 헝가리, 오스트리아, 몰타 같은 동유럽 국가들과 캐나다 같은 나라들은 오랫동안 할리웃 제작사들이 자국에서 영화나 드라마를 촬영할 때 대대적인 세제혜택과 인센티브를 제공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주로 외국 로케이션은 제작비 절감과 인센티브를 노린 것이어서 세트장을 미국처럼 꾸며놓고 촬영을 했다고 로마노는 지적했다.

그는 "지금 일어나는 일은" 이전과 다르다면서 "이들 지역에서 이제 지역 컨텐츠가 만들어지고 있고, 세트장은 더 이상 가면을 쓰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징어게임 계기로 외국 컨텐츠 확보 경쟁 치열
로마노는 각 스트리밍 업체들이 외국의 우수한 컨텐츠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면서 양질의 컨텐츠를 무기로 가입자를 선점하겠다는 이들의 경쟁이 마치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의 경쟁처럼 치열하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오징어게임 이전까지만 해도 자막으로 봐야 하는 외국 컨텐츠를 틈새시장으로 간주했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로마노는 각국의 현지 배우와 세트로 영화나 드라마를 찍으면 제작비를 엄청나게 절감할 수 있다면서 비싼 할리웃 A급 배우들을 외국 배우들로 교체하고, 자막으로 드라마를 만들면 회당 수천만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디즈니는 디즈니플러스(+)와 아시아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 핫스타에 공급하기 위한 TV 시리즈와 영화 27편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촬영하기로 했다.

한편 오징어게임 대박이 넷플릭스 실적에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19일 3·4분기 실적발표로 확인될 전망이다.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