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비즈토크<상>] 기업 총수가 '장발'?..태광 이호진, 이미지 개선할까

정소양 입력 2021. 10. 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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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오른쪽)이 지난 11일 오전 5시 충북 충주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충주=남용희 기자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락·윤정원·문수연·최수진·정소양·이민주·한예주·박경현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최태원 SK그룹 회장, '화천대유' 관련 의혹 강력 부인

[더팩트ㅣ정리=정소양 기자] 일교차가 커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날씨가 이어진 지난 한 주, 경제계에서는 다양한 소식이 끊이질 않았는데요. 특히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죗값 형기를 마치고 출소했습니다. 기업 이미지를 위해 대개 단정하고 반듯한 모습을 유지하는 우리나라 대다수 기업인들과는 달리 '장발'을 한 파격적인 모습이 눈길을 끌었지요.

-이 가운데 재계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정국 최대 이슈인 화천대유 투자와 관련해 직접 입을 열었습니다. 주식시장에서는 '국민주식' 삼성전자가 이목을 끌었는데요. 장중 7만 원대 아래로 떨어졌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매수'에 열을 올렸습니다. 또한 유통업계에서는 '불매운동' 타깃이 된 유니클로가 최근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분위기입니다. 그럼 먼저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출소 모습을 먼저 살펴볼까요.

◆ '장발의 총수' 이호진, 태광그룹 신뢰·이미지 개선도 시급하다

-대체공휴일이었던 지난 11일 새벽 태광그룹 총수 이호진 전 회장이 징역 3년의 형기를 채우고 풀려났습니다. 지난 2019년 곱슬의 단발머리로 수감됐던 이 전 회장이 장발로 출소해 눈길을 끌었데요. 장발의 재벌 총수, 굉장히 이색적이었습니다.

-기업의 총수는 그룹의 얼굴이기도 합니다. 이들은 비즈니스의 최전선에 서 있기 때문에 보여지는 이미지에 상당히 신경을 씁니다. 우리나라 '회장님'들을 보면 정장 차림에 가지런히 빗어넘긴 짧은 헤어스타일이 대부분이죠. 많은 사람의 주목을 받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신뢰감을 주는 옷차림과 스타일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기업은 직원들의 자율 복장을 도입하고 있지만 대다수 회장님들은 여전히 보수적인 복장을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날 이호진 전 회장도 넥타이를 제외한 정장 차림이었는데 머리카락은 가슴까지 내려오는 장발이었습니다. 3년의 수감 기간 동안 머리카락을 기른 것으로 보입니다. 헤어스타일만 놓고 보면 다른 기업 총수들과 정반대의 모습입니다.

-교도소, 구치소 수감자들의 두발은 규정이 없나요?

-교도소는 시설의 특성상 수용자의 신체와 의류를 청결하게 해야 합니다. 현행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형집행법) 제32조는 '수용자는 위생을 위하여 두발 또는 수염을 단정하게 유지하여야 한다'(제2항)고 규정하고 있지만 강제하지는 않습니다. 보통은 10cm 이하로 단정히 하는 편이지만 강제 규정이 특별히 있는 것도 아니라서 두발은 자유롭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도 교도소 장발은 좀 특이하긴 하네요. 하여튼 이호진 전 회장의 출소로 긴 터널에 갇힌 듯한 태광그룹의 앞날에 변화가 전망됩니다. 그동안 오너의 부재로 각종 신사업과 투자가 멈춰 있었기 때문인데요. 그룹의 숱한 과제가 쌓여 있지만 이 전 회장에게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신뢰 회복'이라고 생각됩니다.

-네, 이호진 전 회장은 횡령·배임 등의 비리를 저질렀고 죗값을 치르기 위해 수감됐습니다. 더욱이 '황제 보석' 논란을 빚다 재수감 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습니다. 그의 이름을 포털사이트에 검색하면 비리와 관련해 법원에 출두할 때와 구속 수감 결정으로 수의를 입은 모습들이 대부분입니다. 10년가량 사법 리스크를 겪으면서 그룹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호진 전 회장은 취업 제한으로 당분간 경영 전면에 나설 수 없고 무엇보다 '은둔형 경영인'이라는 점에서 대중 앞에 설 기회는 많지 않을 겁니다. 다만 그룹의 부정적 이미지 만드는데 장본인 역할을 만큼 앞으로는 태광그룹에 딸린 임직원과 그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떳떳하고 반듯하게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화천대유의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관계가 없고 아는 바도 없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 추측 난무하자…화천대유 의혹에 직접 입 연 최태원 SK 회장

-이번엔 재계 소식을 들어보겠습니다. 정국 최대 이슈인 대장동 의혹을 놓고 정치권을 중심으로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투자와 관련해 직접 입을 열었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이야기 들려주시죠.

-최태원 회장은 지난 13일 대한상의 기자간담회를 통해 "저와 SK그룹이 화천대유와 관련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밝혔는데요. 또 자신이 알고 있는 건 신문에 나온 내용 정도라고 해명하며 "대장동이 무엇인지, 제 여동생이 투자했는지, 무슨 관계가 있는지 지난 추석에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최태원 회장이 화천대유 사건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죠.

-최태원 회장이 이번 의혹에 대해 직접 해명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최태원 회장의 여동생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인 우란문화재단 이사장과 관련이 있습니다. 대장동 개발 사업을 주도한 화천대유는 투자자문사 킨앤파트너스로부터 350억 원을 투자받았는데, 이 자금은 킨앤파트너스가 최기원 이사장으로부터 400억 원을 빌려 조달한 것으로 확인됐죠. 또한, 최기원 이사장은 지난 2015년 킨앤파트너스에 연 10%의 고정 이자를 받는 조건으로 금전소비대차계약을 체결했는데요. 여기에 2017년 추가로 226억 원을 빌려줘 최기원 이사장이 킨앤파트너스에 댄 돈은 총 626억 원입니다.

-최기원 이사장의 자금이 화천대유 초기 자금으로 쓰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번 사건에 SK그룹이 지속 거론되고 있는데요. 유튜브 방송 등에서는 "화천대유의 실소유주가 최태원 회장일 것"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논란이 될 수 있는 이야기가 나돌자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최태원 회장이 직접 입을 연 것으로 보이는데요. 최태원 회장은 최기원 이사장에 대해선 "여동생 나이가 50대 후반이니 (투자 결정은) 스스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죠.

-그런데 최기원 이사장은 왜 킨앤파트너스에 거액의 돈을 빌려준 거죠?

-SK그룹 측 설명으로는 문화재단이 기부금만으로 운영하기가 어려워 최 이사장의 개인 자금을 활용해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물론 그 돈이 화천대유에 투자되는 것은 사전에 전혀 알지 못 했고요. 킨앤파트너스가 화천대유를 통해 돈을 얼마를 벌든 상관없이 문화재단은 이자 10%만 받기 때문에 대장동 특혜 의혹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렇군요. 그룹 차원에서도 이번 의혹과 관련해 강경 대응 중이라고 하던데.

-맞습니다. SK그룹은 일부 유튜브 제작진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상태인데요. 추측이 난무하는 사건인 만큼, 강경 대응해 추가적인 기업 이미지 훼손을 막아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유튜브에서 'SK가 화천대유의 배후'라는 식의 가짜 뉴스가 생산되고 있고, 이 뉴스가 SNS 등을 통해 확대 재생산되면서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게 SK그룹의 설명인데요. SK그룹은 고발 건에 대해 "결론을 미리 내놓고 꿰어 맞추기를 하는 등 허위 내용을 반복해 방송했다"며 "인내심의 한계를 넘어선 만큼, 별도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등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jsy@tf.co.kr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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