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정보국 "北 '한반도 비핵화'와 일치하지 않는 활동 계속"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북한이 장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재개할 수 있다는 미군 정보당국의 분석이 나왔다.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은 15일(현지시간) 발표한 '2021 북한의 군사력' 보고서를 통해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는 향후 수년간 북한의 군사력을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는 경로를 설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은 지난 2017년 9월 제6차 핵실험과 같은 해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시험발사을 끝으로 '핵실험·ICBM 시험발사 유예' '한반도 비핵화 지지' 등을 선언한 뒤 2019년 초까지 '비핵화' 문제를 화두로 우리나라·미국·중국·러시아 등과 연이어 대화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소재 핵실험장 등 일부 핵개발 시설을 폐쇄했다.
그러나 DIA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기반시설 해체는 가역적으로(reversibly) 이뤄진 것"이라면서 "이후에도 우린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 등지에서 '완전한 비핵화'와 일치하지 않는 활동을 계속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DIA는 "김 총비서는 신뢰할 만한 장거리탄도미사일에 실을 수 있는 사용가능한 핵무기를 보여주면 미국의 대북조치를 막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북한은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를 중단한 뒤에도 2019년 중반부턴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를 실시했고, 작년 10월 조선노동당 창건 제75주년 기념 열병식 땐 "다탄두 탑재가 가능한 것으로 추정되는 신형 ICBM"(화성-17형)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DIA는 "북한은 WMD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그 비축량과 투발수단, 생산능력 모두를 포기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DIA는 "북한 지도자들은 핵무기가 체제 존립에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북한이 투발수단 폐기를 포함한 완전한 비핵화에 동의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는 한 북한은 군사력 계속 성장·발전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DIA는 북한의 ICBM 등 지상 발사 탄도미사일 개발과 관련해선 "단기간 내에 장거리 미사일의 추가 시험발사를 하지 않더라도 (대미) '억제' 전략의 핵심인 미사일 전력 향상과 그 훈련에 집중할 것"이라며 새로운 고체연료 추진 탄도미사일 개발을 계속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와 관련 DIA는 "북한이 내년엔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재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DIA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관련해선 "탄도미사일과 결합해 안정적으로 기능하도록 하는 게 궁극적 목표"라며 "북한이 앞으로 핵실험장을 재건하거나 새로 짓는다면 그 위력을 검증하기 위한 지하 핵실험을 추가로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DIA는 북한의 SLBM 개발에 대해선 "새로운 잠수함 건조·배치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로 상대적으로 그 속도가 더딜 것으로 봤다.
이외에도 DIA는 북한이 방사포(탄도미사일 기술을 적용한 다연장로켓포) 등 장사정포와 무인기(드론) 개발, 특수작전군 및 사이버전력 양성에도 집중할 것으로 내다봤다.
DIA는 또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때문에 북한이 기존 육·해·공군 전력 현대화에 투자할 여력은 제한되고 있다는 점에서 제재 회피 시도 역시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DIA는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통한) '억제'가 실패할 경우엔 분쟁의 대가를 높이고 한국과 주한미군을 위협할 수 있는 선택지를 확대하기 위해 재래식 전력의 공격 및 방어 능력을 계속 강화할 것"이라 "이런 재래식 전력은 WMD가 없더라도 한국과 일본, 역내 주둔 미군에 지속적인 위협이 된다"고 지적했다.
스콧 베리어 DIA 국장은 이번 보고서 서문에서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군사화된 나라 가운데 하나"라며 "미국과 우리의 동북아시아 동맹국, 그리고 국제사회에 중요한 안보과제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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