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쇼' 펼쳐진 CJ컵, 톱 플레이어들은 울상

김현지 입력 2021. 10. 16.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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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김현지 기자]

올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CJ컵@서밋'에서도 깜짝 우승자가 탄생할까.

지난 2017년 아시안스윙 중 일부로 창설된 '더 CJ컵' 첫회부터 3회째까지는 한국 제주도에 위치한 나인브릿지 골프장에서 치러졌다. 대회명은 골프장의 이름을 더한 '더 CJ컵@나인브릿지'였다.

국내 첫, 그리고 유일한 PGA 투어였을 뿐 아니라 우승 상금도 메이저 대회 못지 않아 톱 플레이어들도 대거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잘 세팅된 무대에서 톱플레이어들이 자웅을 겨뤘고, 1회 우승자는 저스틴 토머스(미국)였다.

당시 직전 시즌 5승을 수확하는 기염을 토했던 토머스. '더 CJ컵@나인브릿지' 초대 대회에서 시즌 첫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기쁨을 더했다.

2회 대회 우승자는 '메이저 킹' 브룩스 켑카(미국)였다. 그는 2회 대회에서 우승하며 세계 랭킹 1위에 등극하는 기쁨을 맛봤다.

3회 대회에서는 브룩스 켑카가 대회 도중 비로 인해 젖은 노면에서 미끄러지며 부상을 입고 기권했다. 켑카를 제외한 선수들이 끝까지 우승 경쟁을 펼쳤고, 우승컵은 초대 우승자 토머스에게 돌아갔다. 토머스가 타이틀 탈환에 성공한 것이다.

국내에서 치러진 3회째까지는 내로라하는 톱 플레이어가 우승컵을 가져갔다. 그러나 미국으로 무대를 옮긴 지난해에는 깜짝 우승자가 나왔다. 지난해에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섀도우크릭 골프장에서 대회가 치러졌다.

우승자는 제이슨 코크랙(미국)이다. 섀도우크릭은 PGA 대회를 치르지 않아 선수들에게 낯선 골프장이었다. 그러나 코크랙에게만큼은 달랐다. 코크랙은 아버지와 숙부, 숙모의 영향으로 해당 골프장에서 25회 이상 라운드를 했다. 코크랙만큼이나 섀도우크릭을 잘 아는 선수는 없었다.

결국 우승컵도 코크랙의 차지였다. 세계 랭킹 톱10중 6명의 선수나 출전했지만, 코크랙의 질주를 막을 수 없었다. 코크랙은 PGA 투어 데뷔 후 출전 233개 대회만에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총상금 975만 달러, 우승상금 175만 5000달러(한화 약 21억)으로 치러지는 이번 대회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는 세계 랭킹 톱10 중 7명이나 대회에 출전했다. 세계 랭킹 2위 더스틴 존슨, 3위 콜린 모리카와, 5위 쟨더 쇼플리, 6위 저스틴 토머스(이상 미국), 8위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 9위 브룩스 켑카, 10위 토니 피나우(이상 미국) 등이다.

그러나 이들 중 10월 16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서밋 클럽(파72, 7457야드)에서 끝난 '더 CJ컵@서밋' 2라운드까지 결과 톱10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아무도 없다.

세계 랭킹 톱10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선수는 이 대회에서 2차례 우승한 저스틴 토머스다. 중간합계 8언더파로 공동 28위에 자리했다.

뒤를 이어 2회 대회 우승자 브룩스 켑카와 콜린 모리카와가 공동 35위다. 콜린 모리카와는 이 대회장을 연습 코스로 사용해 기대를 모았지만, 2라운드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해리스 잉글리시, 루이 우스트히즌 등은 78명의 출전 선수 중 공동 63위로 최하위권이다. 두 선수 모두 중간합계 3언더파를 작성했다.

톱 플레이어들이 대거 부진하고 있다는 것보다 충격적인 것은 이 대회에서 버디쇼가 펼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단독 선두 키스 미셀은 2라운드까지 36개 홀에서 무려 18타나 줄였다. 첫날은 버디만 10개를 솎아냈고, 둘째날은 이글 1개와 버디 7개를 솎아냈다. 보기는 2라운드에서 딱 1개 기록됐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와 일본프로골프투어(JGTO)를 병행하며 양대 투어 선수권 대회를 석권한 김성현도 버디쇼를 펼쳐 공동 2위에 자리했다. 2일 간 13타를 줄였다. 특히 2라운드에서는 이글 1개와 버디 7개를 솎아내 9타를 줄였다.

9타를 줄인 김성현도 이날의 데일리 베스트 스코어 작성자는 아니다. 10타를 줄인 선수가 있다. 맥켄지 휴즈(캐나다)다. 1언더파로 2라운드를 출발한 휴즈는 이글 1개와 버디 8개를 솎아내 10언더파를 쳤다.

그러나 10타를 줄인 휴즈도 코스레코드의 주인공은 아니다. 한 라운드에서 무려 11타를 줄인 선수가 있다. 1라운드에서 단독 선두로 출발했던 로버트 스트렙(미국)이다. 2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4개를 범하며 주춤한 그. 1라운드에서는 이글 1개와 버디 10개, 보기 1개로 버디쇼를 선보이며 코스레코드를 세웠다.

대회 2라운드까지 오버파를 기록한 선수는 78명의 선수 중 78위인 케빈 스트릴만(미국) 단 1명이다. 스트릴만은 중간합계 1오버파로 2라운드를 마쳤다.

그만큼이나 너나할 것 없이 버디쇼를 선보이고 있다. 이 대회에서 유난히 많은 버디가 쏟아져 나오는 이유는 코스 레이아웃 자체가 까다롭지 않다. 더욱이 사막에 위치해 티 샷을 방해하는 빽빽하고 울창한 나무 숲도 없다. 핀 위치 조정이나 러프를 이용한 난도 조정에 한계가 있다.

톱 플레이어들의 발목을 잡은 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평소 경험하지 못한 부드러운 잔디와 오후로 접어들수록 강해지는 바람, 무더운 날씨가 한 몫 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바람이다. 높은 고지대에 사막 코스인만큼, 사방이 뻥 뚫려 바람의 방향을 예측할 수 없다. 순간 순간 바람의 방향이 바뀌기도 한다. 대체적으로 한 조에 속한 선수들의 스코어가 비슷함을 고려하면 날씨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바람의 영향이 많이 작용했다고 하면, 최종일까지 결과는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바람은 오후가 될 수록 더 강해지기 때문이다. 톱플레이어들은 대거 하위권에 자리해 오전 일찍 티오프하는 반면, 현재 선두권에 위치한 선수들은 이보다 늦게 출발한다.

즉, 선두권 선수들이 좀 더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3, 4라운드에서는 지난 1, 2라운드보다 바람이 좀 더 거세게 분다고 예보돼 있다.

미국으로 무대를 옮긴 뒤 깜짝 우승자를 배출한 '더 CJ컵'. 올해 역시 깜짝 우승자가 우승컵을 가져갈 지, 혹은 하위권으로 뒤처진 톱 플레이어들의 대 반란이 일어날 지, 대회 결과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사진=저스틴 토머스)

뉴스엔 김현지 928889@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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