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열세였던 흐름 뒤바꾼 두아르테의 기습적 왼발 슛 한 방

(베스트 일레븐=창원)

안산 그리너스에서 활약하는 브라질 공격수 두아르테의 기습적 슛 한 방이 경기 흐름을 바꾸었다.

두아르테가 속한 안산은 16일 저녁 6시 30분 창원축구센터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2 2021 34라운드 경남 FC 원정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안산은 후반 7분 두아르테, 후반 18분 이상민의 연속골에 힘입어 난적 경남을 꺾는 데 성공했다.

안산 처지에서는 꽤나 고전을 각오해야 할 경기였다. 경남이 전력상 한수 앞서는 데다 원정 경기였다. 게다가 경남은 승격 플레이오프 진출 여부를 떠나 남은 세 경기에서 반드시 팬들에게 인정받는 경기력을 보이겠다고 의지를 다지고 있었다. 그리고 경남의 그 의지가 전반전까지는 그대로 적용됐다. 안산은 전반전에만 경남에 열두 차레 슛을 허용했으며, 이중 고경민이 날린 두 개의 슛은 골에 거의 근접했을 정도로 무척 위협적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안산은 전반 27분 주전 골키퍼 이승빈까지 허벅지 부상으로 아웃됐다. 이번 시즌 단 두 경기 출전에 그친 문경건 골키퍼가 골문을 대신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가뜩이나 밀리는 흐름에 악재까지 주어진 것이다. 안산 처지에서는 시간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흐름이었는데, 그 흐름이 후반 7분 급작스럽게 반전됐다. 바로 두아르테의 득점 때문이다.

두아르테는 경남 진영 박스 우측면에서 장기인 왼발 강슛을 기습적으로 날렸다. 수비수 사이로 골문을 직접 겨냥할 수 있는 각이 살짝 나오자 과감하게 시도해본 것인데, 이게 득점으로 연결됐다.

두아르테의 슛이 백성동과 김명준에 굴절되더니 손정현 골키퍼가 지키는 경남 골문 안으로 굴러 들어간 것이다. 행운의 골이었다고 볼 수 있겠는데, 그 행운이 이게 전부가 아니었다. 10분 뒤 경남 수비수 김주환의 핸드볼 파울 때문에 페널티킥이 주어진 것이다. 키커로 나선 이상민이 이 찬스를 가볍게 성공시킨 덕에 안산은 순식간에 두 골 차 리드를 잡았다.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던 경남 원정에서 안산이 급작스럽게 승기를 잡은 것이다.

사실 두아르테의 이 슛은 약간 모험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전까지 찬스가 많지 않았고, 순간적으로 슛 각도가 주어졌다고는 해도 득점 확률이 많지 않아 보였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시도가 없으면 확률은 늘 제로다. 일단 과감하게 골문을 두들겨야만 행운도 따른다. 두아르테는 그 점을 노렸다. 그리고 상대 수비의 허점을 제대로 공략해 행운의 골을 만들어냈다. 그 덕에 안산도 적지에서 기분 좋은 승점 3점을 쌓을 수 있었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