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20주년 특집]두산 박정원의 도전과 꿈..키워드는 '수소·풍력'
기사내용 요약
취임 초기부터 신사업 강조,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전환
박정원 회장, 신사업 '날개' 달고 두산의 '미래' 펼친다
두산의 수소는 '현재 진행형'…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시장 주도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두산은 수소 활용 측면에서 세계 1위로 성장한 우리나라 수소 발전시장을 주도해왔습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지난 9월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에서 "두산은 생산과 활용 전반에 걸쳐 수소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두산의 수소사업은 ‘미래 계획’이 아니라 분명한 비즈니스 실체를 갖고 있는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이다.
박정원 회장은 지난 2016년 3월 두산그룹 회장에 취임하면서 재계에서 처음으로 4세 경영시대를 열었다.
당시 두산은 세계 경기 침체와 맞물려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사업 환경에 놓여 있었다. 박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기존 사업의 기술경쟁력과 수익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는 한편,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신사업 투자에도 적극 나섰다.
박 회장의 리더십은 곧 성과로 나타났다. 취임 첫해 흑자 전환을 이뤘다. 이듬해인 2017년부터는 3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다.
취임 직후부터 지속적으로 그룹의 신사업을 속도감 있게 키울 것을 주문해 온 박 회장은 두산퓨얼셀, 두산로보틱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등을 통해 신사업 분야에 힘을 실었다. 이에 맞춰 두산그룹은 신사업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특히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 중점을 두고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다.
그 결과 두산은 수소, 신재생 에너지 분야 사업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수소연료전지를 비롯한 핵심설비 공급을 주도하는 등 신사업 분야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
두산퓨얼셀은 수소연료전지 발전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국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두산퓨얼셀은 인산형연료전지(PAFC)를 주력으로 생산한다. 최근 3년 연속 연간 신규 수주액 1조 원을 달성했다. 2023년에는 매출 1조5000억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국내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공급자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두산이 보유한 연료전지 기술 포트폴리오는 다양한 수요에 대처할 수 있어 경쟁력이 높다는 업계의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엔 수소, 전기, 열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트라이젠’이 주목을 받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연구개발(R&D) 협력 사업인 ‘지능형 통합 에너지 플랫폼 기반 복합에너지 허브 시범 구축 및 기술 실증’ 과제를 통해 개발 중인 트라이젠 연료전지는 ▲수소차 충전, 전자 제조석〮유 화학 공정에 활용가능한 수소 ▲전기차 충전, 비상 전원, 전력 판매용으로 활용될 수 있는 전기 ▲지역 난방이나 온수, 공업용 열원으로 공급되는 열 등 세가지 에너지원을 만들어 낸다.
현재 개발 마무리 단계인 트라이젠 연료전지는 올해 내부 테스트를 진행하고 과제 주관기관인 한국가스공사의 공급관리소에 설치될 예정이다.
최근 두산그룹은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개발을 위해 수소연료전지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전문회사 두산에이치투이노베이션을 설립했다. 두산에이치투이노베이션은 두산퓨얼셀아메리카(이하 DFCA)의 인산형연료전지(PAFC) 핵심기술을 활용해 한국형 SOFC 개발을 이끌면서 두산퓨얼셀, DFCA 등의 연구개발(R&D) 부문과 긴밀한 협업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두산퓨얼셀도 2024년부터 SOFC를 생산할 수 있도록 새로운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수소모빌리티 분야에선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이 앞선 기술력을 자랑한다. DMI는 비행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린 수소드론을 세계 최초로 개발, 양산에 들어갔다. DMI는 외딴 지역에 대한 응급 물품 배송, 가스배관 모니터링, 장시간 산림 감시 등 관제, 해상 인명 구조 등 다양한 상황에서 제품의 성능을 입증했다. DMI측은 지난해 처음 열린 국제수소포럼에서 수소드론의 산업적 가치에 대해 발표한 것을 비롯해 각종 수소모빌리티 관련 행사에 참가 권유를 받으며 주목을 받고 있다.
DMI는 하늘에 이어 지상 모빌리티 분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중국 소방로봇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로봇전문기업 중신중공업카이청인텔리전스와 최근 업무협약을 맺고 소방용 수소로봇을 공동 개발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DMI는 2시간 이상 전력공급이 가능한 수소연료전지 기술력을 바탕으로 물류로봇 등 다양한 형태의 모빌리티에 접목시켜 나갈 계획이다.
두산중공업은 수소의 ‘활용’ 뿐 아니라 ‘생산’쪽으로도 손을 뻗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블루수소, 그린수소 등 ‘청정수소 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 완공을 목표로 창원 공장에 건설중인 수소액화플랜트에서는 블루수소를 생산, 활용할 예정이다. 블루수소는 수소 추출 때 발생하는 탄소를 포집·저장함으로써 탄소 배출을 최대한 줄인 공정을 통해 생산된 수소를 말한다. 두산중공업은 고효율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을 적용해 블루수소를 생산할 예정이다.
풍력 발전을 이용한 그린수소 생산도 제주도에서 차질없이 진행중이다. 이와 함께 차세대 원전인 SMR(Small Modular Reactor)을 활용한 청정수소 생산도 검토 중이다.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발전은 전력 생산 시 탄소 배출이 없어 청정수소 생산을 위한 전력 공급원으로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세계 5번째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개발에 성공한 두산중공업은 수소가스터빈 개발 쪽으로도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수소가스터빈은 수소만 사용하거나, 수소와 천연가스 혼합 연료를 사용한다. 이를 위해 지난해 5월부터 독자기술로 5㎿급 수소가스터빈용 수소 전소 연소기 개발을 진행중이며 이와 병행해 한국기계연구원과 300㎿급 수소가스터빈용 수소 혼소 연소기를 개발하고 있다.
두산은 ㈜두산, 두산중공업, 두산퓨얼셀 등 수소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 간 시너지를 강화해 나가며 그룹에 축적된 수소사업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박 회장은 수소 사업과 더불어 신재생 에너지 중 하나인 '해상 풍력' 사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005년부터 풍력기술 개발에 매진해, 순수 자체 기술과 실적을 보유한 해상풍력발전기 제조사다. 두산중공업은 현재 제주도와 서해 등 전국에 약 240㎿ 규모 풍력발전기 공급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서남권 해상풍력 실증 60㎿, 제주 탐라 해상풍력 30㎿ 등 96㎿에 달하는 국내 해상풍력발전기는 모두 두산중공업 제품이다.
두산중공업은 해상풍력단지 설계에서부터 제품 공급 및 설치, 시운전과 운영·유지보수까지 사업 전 영역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과 경험을 갖추고 있다. 2011년 국내 최초로 3㎿급 해상풍력발전기를 개발해 국제인증을 받았다. 지난해 7월에는 5.5㎿ 해상풍력발전시스템 국제기술인증을 획득했다. 이어 11월에는 5.5㎿ 모델로 100㎿ 규모 제주 한림해상풍력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2018년 국책과제로 8㎿급 대용량 해상풍력발전기 개발에 착수, 내년 제품 개발 완료를 앞두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해상풍력을 2025년 연매출 1조 원 이상의 사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풍력발전기 국산 부품 사용율은 70%에 달하고, 발전기에 들어가는 블레이드(날개)와 타워 등의 부품 제작에 400여 개 국내 중소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풍력기술 개발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1800억 원 규모를 투자해 왔으며, 앞으로 R&D, 생산시설 등에 투자를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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