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식 전 부총리 별세.. 한은 독립 초석 다진 'YS정부 경제통'

향년 88세..금융실명제·한은 독립 등 이뤄내

1997년12월 이경식 전 한국은행 총재가 확대 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한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김영삼 정부에서 초대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기획재정부의 전신) 장관, 한국은행 총재 등을 지낸 이경식 전 부총리가 15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8세.

1933년 경북 의성 출신인 그는 1957년 한은 조사부에서 공직을 시작했다. 경제기획원 기획국장(1971년), 체신부 차관(1976∼1979년), 대우자동차 사장(1987년), 한국가스공사 사장(1991년)을 지냈다. 김영삼 정부 출범 후 초대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1993년), 한국은행 총재(1995∼1998년)를 역임했다.

이 전 부총리는 문민정부를 대표하는 경제관료로, 금융실명제 시행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은이 가진 은행감독 기능을 분리하고 한은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내용의 개편안을 만들어, 한은 독립의 초석을 다진 인물로도 꼽힌다.

한은 총재를 맡던 시절 외환위기 사태를 예견하고 정부에 IMF(국제통화기금) 긴급자금의 필요성을 건의했다. 1997년 12월 임창렬 당시 경제부총리와 함께 IMF 구제금융 지원서에 서명하기도 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18일 오전 11시, 장지는 서울시립승화원 신세계공원묘지다. (02)2258-5940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