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 암호화폐 및 NFT 게임 퇴출한다

블록체인 기반 게임들 스팀에서 서비스 불가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Steam)이 암호화폐 또는 NFT(대체불가능토큰)를 발행하는 블록체인 기반 게임들을 퇴출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어드벤처 게임 '에이지 오브 러스트(Age of Rust)'를 서비스중인 스페이스파이럿 게임즈(SpacePirate Games)는 15일 트위터를 통해 "스팀이 플랫폼에서 모든 블록체인 게임들을 퇴출할 것이라고 통보했다"며 "그 이유는 NFT가 실제 가치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스팀의 규칙 및 지침(Rules and Guidelines) 목록을 링크했다. 스팀 사용자 및 파트너사들이 준수해야 하는 이 목록에는 스팀에 게시하지 말아야 할 13개 조항이 담겨 있다. 이중 마지막 조항이 "암호화폐 또는 NFT를 발행하거나 교환을 허용하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애플리케이션"이다. 이 조항은 10월에 추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이스파이럿 게임즈는 "우리는 고심 끝에 블록체인과 NFT를 선택했고, 결과적으로 스팀과의 싸움에서 졌다"며 "에이지 오브 러스트가 스팀에서 제거된 것이 아쉽지만, 중요한 점은 모든 블록체인 게임이 제거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모두에게 좌절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에이지 오브 러스트' 외의 다른 게임들도 스팀에서 사라지고 있다. 지난 8월 글로벌 전역에 출시됐던 위메이드의 '미르4'에도 제동이 걸렸다. '미르4'에서는 유저가 게임 속 재화를 '드레이코(DRACO)'라는 암호화폐로 교환할 수 있고, 이를 또다시 암호화폐 '위믹스'로 바꿔 현금화할 수 있다. 또 캐릭터나 아이템을 NFT로 만들어 거래할 수 있다. 최근 '미르4'는 글로벌 동시접속자 80만명을 돌파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위메이드는 "스팀의 정책에 맞춰 스팀 버전에 블록체인 기술을 제거하는 등 대응을 완료했다"며 "앞으로도 국가·플랫폼의 정책에 맞춰 서비스할 것"이라고 전했다.

스팀이 이번 조치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아, 왜 블록체인 기반 게임을 퇴출하는지는 미지수로 남아 있다. 스페이스파이럿 게임즈는 "NFT가 실제 가치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으나, 스팀은 유저들이 게임 아이템을 현금으로 사고팔 수 있는 직거래 장터인 '커뮤니티 마켓'을 몇년 전부터 운영중이다. 여기서 거래된 돈은 스팀 지갑에 저장되며, 다른 게임을 구매할 때 사용된다. 스팀이 아이템 '현거래'에 관대한 입장을 취해온 만큼, 이번 조치가 단순히 암호화폐의 환금성 때문은 아닐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부 외신은 스팀이 사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이번 결정을 내렸다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스팀은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도입한 적이 있으나, 2년도 안돼 변동성이 지나치게 크다는 이유로 결제 수단에서 제외한 바 있다. 또 2018년에는 '앱스트랙티즘(Abstractism)'이란 게임이 유저의 PC에 채굴 프로그램을 설치한다는 점을 발견하고 즉시 퇴출시켰다.

dmseo80@gamet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