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 정호영, 박찬희에게 미안한 마음 가진 이유는?

이재범 2021. 10. 16. 12:1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기 끝나고 난 뒤 박찬희 형이 다리 경련이 왔다. 제가 역할을 더 잘 했다면 찬희 형이 쉴 수 있었을 거다. 그걸 보면서 너무 죄송했다.”

원주 DB는 15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 원정 경기에서 73-71로 승리하며 개막 3연승을 질주했다.

DB는 전반까지 17-28로 리바운드에서 열세에 놓여 32-41로 끌려갔지만, 후반 들어 23-12로 오히려 리바운드에서 우위를 점해 역전승을 거뒀다.

얀테 메이튼(20점 7리바운드 2어시스트 2블록)과 허웅(14점 3리바운드), 김종규(10점 7리바운드), 레나드 프리먼(8점 10리바운드) 등이 돋보였다. 박찬희(7점 3리바운드 6어시스트)와 윤호영(3점 2리바운드 1어시스트 1스틸 1블록)도 기록에서 두드러지지 않아도 팀 승리에 빼놓을 수 없는 역할을 했다.

신인 정호영은 이날 14분 8초 출전해 2점슛과 3점슛 1개씩 시도해 모두 놓쳤다. 무득점에 그쳤지만, 4쿼터에만 7분 19초 출전한 게 눈에 띄었다.

이상범 DB 감독은 이날 승리한 뒤 박빙의 승부였던 4쿼터에도 정호영을 기용한 이유를 묻자 “정호영은 앞으로 계속 기용할 거라서 4쿼터에 안 내보낼 건 아니다. 필요하면 마지막에도 넣을 거다. 누구라도 그 때 필요하면 넣는 거다”며 “아직까지 경험이 없어서 주저할 수 있다. 정호영은 54경기를 뛰어야 할 선수다. 그래서 과감하게 넣었다”고 답했다.

이어 “크게 바라는 건 없다. 딱 기본만 하면 된다. (정호영의) 장점을 보고 쓰기에 어떤 주문도 안 한다. 뭘 하라고 하면 그걸 이행하려고 강박관념에 빠진다”며 “하던 대로 하라고 하면서 이겨내라고 한다. 경기 할 때도, 연습할 때도 특별한 주문을 안 한다. 대신 선배들과 소통하고, 코치들과 이야기를 한다”고 덧붙였다.

정호영은 이날 승리한 뒤 “프로니까 너무 긴장을 하고, 몸이 흥분된 상태에서 경기를 하려고 하니까 제가 원하는 플레이도 안 나온다. 아직 적응이 안 되었다”며 “수비부터 더 배워가며 하고 있다. 3연승을 하는 동안 제가 경기를 뛰며 형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열심히 했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9월 초까지만 해도 대학 무대에서 활약하던 정호영은 한 달 간격을 두고 프로 무대를 누비고 있다.

정호영은 “차이는 외국선수와 수비다. 형들이 몸이 좋아서 힘에서 밀린다”며 “각 팀마다 에이스가 있다. 우리 팀에는 허웅 형이 있고, LG에는 이관희 형과 이재도 형이 있다. 저는 신인이라서 그 부분을 수비로 채워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이런 차이를 느낀다”고 했다.

정호영은 대학 시절 탁월한 공격 능력에 비해 수비 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호영은 “감독님, 코치님도 이야기를 잘 해주시지만, 찬희 형, 웅이 형, 김종규 형이 수비에서 많이 도와줘서 감사하다”며 “제가 몸이 왜소해서 몸싸움에서 밀리지만, 스피드는 자신 있어서 잘 따라갈 수 있다. 그래도 스크린을 빠져나가는 게 힘든데 ‘이렇게 빠져나가면 어떻겠느냐’라고 이야기를 해주고, 스크린에 걸렸을 때 종규 형이 한 번 제 수비를 막아준다. 그런 게 도움이 많이 된다”고 했다.

고려대는 최근 어느 대학보다 빅맨이 많은 팀이다. 가드 입장에서는 장신 선수와 호흡을 맞춘 게 프로에서도 도움이 될 듯 하다.

정호영은 “외국선수라서 차이가 있다. 하윤기와 같이 뛰었는데 제 공격을 보면서 윤기 공격 기회를 같이 봤다”며 “프로에서는 외국선수에게 볼을 더 많이 넣어주려고 한다. 또 상대팀에도 외국선수가 있으니까 자신감이 부족하다. 아직 경험이 없어서 그런 거다”고 했다.

정호영은 이날 4쿼터 출전시간이 길었다고 하자 “제가 이런 스타일의 선수가 아니다. 제 앞에 있는 선수에게 득점을 1점이라도 안 주려는 마음으로 수비했다”며 “또 궂은일, 공격 리바운드 가담이나 관희 형이나 재도 형 등도 막으려고 노력했다. 형들이 잘 도와줬다. 마지막에는 김영훈 형이 도와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정호영은 수원 KT와 데뷔전에서 공격제한 시간에 쫓기면서도 먼 거리 3점슛을 성공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이날은 공격만 놓고 보면 정호영답지 않았다.

정호영은 “(KT와 경기가 끝난 뒤) 고려대 코치님께 전화가 왔는데 운 인줄 알고 안 믿더라. 저는 진짜 감이 있어서 들어갔다고 생각했다”며 “제 스타일이 득점이 나오면 신나는 스타일이다. 오늘(15일)은 득점 기회가 났음에도 형들에게 패스를 했었다. 그래서 제 공격은 안 풀려서 아쉽다. 아직 경험이 부족해서 그렇다(웃음). 경험을 쌓은 뒤 저다운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정호영은 마지막으로 “오늘 찬희 형에게 죄송했다. 경기 끝나고 난 뒤 찬희 형이 다리 경련이 왔다. 제가 역할을 더 잘 했다면 찬희 형이 쉴 수 있었을 거다. 그걸 보면서 너무 죄송했다”며 “다음부터는 다른 마음 가짐으로 경기를 뛰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형들에게도 도와달라고 부탁해서 팀에 빨리 적응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_ 점프볼 DB(정을호, 문복주 기자)

Copyright © 점프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