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관심 밖의 총리.. 여론과 괴리된 일본 정치의 현실은
강구열 2021. 10. 16.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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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지도 싫지도 않다관심이 없다.' 이제 막 나라를 이끌기 시작한 최고 지도자에 대한 국민들의 태도가 이렇다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응답자수가 136명(복수응답)에 불과하지만 낮은 국민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일본 특유의 계파정치가 작동해 집권한 기시다 총리를 향한 일본인들의 시선을 읽을 수 있어 흥미롭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일본인들의 안중에 들어있는 정치인은 기시다 총리와 경쟁했으나 패배한 정치인, 기시다 정권 창출의 최대공신이라 할 만한 인물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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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지도 싫지도 않다…관심이 없다.’
이제 막 나라를 이끌기 시작한 최고 지도자에 대한 국민들의 태도가 이렇다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집권 초기 으레 표현되는 기대나 희망에서 비롯되는 호감이 보이지 않고 비판, 비난조차 없다. “악역조차 되지 못한다”는 소리를 들어야 하는 지도자라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 대한 일본인들의 태도가 이렇다는 걸 보여주는 조사 결과가 보도됐다. 아사히신문 계열의 주간아사히, 온라인 미디어 아에라닷(Aera dot)이 전한 내용이다. 응답자수가 136명(복수응답)에 불과하지만 낮은 국민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일본 특유의 계파정치가 작동해 집권한 기시다 총리를 향한 일본인들의 시선을 읽을 수 있어 흥미롭다.
16일 보도에 따르면 ‘좋아하는 정치가, 싫어하는 정치가’라는 제목의 앙케이트 조사에서 기시다 총리는 각각 9표, 2표를 얻어 두 항목 모두에서 10위 안에 들지 못했다. 아에라닷은 이를 두고 “(기시다 총리에 대해) 요컨대 조금도 관심이 없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일본인들의 안중에 들어있는 정치인은 기시다 총리와 경쟁했으나 패배한 정치인, 기시다 정권 창출의 최대공신이라 할 만한 인물들이었다. ‘좋아하는 정치가’ 1위는 자민당 총재선거에 기시다 총리에게 완패한 고노 다로 자민당 홍보본부장. 지난달 자민당 총재선거 당시 높은 지지율로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로 꼽혔으나 파벌정치가 작동하면서 기시다 총리에 완패했고, 이후 내각 행정개혁담당대신에서 한직인 당 홍보본부장으로 밀려났다. 하지만 대중적 인기는 여전하다는 게 이번 조사를 통해 재확인된 셈이다. 실제 31일 중의원 선거를 앞둔 고노 본부장은 자민당 ‘선거의 얼굴’로 재부상하는 중이다. 일본 언론은 총재 선거에서 고노 본부장을 지원하지 않았던 의원들까지 그에게 유세 요청을 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좋아하는 정치가’ 2위는 시이 가즈오 공산당 위원장, 3위는 나가쓰마 아키라 입헌민주당 의원이었다.
‘싫어하는 정치가’ 1위에 오른 인물은 아베 신조 전 총리(75명), 2위는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62명)였다. 두 사람은 총재 선거 당시 ‘고노만은 안된다’는 기조 아래 자신들이 이끌고 있는 계파 소속의 의원들을 움직여 기시다 정권을 창출하는 결과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들이다. 응답자들은 아베 전 총리를 싫어하는 이유로 “어차피 서민생활 따위는 알지 못한다”, “마치 사실인양 거짓말을 한다” 등을 들었다. 3위에는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35명)가 올랐다.
가쿠타니 고이치 정치 저널리스트는 조사 결과에 대해 “나가타쵸(국회 의사당·수상 관저 등이 있는 정치 중심지)와 국민의 감각 사이에 괴리를 느낄 수 있다”며 “전체적으로 아베 전 총리에 대한 피로감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른 분석가는 “국민들이 감상을 갖고 있지 않은 것 같은 사람이 총리가 되는 시스템을 바꿔야 하지 않겠냐“며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곳에서 총리가 결정되어 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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