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태양' 남궁민의 동료살해 유발자는 다시 장영남? [김재동의 나무와 숲]

김재동 2021. 10. 16.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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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재동 객원기자]  15일 방영된 MBC 금토드라마 ‘검은 태양’이 드라마틱한 반전을 선보였다.

한지혁(남궁 민 분)이 물었다. "당신이었나? 1년 전 리동철을 망명시키려 했던 게, 그리고 계획이 실패하려 하자 리동철을 죽이고 그걸 알고 있던 나와 우리 동료들을 모두 제거하려 한 게?"

이인환(이경영 분)이 답했다. "시나리오가 꽤 그럴듯한데. 기승전까진 나쁘지 않았는데 정작 결말이 틀렸어. '왜'라는 질문이 빠지면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을 놓치게 되지."

대선을 위한 리동철 기획망명계획, 또 실패로 인한 리동철 제거까지는 맞지만 한지혁 팀 제거는 자신의 작품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면서 8번의 정권을 통해 21명의 원장이 손님처럼 다녀가며 선거개입, 여론조작, 민간인 사찰 등의 오명을 조직에 싸지르고 떠나갔고 본인은 조직에 채워진 그런 목줄을 끊어내려 하는 거라고,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크고 강한 조직을 만드는 거라고 자신의 ‘왜’를 설명했다.

그 대목에서 한지혁이 자신에게 보낸 영상이 공개된다. 영상 속 한지혁은 말한다. "지난 번에 내가 약속했던 대로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두 다 이야기해줄게. 그날 네 동료들을 죽인 건, 한지혁 바로 너야"라고.

예상대로(10월 5일자 ‘검은 태양’에 대한 멜랑콜리한 상상) 오경석(황희 분)과 김동욱(조복래 분)을 사살한 것은 한지혁이었다. 문제는 역시 ‘왜?’다.

이인환의 ‘왜?’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크고 강한 조직 만들기’다. 그리고 한지혁 팀을 제거하려한 것은 자기가 아니라고 말했다.

이쯤에서 소환되는 것이 도진숙(장영남 분)의 국정원관이다. 도진숙은 2차장직을 내려놓으며 한지혁에게 국정원이 치열한 국제 정보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국내파트를 축소하고 해외파트를 강화,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처럼 ‘작고 강한 정보기관’으로 환골탈태해야 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한지혁은 도진숙-강필호(김종태 분)의 명을 수행하는 흑양팀이다.

김동욱이 받은 제안은 이인환의 제안이었으리라 추정된다. 김동욱은 그에 따라 리동철을 암살하고 현장을 한지혁이 목격한다. 도진숙-강필호는 흑양팀내 배신자를 처리하라는 명을 한지혁에게 내렸을 것으로 보이고 불곰프로젝트의 화양파내 정보원 이춘길은 흑양팀내에 배신자가 있을 것이라는 언질을 주었었다.

기억을 잃기 전 한지혁은 단둥에서 이춘길이 보낸 마지막 비상연락의 수신자가 서수연(박하선 분)임을 알고 있었고 서수연의 위장 연인 오경석조차 배신자로 단정했을 수 있다.

한지혁이 서수연을 폭행했을 때 강필호가 도진숙에게 한 “지혁이가 모든 기억을 되찾은 후에도 우리 쪽에 서줄 거라고 확신하십니까?”라는 질문도 의미심장하다.

그럴 경우 이 모든 일들은 국내파트 수장과 해외파트 수장의 상충된 국정원관에서 비롯된 양상이 된다.

아마 도진숙-이인환의 날 선 대립은 이인환이 십 수 년 전 납북된 백모사(유오성 분)를 북에 팔아넘기면서 시작됐을 것이다. 도진숙 책상서랍에 고이 모셔진 강필호 유준만과 함께 한 사진을 보면 어쩌면 도진숙과 유준만은 연인 사이였을지도 모른다.

아끼던 요원을 잃은 도진숙은 상무회의 꼬투리를 잡고 화양파를 명분으로 선양팀을 파견해 상무회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을 것이다. 또한 선양팀 전멸후 흑양팀의 보복작전 중 상무회의 리동철 기획망명건을 알고 단둥의 흑양팀을 선양으로 파견했을 것이다. 이 때의 제보자는 상무회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던 장천우(정문성 분)일 수 있다.

북한에 납북됐던 백모사는 어떻게 된 것일까? 탈북일 수도 있고 배신에 치를 떨며 북한과 손잡고 북한산 마약밀매조직 화양파를 조종했을 수도 있다. 배신자를 도진숙으로 알고 있었다면 그 반대편에 선 상무회와 충분히 손을 잡을만 하다. 북에서의 인연으로 리동철을 상무회(장천우)측과 연결도 시켜주었을테고.

하지만 화양파가 중국 공안에 몰려 한국으로 잠입하자 꼬리자르기에 나선 상무회는 장천우를 시켜 화양파 보스 황모술을 제거하게 되고 이에 화가 난 백모사는 상무회 설립자로 추정되는 천평일과 장천우를 처형하며 선전포고에 나선다.

도진숙과의 접선 장소에서 저격 위험에 처한 백모사를 구한 한지혁이 "여기까지 다시 돌아온 이유가 뭐냐?"고 물었을 때 백모사는 "내 목표는 하나, 적을 찾아내 제거하는 것. 주변이 변했을 뿐 그건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며 "너라면 날 이해할 텐데. 우리는 서로 닮아 있으니까"라고 말한다.

한지혁은 "날 아냐?"고 물었고, 백모사는 "어쩌면 너 자신보다도 잘 안다"며 "복수를 원하는 것 같은데 그 전에 그게 동료를 위해서인지 너 자신을 위해서인지 분명히 해. 거기에 따라 복수 대상이 달라질지 모르니까”라고 말한다.

백모사와 한지혁은 확실히 닮았다. 임무 우선. 적을 찾아 제거한다. 한지혁이 테이프를 통해 자신에게 강조한 것도 그 때문이다. 마지막 테이프를 보기 전에 반드시 쥐새끼를 색출할 것. 만약 쥐새끼를 찾지도 못한 채 한지혁 스스로가 자신이 쫓던 적인 것을 알게 되면 스스로를 제거해 버려 끝내 쥐새끼를 찾지 못할 지도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종영까지 3회를 남겨놓고 커다란 반전을 선사한 ‘검은 태양’이 남은 3회에서 얼마나 드라마틱하게 뿌려놓았던 떡밥들을 회수할지 기대된다.

/zait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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