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문외한' 원종만 서울시육상연맹회장.."겸손하게 배우면서 좋은 정책을 마련하겠다"

김세훈 기자 입력 2021. 10. 16. 09:31 수정 2021. 10. 16.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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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원종만 서울시육상연맹 회장이 최근 102회 전국체전이 열린 구미종합운동장을 방문한 모습.


“어릴 때 대회에 나가본 게 유일한 육상 경험이다. 열심히 배우면서 꿈나무 육성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겠다.”

지난 9월 업무를 시작한 제14대 서울시육상연맹 원종만 신임 회장(38)이 밝힌 진솔한 목표다. 원 회장은 최근 대면 인터뷰에서 “육상에 대해 잘 모르는 내가 회장이 됐다”며 “배우는 자세로 많이 경험하고 의견을 청취하면서 차근차근 육상 발전 정책을 추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원 회장은 요식업 프랜차이즈 GC컴퍼니글로벌 대표다. 소림마라, 해장쿡이 GC컴퍼니글로벌이 만든 브랜드다. GC는 ‘Golden Chance(황금빛 기회)’를 의미한다. 현재 전국에 프랜차이즈 매장이 200여곳 있다.

-육상 선수 출신이 아닌 기업가로서 회장에 취임했다.

“육상은 초등학교 5학년 때 학교 대표로 지역 800m 대회에 출전한 게 전부다. 당시 우리 학교에 육상부가 없었는데 내가 잘 달리기 때문에 대회에 나서게 됐다. 유니폼을 입고 운동하는 사람들이 멋져 보였다. 평소 많은 도움을 주시는 지인이 회장을 맡아볼 의사가 있느냐고 권유했고 나도 순수한 마음으로 열심히 해보겠다는 마음으로 수락했다.”

-선수 출신도 아니고 나이가 적은 편이라 회장직을 수행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

“지금은 선수들에게 중요한 걸 해주고 싶을 뿐이다. 육상 꿈나무 육성에 좀더 관심을 가지고 힘을 쏟는다면 향후 올림픽 메달도 따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현재 육상에 대한 이해도를 쌓기 위해 여러 상황을 지켜보면서 열심히 배우고 있다. 섣불리 뭔가를 하려고 하면 실수할 가능성이 크다. 육상인들을 포용하면서 보다 좋은 정책을 내놓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원종만 회장(왼쪽)이 지난 9월 서울시육상연명회장 당선증을 받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소방공무원 출신으로 사업가가 됐다.

“제주에서 태어나 자라났다. 어릴 때부터 큰 도시에 살고 싶었다. 공무원이 되면 안정적인 삶도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군대에 다녀온 뒤 대학교(경영학부)를 중퇴하고 소방공무원 시험을 봐 합격했다. 2008년부터 서울 용산소방서에서 업무를 시작해 지난 5월까지 소방 관련 다양한 업무를 여러곳에서 수행했다.”

-소방공무원을 하면서 특허도 많이 냈고 상도 많이 받은 걸로 안다.

“특허에 관심이 많았다. 소방공무원으로 일하면서 개발업체, 연구원 등을 찾아다니면서 연구했다. 지금 보유한 특허는 13개다. 양방향 통신 기술을 이용한 소방관 위치추적장치가 대표적인 특허다. 소방관이 휴대전화가 되지 않은 곳에서도 서로 소통하면서 위치를 확인하고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게 만든 기술이다. 소방차 출동 시간을 단축하는 특허도 있다. 각종 특허들로 인해 정부 유관부처, 서울시 등에서 상을 많이 받았다. 또 서울소방재난본부에서 근무하면서 관련 정책을 직접 수행했기도 했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 요식업에 뛰어들었나.

“특허는 많았지만, 그로 인한 수입은 많지 않았다. 어릴 적부터 사업을 하고 싶었다. 그 중에서도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고 싶다는 일념으로 서울에서 떡볶이집 3개를 동시에 오픈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장사가 쉽지 않았다. 예상치 못한 어려움으로 인해 많은 빚을 졌고 일수로 현금을 융통하는 상황까지 직면했다. 3년간 너무 고생했는데 뒤늦게 받은 특허 사용료로 기사회생할 수 있었다.”

-어떻게 위기를 극복했나.

“특허 사용료로 빚을 청산한 후 가게 숫자, 규모를 줄였다. 저렴한 월세, 인건비 최소화, 홀이 없는 매장인 배달전문 마라탕전문점이었다. 가맹점 등이 갑자기 늘어나기 시작해 지난 5월 소방공무원을 퇴사 하였고, 6월 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지금 사업 상황은 어떤가.

“마라탕전문점 ‘소림마라’를 비롯해 해장요리전문점 ‘해장쿡’, 숯불닭발전문점 ‘소림닭발’, 곱창쌀국수전문점 ‘포옵(PHO-OHP)’, 숙성찜닭전문점 ‘이치찜(이제는치킨보다찜닭)’ 등이 우리 브랜드다. 소림마라 120개, 해장쿡 90개 등 전국에 200개 이상 매장이 있다. 당장 상장 등 큰 꿈은 없다. 대중이 알만한 브랜드로 키우고 싶다는 마음 뿐이다.”

-인생을 참 다양하게 살아온 것 같다.

“약 20년 전, 갑작스럽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그 후 내 인생관이 180도 달라졌다. 유한한 인생을 단란하게 살고 싶다는 마음이 그때부터 조금씩 생겼다. 언제나 떠날 준비를 한다고 할까. 내 일을 욕심없이, 가볍게 하면서 살고 싶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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