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친환경 마케팅..커지는 '위장 환경주의' 경고음

김문성 2021. 10. 16.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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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 확산 속 '그린워싱' 우려↑..스타벅스 이벤트 계기
"생산단계부터 플라스틱 줄여야..겉만 친환경, 소비자 신뢰 상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또 다른 플라스틱을 양산한다?

이달 7~8일 스타벅스코리아 매장 직원들이 각종 이벤트에 따른 과중한 업무와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트럭 시위를 벌인 것은 지난달 28일 진행된 다회용(리유저블) 컵 무료제공 행사가 발단이 됐다.

글로벌 스타벅스 50주년을 기념하고 친환경 메시지를 전달하는 취지의 행사였지만 스타벅스의 매장 근무 여건과 함께 회사 환경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시위 트럭에 설치된 전광판에는 '플라스틱 대량 생산하는 과도한 마케팅, 중단하는 게 환경보호입니다'라는 글도 떴다.

9월 28일 진행된 스타벅스 50주년 기념 '리유저블 컵 데이' 행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취지는 친환경…결국 플라스틱 쓰레기만 양산

스타벅스의 이번 마케팅 행사는 환경단체로부터 '그린워싱'(Green Washing·위장 환경주의)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린워싱은 기업이 매출 증대 등 이윤을 목적으로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것이다.

환경운동연합은 "대부분 리유저블 컵의 재질은 폴리프로필렌(PP)으로 일회용 포장재와 배달 용기로 사용하는 일반 플라스틱"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스타벅스는 전국 매장에 리유저블 컵을 도입해 2025년까지 일회용컵 사용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올해 4월에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의 계열사인 이니스프리가 그린워싱 논란에 휩싸였다. 한 화장품의 포장 겉면에 '종이병'이라고 적혀 있었지만 그 안에는 플라스틱병이 들어 있었다. 종이와 플라스틱의 분리배출을 염두에 두고 만든 제품이라고는 하지만 소비자가 용기 전체를 종이 재질로 오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들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되기 시작하면서 그린워싱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기업들은 유통, 패션, 식품 등 업종을 가릴 것 없이 친환경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친환경을 중시하는 MZ세대(20~30대)를 겨냥한 제품 개발과 마케팅이 활발하다. 그만큼 그린워싱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린워싱 광고 사례 [한국소비자원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무공해'·'무독성' 광고 만연…그린워싱 의심↑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무공해'나 '친환경', '무독성'을 강조한 제품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예컨대 '자연에서 100% 생분해돼 수질을 오염시키지 않는다'는 주방세제 광고는 부당한 광고 사례에 해당한다. 세척력에 필요한 주요 성분인 계면활성제는 수질 오염을 일으킬 수 있어 '생분해도가 높아 수질 오염 저감에 기여한다'는 식의 문구를 써야 한다는 것이다.

포괄적인 환경성 용어 및 표현을 통해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가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없도록 표시·광고를 해야 한다고 규정한 환경부의 관련 고시가 있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백나윤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소비자들이 친환경을 요구하고 기업들이 여기에 맞춘 제품을 만들면서 그린워싱 의심 사례가 느는 추세"라며 "생산 단계부터 플라스틱을 저감하고 수거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데 친환경 제품이라고만 강조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친환경 마케팅을 마주했을 때 실제 친환경 제품인지 따져보고 구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에서도 그린워싱은 문제가 되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은 지난달 23일(현지시간) '규제당국, 그린워싱 광고 단속' 제목의 기사에서 구체적 사례를 소개했다.

아일랜드 항공사 라이언에어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가장 적게 하는 항공사라고 광고했다가 적발됐다. 영국 식품업체 구스토는 포장재에 플라스틱이 100% 없고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허위 광고를 했다.

영국 경쟁시장청(CMA)의 앤드리아 코스첼리 청장은 "너무 많은 업체가 친환경적인 것처럼 잘못 인정받는 반면 진짜 친환경 기업들은 그에 걸맞은 인정을 못 받는다"고 지적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업들이 ESG 경영을 통해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그린워싱적인 행태를 보이면 회사 이미지가 타격받는 것은 물론 환경에 관심이 큰 MZ세대의 신뢰를 상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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