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속으로] 암초 만난 카뱅·토뱅..혁신과 규제 사이

오상헌 기자 2021. 10. 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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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이 '규제 리스크'란 암초를 만났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의 직격탄을 맞은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 얘기다. '완전히 새로운 은행'을 기치로 혁신 금융 상품을 앞세워 돛을 올린 토스뱅크는 출범 9일 만에 대출 영업을 중단했다. 화려하게 증시에 데뷔한 인터넷은행 맏형 카카오뱅크는 두 달 새 주가가 40% 넘게 빠졌다. 업계에선 "금융 혁신을 위해 규제 예외와 완화의 혜택을 본 인터넷은행들이 규제에 발목을 잡힌 아이러니한 상황"이란 평가가 나온다.

16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지난 14일부터 연말까지 신용대출, 마이너스 통장을 비롯해 정책금융 상품인 사잇돌 대출, 비상금 대출 판매를 중단했다. 지난 5일 파격적인 예금·대출 상품을 무기로 은행 문을 연 지 9일 만에 대출 영업을 접은 것이다. 이는 금융당국이 부여한 올해 연간 대출 한도 5000억 원이 순식간에 모두 동 났기 때문이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 강화로 금융권 대출 문턱이 유례없이 높아졌는데 신생 토스뱅크의 신용대출 조건(최저 2%대 금리, 최고 2억7000만원 한도)이 화제가 되면서 대출 수요가 급격히 몰렸다.

토스뱅크는 대출 증가 속도 억제를 위해 사전 신청자(약 170만명)를 대상으로 금융 서비스를 '순차 오픈'하고 지난 9~12일 대출 판매를 '일시 멈춤'하기도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금융당국에 5000억 원인 대출 총량을 8000억 원으로 3000억 원 가량 증액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백기를 들었다. 대출 중단에도 '조건없는 연 2%금리' 토스뱅크 통장과 전월 실적 조건 없이 캐시백을 제공하는 체크카드는 그대로 판매한다. 고객과 한 약속은 지키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예대마진이다. 대출 이자는 5000억 원 어치만 들어오는데 예금 이자가 급격히 늘 경우 적자가 쌓이고 자본금을 까먹게 된다. 토스뱅크 통장이 가입 금액과 기간에 상관없이 은행권 최고 금리인 연 2%를 주는 만큼 수신 잔액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토스뱅크의 증자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인터넷은행 업계 관계자는 "자본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데 대출 영업이 중단되면 연내 증자 외엔 답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암초를 만난 것은 '잘 나가던' 카카오뱅크도 마찬가지다. 카카오뱅크 역시 가계대출 총량 관리 규제로 대출 자산을 늘리기가 여의치 않다. 대출 잔액 관리를 위해 마이너스통장과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전월세보증금 대출 상품의 신규 취급을 연말까지 전면 중단했다. 중저신용자 대출과 서민용 햇살론, 청년 전월세보증금대출을 제외하곤 사실상 대출 창구를 닫은 셈이다.

규제 리스크가 커지면서 훨훨 날던 주가도 맥을 못 춘다. 지난 8월 초 공모가 3만9000원에 코스피시장에 입성한 카카오뱅크는 KB금융지주를 넘어 단숨에 '금융 대장주'(시가총액 기준) 자리를 꿰찬 데 이어 같은 달 18일 주가가 9만4400원까지 수직 상승했다. 하지만 이후 조정 장세가 이어지고 모회사인 카카오 규제 리스크와 대출 규제 악영향 등이 전이되면서 지난 12일 5만5300원까지 주가가 급락했다.

경쟁자인 3호 인터넷은행 토스뱅크의 출범도 악재로 작용했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은 가계대출이 줄더라도 수익성이 큰 기업금융으로 활로를 모색할 수 있지만 상품군이 한정돼 있는 인터넷은행은 사정이 다르다"며 "대출 규제가 수익 기반에 미치는 영향 탓에 주가 조정폭이 더 큰 것 같다"고 했다.

실제 {KB금융지주} 주가는 잇단 가계대출 규제 조치 시행에도 5만원대 중반에서 거래되는 등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계대출 규제 조치가 인터넷전문은행의 외형 성장에 상당한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것 같다"며 "최근 카카오뱅크 주가 조정에는 이런 우려감이 반영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카카오뱅크 판교오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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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헌 기자 bborir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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