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철의 놀면 뭐먹니?] 자갈치 곰장어구이 한쌈이면 피로가 '싹'

조용철 2021. 10. 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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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포화지방산, 단백질과 비타민이 많이 함유돼 있어 성인병 예방과 기력 회복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곰장어.

곰장어는 오래전부터 대표적인 스태미너 음식으로 인식돼 왔다.

특히 자갈치시장 내 곰장어골목은 여전히 여행객들의 발길을 잡아끈다.

생계 유지를 위해 곰장어를 연탄불에 구워서 파는 좌판이 자갈치시장에 늘어서면서 지금의 곰장어 구이가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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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자갈치시장 곰장어구이 / 사진=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불포화지방산, 단백질과 비타민이 많이 함유돼 있어 성인병 예방과 기력 회복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곰장어. 곰장어는 오래전부터 대표적인 스태미너 음식으로 인식돼 왔다. 고된 하루를 보내고 피로함이 느껴질 즈음 곰장어 한 접시를 먹으면 말 그대로 양기가 보충된다.

곰장어가 전국적으로 유통되면서 지역마다 유명한 맛집들이 생겨났지만 역시 곰장어는 부산에서 먹어야 제맛이다. 특히 자갈치시장 내 곰장어골목은 여전히 여행객들의 발길을 잡아끈다. 골목 입구를 지나다보면 새어나오는 냄새의 유혹은 그냥 무시하고 지나치기가 힘들다.

원래 ‘자갈치’라는 이름은 충무동 로터리까지 뻗어 있던 자갈밭에서 유래한다. ‘자갈이 많은 터’라는 의미에서 ‘자갈처’로 부르다가 자갈치로 바뀌었다고 전해진다. 원래는 남포동 건어물시장 주변과 지금의 부산시청이 있는 용미산 동남쪽 해안이었지만 1930년대 남항이 매립되면서 현재의 위치로 옮겨졌다.

부산항이 개항한 이후 1889년 일본인들은 자국 어민 보호를 위해 부산수산주식회사를 세우면서부터 자갈치시장이 성장했다. 상권이 일본인들이 있는 곳으로 몰리자 자갈치시장 상인들도 근대화를 모색하게 됐다.

1922년 부산어업협동조합 건물이 남포동에 지어지면서 자갈치시장 상인들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이후 남항에 출어하는 영세 어선들의 어획물을 다루는 영세 상인들이 부산어협 위탁판매장 주변에 모이면서 지금의 자갈치시장을 이뤘다.

부산 자갈치시장 곰장어구이 /사진=조용철 기자

부산 앞바다에서 많이 잡히던 곰장어는 생김새가 이상하다고 해서 가죽만 벗겨내 사용하고 버리던 생선이었다고 한다. 한국전쟁 이후 피란민들이 대거 부산에 살게 되면서 곰장어가 새 먹거리로 떠올랐다. 생계 유지를 위해 곰장어를 연탄불에 구워서 파는 좌판이 자갈치시장에 늘어서면서 지금의 곰장어 구이가 탄생했다.

이처럼 주로 구이로 즐기는 곰장어는 뜨거운 돌판에 올려 구울 수도 있지만 진정한 부산식 곰장어를 맛보길 원하면 연탄구이를 맛봐야 한다. 매콤한 맛이 가미된 양념구이나 담백한 장어 본연의 맛을 간직한 소금구이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연탄불에 생명력이 긴 곰장어를 석쇠에 올려놓는다. 곰장어가 석쇠 안에서 움직이지 않도록 힘을 주면서 골고루 익힌다.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뒤 알맞게 익은 곰장어가 금세 노릇노릇해진다. 이대로 소금 밑간을 한 뒤 조금 더 익히면 소금구이가 완성된다. 한곳에 모아 각종 야채와 함께 양념장에 골고루 버무려 다시 석쇠로 옮긴 뒤 구워내면 양념구이가 된다.

연탄불에 불향을 제대로 입힌 곰장어는 씹을수록 육즙을 쏟아낸다. 불맛과 함께 탱탱한 식감이 입 안 가득 퍼진다. 상추 위에 깻잎을 한 장 올린 뒤 곰장어와 마늘, 고추를 담은 한쌈이면 하루의 스트레스와 피로는 이미 날아가 버린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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