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트머니] 2차전지, 대마불사 혹은 춘추전국시대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최서우 기자 2021. 10. 16.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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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분위기 이어온 K배터리, 주가 모멘텀 아직 남아있다
■ 소재 업체 위주의 주가 강세
■ LG에솔 상장 시 대형주 움직일 여지↑
■ 해외에선 중국 배터리 기업 주목必

Q. 최근 배터리 산업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2차 전지는 계속 좋은 분위기를 유지했던 것 같습니다. 다만 셀 업체보다는 소재 업체가 주가에서 강세를 보였는데요. 그 이유는 셀 업체는 완성체 업체를 고객으로 두고 있지만, 소재 업체는 그런 셀 업체들을 비롯해 완성차 업체까지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객사, 다변화 측면에서 유리한 상황이고 당분간은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Q. 셀 업체들은 최근 주가 하락세를 보였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올해 3분기에 셀 업체가 주가 하락세를 보인 이유는 LG화학의 GM 배터리 리콜 이슈 때문인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에 10월~11월로 예상했던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이 지연됐고, 지주사인 LG화학의 시가총액도 53조원에서 흐름이 멈췄습니다. 그래서 그 밑에 있는 삼성SDI 등도 밸류에이션이 갇혔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은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야 하기 때문에 상장을 더 미룰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3분기 실적은 GM 배터리 리콜에 대한 일회상 비용을 한 번 털고 갈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면 불확실성도 꺼지고, 다시 한번 LG에너지솔루션 상장 모멘텀이 발생하게 되겠죠. 그때부터 대형주들이 움직일 수 있는 여지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Q. 해외 배터리 업체들은 어떤 흐름을 보이고 있나요?

중국 업체의 경우 기술력도 확보했고, 시장 진입도 성공적이었지만 미국 진출만큼은 어려운 상황입니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현재 글로벌 점유율 1위 업체가 중국의 CATL이지만, 이곳 역시 미국 시장 진입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중국 업체에 유럽은 기회의 땅입니다. 중국 배터리 업체인 에스볼트는 스텔란티스와 손잡았고, 궈쉬안도 폭스바겐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파나소닉은 테슬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중대형 배터리가 아닌 원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테슬라가 전기차 1위 업체고, 거기에 따라 파나소닉도 점유율이 높은 편이긴 하지만 그 외 고객사로 다변화하는 모습은 아직까지는 발견되지 않고 있습니다.

신차 10대 중 1대는 전기차... 배터리 산업에도 긍정적 영향

■ 반도체 쇼티지에도 전기차 판매량 견조
■ 리비안, 루시드 등 전기차 모델 다변화
■ 시장 다양화로 배터리 성장 가능성↑

Q. 차량용 반도체 쇼티지가 장기화되고 있는데, 배터리엔 어떤 영향을 줬나요?

차량용 반도체 쇼티지가 완성차 업체 공장 가동에 영향을 준 건 분명하지만, 전기차 판매량은 점점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8월 기준 전 세계 자동차 판매 현황을 보면 10대 중 1대가 전기차로, 10%까지 올라온 상황입니다.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맞춰야 미국과 유럽에서 페널티를 받지 않기 때문에, 차량용 반도체를 내연기관차보다 전기차에 더 몰고 있고요. 그래서 상대적으로 전기차 생산만큼은 굉장히 견조하고, 각 업체의 실적이나 흐름도 괜찮다고 보고 있습니다.

Q. 전기차도 테슬라 외 다양한 기업이 등장하고 있는데, 어떤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까요?

최근 리비안이라는 미국 전기차 업체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포드와 아마존도 지분 투자를 한 회사인데요.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포드가 리비안의 전기차 플랫폼을 공유할 가능성이 있고, 그게 아마존 물류 배송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저 또한 기대를 하고 있는 곳입니다. 아울러 리비안으로 들어갈 자동차 부품과 배터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2분기부터 삼성SDI가 원형 배터리 공급을 시작했고요, 그와 관련된 업체들도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루시드라는 업체도 이름을 날리고 있습니다. 이곳은 럭셔리를 표방하는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는데요. 가격이 무려 2억원에 달해 대중적인 차는 아니지만, 어쨌든 전기차 모델이 다양화된다는 건 시장이 크게 열릴 수 있다는 이야기고, 배터리 업체에도 긍정적인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양극재부터 실리콘 음극재까지, 소재 업체 전성기 '지금부터' 
■ 에코프로비엠 필두로 소재 시장 호재
■ 실리콘 음극재 향한 국내 기업 관심多
■ 서플라이 체인 지속적 주목 추천

Q. 배터리 업체가 움직이면, 소재 업체도 유리할까요?

지난 9월 양극재 업체인 에코프로비엠이 SK이노베이션과 10조원대 공급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걸 시작으로 다른 소재 업체들도 호재가 찾아왔다고 보시면 될 것 같은데요. 배터리 소재 중 양극재가 가장 높은 원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에 할당되는 음극재, 동박, 전해액도 함께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단은 양극재 업체 주가가 먼저 움직였지만 당분간은 다른 소재 업체들의 주가 상승세도 계속해서 이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Q. SKC를 향한 언론 관심이 높은데, 이유가 무엇일까요?

SK는 그룹 차원에서 배터리 시장을 공격적으로 공략 중에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셀을 만드는 데 필요한 여러 가지 핵심 소재들을 수직계열화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그중 SK머티리얼즈와 SKC가 주도적인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특히 SKC의 경우 실리콘 음극재를 신사업으로 준비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습니다. 실리콘 음극재를 적용하면 10% 정도의 에너지 밀도를 보완할 수 있고, 충전 시간 단축도 가능해지는데요. 이게 배터리 용량을 키우는 단계에서 질을 높이는 단계로 넘어갈 때 굉장히 중요한 기술입니다.

그런데 SKC 이사회에서 부결이 됐고, 사업 진행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추측건대 SK머티리얼즈와 그룹 내 교통정리가 이뤄진 게 아닐까 싶은데요. 실리콘 음극재라는 계획은 틀어졌지만 SKC는 SK넥실리스라는 동박 업체를 갖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성장성은 유효하다고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Q. 실리콘 음극재는 아직 개발 중인 기술인 건가요?

아직은 미약하지만 2023년이 되면 본격적으로 시장이 개화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래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많은 셀 업체들이 실리콘 음극제 서플라이 체인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현재 실리콘 음극재가 적용된 모델은 포르쉐 타이칸이 유일합니다. 이 안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들어갔고, 대주전자재료가 음극재를 공급했습니다. SK머티리얼즈도 SK이노베이션을 향한 준비를 시작했고, 한솔케미컬도 삼성SDI와 협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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