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안전지킴이]한국철도, 신기술 연구개발 '박차'..안전·효율성 두토끼 잡기
사물인터넷·빅데이터 신기술로 스마트 유지 보수 '총력'
[편집자주]코로나19가 2년째 맹위를 떨치고 있음에도 철도는 여전히 분주하다. 오히려 꼼꼼한 방역대책으로 밀폐된 열차객실이지만 가장 안전한 교통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 배경엔 창측좌석 영업으로 절반의 손실을 무릅쓰고 승객의 안전을 먼저 챙긴 한국철도(코레일), SR과 같은 운영사의 노력이 있었으며, 노후철로나 역사의 안전확보에 주력하는 국가철도공단의 땀이 함께 있어서다.
(서울=뉴스1) 노해철 기자 = 고속철도 종주국이자 KTX의 전신인 테제베(TGV)의 나라인 프랑스의 철도 전문가들이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스마트철도 신기술 연구개발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을 선도적으로 진행하며 기술력을 쌓아온 코레일의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다.
코레일이 지난해 말 개발에 성공한 '사전제작형 급속 궤도 개량(Precast Fast Improvement Track)' 공법이 대표적이다. 이 공법은 미리 만들어진 콘크리트 패널 아래 궤도 패널을 놓고 이를 조립해서 공사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철도 선로의 바닥면인 도상은 자갈로 채워져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이로 인해 시간이 지날수록 자갈이 마모돼 선로의 지지력이 약해지고, 열차 주행 시 자갈의 비산으로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
최근에는 선로를 신설할 때 대부분 콘크리트로 도상을 시공하고 있지만, 열차가 운행하지 않은 새벽시간에만 작업할 수 있어 공사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사전제작형 급속 궤도 개량 공법의 공사 시간은 궤도 아래에 콘크리트를 부어서 굳히는 기존 공법보다 약 3배 빠르다. 약 20%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열차가 운행하지 않은 새벽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하 구간 선로의 미세먼지를 약 28% 저감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코레일은 프랑스국영철도(SNCF)와 함께 해당 공법을 프랑스 고속철도의 노후 자갈궤도를 콘크리트 궤도로 변경하는 개량사업에 반영할 수 있도록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코레일은 지난 2017년 프랑스의 제안으로 SNCF와 기술 교류협력을 해오고 있다. 다음 달에는 제3차 한·불 고속철도 기술교류회를 개최한다. 코레일과 SNCF는 교류회를 통해 스마트 유지 보수와 에너지 혁신, 연계교통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공유한다.
철도 선로와 차량에 대한 스마트 유지 보수 기술 개발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그동안 철도차량 유지 보수 작업은 이례사항이 발생한 후 점검하는 사후정비와 일정 기간이나 거리를 주행한 후 검수하는 예방정비 등의 방식으로 진행됐다.
코레일은 기존 방식을 보완하기 위해 선로와 차량 부품에 각각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부착하고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유지보수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영업열차 차상검측'을 시행하고 있다.
차량이나 시설물의 고장 발생 가능성을 예측해 선제적으로 사고를 예방하고 유지보수 작업의 효율성과 안전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코레일은 2023년까지 약 136억원을 투입해 철도차량의 이상을 자동으로 검지하는 스마트 유지 보수 장치를 개발 중이다.
철도차량의 차체와 차량상부 집전장치, 운행 중 차량의 이상 상태를 검측하는 자동검지장치 4종과 실시간 정보를 분석하는 스마트 유지 보수 지원 시스템 3종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이번 시스템 개발로 주요 장치의 외형을 스캐닝해 열화상과 결함을 검사하는 등 주행 중인 열차를 상시 진단할 수 있게 된다. 빅데이터와 머신러닝 등을 통해 고장의 사전 징후를 식별할 수 있다.
코레일은 이밖에도 철도 레일 내부의 균열이나 손상을 정밀 측정할 수 있는 '초음파 레일 탐상 장비'의 국산화와 상용화에 성공했다. 광섬유 센서에 기반한 철도선로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코레일 관계자는 "유지보수 작업자가 육안으로 일일이 점검하거나 일부 검측 장비를 활용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IoT와 드론, 빅데이터 분석과 머신러닝을 활용한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며 "안전과 효율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스마트 철도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sun9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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