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신무기 총집결 전람회 연 이유

2021. 10. 16.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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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국 앵커 ▶

안녕하십니까, 통일전망대 김필국입니다.

◀ 차미연 앵커 ▶

차미연입니다.

◀ 김필국 앵커 ▶

지난 10일은 북한의 노동당 창건 76주년 기념일이었는데요.

북한이 이번에는 열병식은 열지 않고 '국방발전 전람회'를 개최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열병식 대신 전시회장에서 일종의 무기전람회를 연 건데요.

형식도 내용도 또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도 이전과 달라서 화제가 됐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이 전람회를 택한 이유는 뭘까요?

오늘 통일전망대는 먼저 전시된 무기들의 면면과 무기 전람회에 담긴 북한의 의도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오상연 기잡니다.

◀ 리포트 ▶

지난 11일 평양의 대표적인 전람회장.

김정은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국방발전 전람회 식전행사가 성대하게 개최됐습니다.

낙하산병이 노동당기를 매달고 하늘에서 내려오고, 전투기들은 오색 연기를 뿜으며 평양 시내 전체를 누빕니다.

[조선중앙TV] "내 조국의 하늘가에 공중교향곡이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전체 인민들과 인민군 장병들은 언제나 승리의 직선행로만을 날으는 하늘의 붉은 참매들처럼 위대한 당의 영도만을 충직하게 받들어 나갈 것입니다."

군악대와 특수부대 전투원, 전투기, 헬리콥터 등이 총동원 된 화려한 식전 행사가 끝난 뒤 국방발전전람회가 개막됐습니다.

전람회장은 육해공군의 각종 무기들로 가득 메워졌습니다.

"전람회장에는 최근 5년 간 개발·생산된 각종 무기, 전투기술기재를 위주로 강력한 조선의 국방력이 집결됐습니다."

1년 전 열병식에 등장했던 다탄두 신형 ICBM 화성 16형과 600mm 초대형 방사포 지난 달 북한이 열차에서 발사한 탄도미사일도 공개됐습니다.

지난달 말 시험발사한 화성 8형 극초음속 미사일은 장거리용 이동식 발사대에 탑재돼 있습니다.

이번 전람회에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던 신무기도 등장했습니다.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중 가장 작은 이 신형 SLBM은 기존에 공개된 SLBM 북극성 5형에 비해 직경이 절반도 안되고 탄두는 더 뾰족합니다.

[신종우/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 "변칙 기동이 가능한 단거리 SLBM을 만들려고 하는게 아닌가로 추정되고 잠수함에다 여러 발 실어서 측후방 쪽으로 공격이 들어오면 쉽게 공격을 당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요)"

날개를 단 미사일 탄두도 새롭게 관찰됐습니다.

[신종우/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 "일반 탄두들은 설정된 표적으로 날아가는데 재돌입성·기동성 탄두 같은 경우에는 탄두 안에 유도 장치가 있어서 목표를 탐색하면서 쫓아가는..."

하지만 북한이 공개한 무기의 위협 수준과 양산 능력에 대한 평가는 엇갈립니다.

[부형욱/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 "(제작)능력이 있다 한들 양산을 할 수 있는 경제적 기반이 되느냐 그건 또 다른 얘기거든요. 너무 다른 유형의 미사일을 막 벌여놓으면 라인이 굉장히 여러 개라야 하고 굉장히 많은 투자가 들어가는 거예요."

육해공군의 첨단 무기부터 저격용 소총까지 노출한 이번 전람회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은 대규모 열병식 못지않은 '국력 시위'라고 평가했습니다.

[김정은 기념연설 대독/조선중앙TV] "우리 국가가 도달한 국방과학, 군수공업의 경이적인 발전상과 그 눈부신 전망을 과시하는 일대 축전입니다."

경제난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들의 안보불안감을 잠재우고, 군부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북한이 무기 전시회라는 방식을 택했다는 겁니다.

[양욱/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겸임교수] "열병식이라고 하면 자꾸 이제 부대라든가 이런 거에 신경을 쓸 수 있지만 이거(전람회)는 그야말로 무기 체계 자체에만 집중해 가지고 하나 하나 볼 수 있는 거기 때문에 이게 바로 5년 간 우리가 개발한 거다, 우리 지도자가 만들었다 하면서 집중하는 그런 효과가 있다는 거죠."

김정은 위원장은 군수분야 기술자들을 초청해 치하하며 직접 포상했고, 북한 매체들은 전람회를 계기로 주민들이 자부심과 긍지에 넘쳐 있다고 강조합니다.

"주체병기들의 장엄한 모습을 보니까 위대한 수령을 높이 모시어 강국의 공민된 긍지와 자부심이 가슴 한가득 차넘치는게 흥분되서.."

대외적으로는 미국과 중국의 대립과 역내 안보불안, 남북관계 등을 고려해 미사일 발사나 대규모 열병식이 아닌 '전람회' 방식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부형욱/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 "미중 전략 경쟁 때문에 대형 전략 도발을 하면 미국이 준비한 메뉴가 한반도의 중거리 미사일 이라든지 이런 것을 착착 배치할 것 같으니까 그런 전략 도발 못하잖아요."

북한은 이번 전람회의 제목 자체를 "자위"라고 규정해 철저히 방어적 목적의 국방력 강화임을 강조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한미 양국의 대북 군사력 확충을 비난하면서도 남한과 미국이 공격대상이 아니라고 강조한 것도 대결 국면에서 협상 국면으로의 전환을 노린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김정은 기념연설 대독/조선중앙TV] "우리의 주적은 전쟁 그 자체이지 남조선이나 미국 특정한 그 어느 국가나 세력이 아닙니다."

북한이 우리 정부의 종전선언 제안에 관심을 보이고 한미가 종전선언에 대한 협의를 시작한 시점이라는 점도 눈길을 끕니다.

[부형욱/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 "(이번 한미 안보실장 협의에서) 좋은 메시지를 확보하긴 했지만 여전히 북한이 (미국) 외교 정책의 우선 순위를 점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좀 북한 신경 좀 써 주세요, 이런거죠."

문제는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 관심을 보이면서도 미국의 "행동적 근거", 즉 추가 양보를 요구하며 좀처럼 협상장에 나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한미 양국 안보실장은 이번 협의에서 대북 적대정책이 없다는 미국의 '진정성'을 재확인하고, 북한이 대화에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주면 국면 돌파에 실질적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뜻을 모았습니다.

대규모 열병식 대신 실내 박람회를 택하고 한미 양국이 주적이 아니라고 강조한 북한이 이 기회를 살려 대화를 향해 한 발 내딛을지, 새로운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통일전망대 오상연입니다.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307682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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