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 부산 앞바다에서 경기 읽는다?..공급 병목 현상 언제까지

김세정 2021. 10. 16.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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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시간 : 10월 15일(금) 16:00~17:00 KBS1
■ 진행 : 범기영 기자
■ 출연 : 서영민 KBS 기자

◎범기영 한국 금융 시장도 한 2주 정도, 주식도 환율도 좀 걱정되는 흐름이었습니다. KBS 서영민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서 기자, 일단 오늘 경제 상황은 어땠습니까?

▼서영민 오늘 일단 코스피가 3,000선을 회복은 했습니다, 한 보름 만에.

◎범기영 다시 올라섰군요.

▼서영민 사실은 그래프를 한번 살펴보시면 좋을 텐데요. 이게 지난달 말입니다. 28일 정도. 그때 3,100선이 깨졌고요. 그리고 금방 2,900선까지 금방 갔습니다. 확확 내려가다가 약간 정체 상태 보이다가 최근 2~3일 동안 3,000선 회복하는 데까지 겨우 올라왔습니다.

◎범기영 9월 말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서영민 미국 국채금리가 오르고, 그래서 미국 증시가 떨어지고 그 영향을 우리 증시가 받은 거였죠, 표면적으로 보면.

◎범기영 미국 국채금리요? 그 이야기까지 하는군요.

▼서영민 네, 우리가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필요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생산해서 이 생산한 걸 해외에다 갖다 팔고 그거로 우리가 살아가는 나라이기 때문에 해외의 사정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한국 금리보다도 미국 금리가 더 중요할 수도 있는데 오늘 국회에서 한국은행 총재, 이주열 총재가 11월에 금리 올릴 수 있습니다, 올려도 문제없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금리 인상한다는 신호를 너무나도 강하게 줬는데도 금융시장은 오늘 올랐어요. 그러니까 한국 금리가 오른다는 그 자체, 그 신호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고 그 앞에 있는 글로벌 경기, 글로벌 경기 중에서도 특히 미국 경기, 미국 금리 상황, 미국 주가, 이게 중요한 겁니다.

◎범기영 그렇죠. 그래서 저희도 늘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관련 발언을 좀 보기도 하죠? 지금 상황은 어떻습니까?

▼서영민 지난 29일 날 미국 금리가 확 올라서 그랬다고 했는데 그날 발언이 하나 있었습니다. 파월 FRB 의장이 유럽 ECB 컨퍼런스에서 한 말인데요. 좌절스럽다, 이런 말을 했습니다, 공급망 문제 때문에. 병목현상이 해결되기 전까지 앞으로 수개월 동안 지금 같은 문제가 계속될 거고 내년까지 인플레이션이 이어질 수 있다. 원래 이분이 계속 금리 괜찮습니다, 인플레이션 일시적입니다, 금방 낮아집니다고 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은 거죠. 이걸 가장 비둘기적인 발언을 계속하던 연준 의장이 매파적인 발언으로 돌아선 겁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주로 금융당국의 수장들은 견조합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주로 이런 메시지인데 세긴 하네요. 바이든 대통령도 항만을 24시간 돌리겠다, 이런 발언도 했네요.

▼서영민 지금 가장 중요한 얘기를 좀 이해하기 어렵다 싶으시면 병목현상, 공급 부족 현상, 이 현상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지금 미국 앞바다에, LA 앞바다에 항구가 있는데, 거기로 컨테이너가 중국과 미국을 왔다 갔다 하는데, 컨테이너선이 어마어마하게 서 있습니다. 그렇게 서 있는 이유는 하역을 못 해서, 항만의 처리 능력을 넘어서기도 하고 그리고 일자리가, 사람이 부족해서. 사람도 부족하고 항만 처리 능력도. 그래서 그 정도로 지금 물량이 많이 밀리고 있는 건데, 이게 미국만 그런 게 아니고요. 유럽, 우리나라, 우리나라 부산항도 마찬가지고요. 상하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전 세계가 이렇게 몇 주씩 컨테이너선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이게 지금 처리 능력의 한계 상태, 이게 어디까지 갈 것이냐, 이 얘기가 사실은 올 초부터 나왔었고, 그때 항만 운임이 올라가면서 이제 조만간 이거 해결될 겁니다, 라고 했는데 그게 지금 거의 1년째 해결이 안 되는 상황, 계속 가는 겁니다.

◎범기영 그건 왜 그렇습니까? 그러니까 그게 궁금해요. 생산이나 소비가 갑자기 늘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순수하게 항만에 기술적인 문제가 있는 건지.

▼서영민 이게 사실 생산이나 소비가 갑자기 는 거, 맞습니다. 그런데 이건 모두가 그 얘기를 했었고 그렇게 해서 우리가 약간 보복 소비, 이런 얘기도 하는데, 그거로 인해서 우리가 좀 어려워질 것이긴 하지만 금방 해결된다고 했는데 금방 해결된다가 안 되는 겁니다. 아이폰 같은 경우에는 이번에 13이 발표가 됐는데 이거 9,000만 대 만든다고 했었는데 지금 최근에 8,000만 대로 1,000만 대 줄였거든요? 하나는 반도체가 부족해서고요. 반도체 부족 때문에 삼성전자를 바이든 대통령이 몇 번 불러다가 미국에 공장 세워라, 너네 내부 정보 내놔라, 이런 적도 있을 정도로 반도체 부족 문제가 심각하고 다른 하나는 중국 전력난입니다. 중국이 석탄으로 전기를 많이 만드는데 지금 석탄이 부족합니다. 석탄 가격도 비싸고 친환경 전환 과정에서 투자도 적게 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석탄 많이 수입해오는 호주, 호주하고의 무역 갈등 때문에 부족한 면도 있습니다. 이게 중국만 그런 게 아니고요. 유럽은 LNG가 부족합니다. 왜냐하면, 영국, 독일, 이런 나라들은 친환경 전환율이 높아요, 에너지를. 풍력도 많이 돌리고 태양력도 돌리는데 올해 유럽에 바람이 안 분답니다.

◎범기영 바람까지.

▼서영민 그래서 에너지가 부족해진 상황. 그러니까 LNG 가격이 급등하고 있고 영국은 지금 난리가 난 상황이고요. 전반적으로 이렇게 되니까 거의 모든 에너지가 부족하고 원자재도 부족해지고 그러다 보니 원유가가 지금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 된 겁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정리하면 물류가 제대로 안 돌아가고, 그러니까 물자가 부족해지고 물가가 오르고, 결국에는 그게 금융까지 충격을 준다, 이렇게 되는 거군요?

▼서영민 물가가 오른다, 이게 얼마나 오를까? 숫자로 지금까지는 예시들로 설명을 드렸는데 숫자로 말하자면 몇 퍼센트쯤 되면 물가가 너무 비싸다고 생각하시겠습니까?

◎범기영 제 급여 인상률보다 높으면요.

▼서영민 그러면 한 2~3%. 전 세계 중앙은행들도 한 2% 정도 수준을 물가가 너무 높다고 수준으로 보는데 미국 물가가 지금 한 네다섯 달째 4~5% 수준입니다, 매달. 그러니까 굉장히 심각한데, 지금까지는 일시적입니다, 일시적이다, 라고 말했는데 전혀 일시적인 게 아닌 거죠. 특히 지난달은 사상 최고 수준, 5.3%까지 올랐거든요, 소비자 물가가요? 게다가 지금 이 물가 상승이 아까도 계속 설명 드렸지만, 물건을 많이 사고 그래서 임금이 오르고 임금이 오르니까 또 물건을 사고 이런 종류의 인플레이션은 좋은 인플레이션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데 이런 인플레이션이 아니고요. 지금 물자가 부족해서, 전력이 부족해서, 석탄이 부족해서, 하역이 부족해서, 그래서 지금 가격이 올라가는 거거든요? 이런 안 좋은 인플레이션이 계속 일어나니까 이게 사실은 물자가 부족해서 일어나는 인플레이션 하면 오일 쇼크 때 인플레이션이 이랬습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도 하는데 물가는 오르는데 경기는 안 좋아지는 이런 상황으로 가는 거 아니냐, 이런 우려가 지난 9월 말 연준 의장 발언 전후로 증폭이 됐었고 그게 금융시장을 이렇게 흔들었던 것이죠.

◎범기영 이 모든 혼란의 기저에는 역시 코로나 바이러스가 있다고 봐야 됩니까?

▼서영민 네, 사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보복 소비로 인해서 확 늘어서, 그래서 우리 경기가 갑자기 좀 부하가 걸릴 수 있다, 이건 다 알았어요. 그런데 지금처럼 대공황 이후에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경제가 한꺼번에 불이 꺼졌다가 다시 한꺼번에 불이 들어오는 이런 상황을 맞는 건 처음이거든요? 이런 상황에 대한 대비가 안 돼 있었고 보복 소비의 수준이 어느 정도일 것이냐, 전 세계가 연결돼 있다 보니까 일단 보복 소비의 수준 자체도 크고 코로나 영향이나 백신 접종, 이런 것들이 다 나라마다 달랐지 않습니까? 글로벌 공급망이 연결돼 있다고 할 때 어느 공급망에서 문제가 생기는지 알 수도 없고 알지 못했던 부작용들이 계속 나오면서 여기저기에서 터지면서, 그러면서 점점 더 공급망을 압박하고 있는 모양인데, 장기화되면 이것이 오일 쇼크처럼 간다, 그 불안감이 있는 거긴 한데, 사실 최근에 주가가 다시 또 조금 괜찮거든요? 그게 미국 증시가 괜찮아져서인데, 실적이 나오는데, 기업들의 실적이 여전히 좋은 겁니다. 이게 안 좋은 인플레이션 속에서도 기업 실적은 꽤 괜찮았고 그러면 기업 실적이 좋다는 건 경기가 확 떨어지는 건 아니니까 오일 쇼크 같은 사태는 오지 않는 것 아니냐, 이런 안도감. 좀 반영되고 있는 상황인데 계속 이렇게 출렁댈 겁니다. 안정, 아직 멀었을 것 같습니다.

◎범기영 분명하게 얘기를 안 하시네요?

▼서영민 이게 이번 주 초에 노벨상 경제학상이 발표가 됐는데 데이비드 카드라는 교수, 이 양반이 저희 한국 언론 매체와 인터뷰를 하면서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장담하건대 20~30년 뒤에도 우리는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가려내는 중일 거다. 이거 지금 해석을 못 하겠다. 가장 심각한 불황이 기적적인 회복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수십 년 걸린다. 지금 뭐 저희가 해석 못 하는 게 그렇게 부끄러운 일은 아닌 거죠.

◎범기영 알겠습니다. 노벨상 받은 학자도 모른다고 하니까요. 이것만 마지막으로 여쭤볼게요. 그래서 우리 가계는 어떻게 대응해야 됩니까? 이 상황에서 뭘 보고 있어야 되죠?

▼서영민 수출, 우리나라 수출을 계속 담당하는 기업들의 실적이 계속 괜찮은 건지, 삼성전자는 좋았고 현대차도 크게 나쁘지 않았는데 앞으로 이 기업들의 공급망에 어떤 문제가 생길 건지, 혹시 여기에 물건을 대는 어느 문제가 생길 건지, 아니면 물건을 갖다 줘야 되는 데에서 뭐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이런 종류의 문제를 보면 우리나라 경기의 흐름을 좀 알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수출 중심이니까요.

◎범기영 어렵네요. LA에 사는 지인이 있으면 LA 항구 앞바다에 컨테이너선이 몇 척 떠 있는지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서영민 부산 앞바다만 가도 많이 떠 있다고 합니다.

◎범기영 그렇습니다. 부산항 쪽에 가보셔도 경기의 흐름을 전망해볼 수 있다고 합니다. 서 기자, 잘 들었습니다.

▼서영민 감사합니다.

◎범기영 저는 월요일에 돌아오겠습니다. 다음 주에도 4시엔 사사건건.

김세정 기자 (mabell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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