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제보] 인도에 늘어선 코로나 검사 대기줄.."불안해요"

성진우 2021. 10. 16.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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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통학로인 인도..검사 대기자와 학생들 밀접 접촉 우려
인근 주민들 "위험한 차도로 다니거나 일부러 먼 길로 돌아가야 해"

(서울=연합뉴스) 성진우 인턴기자 = "아이들 통학로로 쓰이는 좁은 인도에 코로나 검사 대기줄이 있어 걱정이 커요."

매일 아침 검사 대기줄이 있는 인도를 피해 아이를 등교시키고 있는 서울 구로구 A 초등학교 학부모 김성범(가명)씨는 불안감을 호소했다.

김씨는 "학교 담 바로 옆에 있는 인도는 정문과 이어지는 등·하굣길"이라면서 "특히 주말이나 연휴 직후엔 인도에 대기자들이 몇 배로 늘어난다"고 전했다.

지난 13일 서울 구로구의 한 초등학교 옆 인도에 늘어선 코로나 검사 대기자 줄. [촬영 성진우. 재판매 및 DB 금지]

현재 A 초등학교 앞에는 약 5m 폭인 도로를 사이에 두고 해당 지역 선별 진료소가 설치돼있다. 진료소는 검사 대기 공간인 지하 주차장이 다 차면 대기자들을 학교 옆 인도에 세우고 있다.

이로 인해 등·하교하는 학생과 시민들은 코로나 감염, 교통사고 위험을 감수하고 차도를 이용하거나 먼 길을 돌아가야 해 검사 대기자 관리 대책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감염·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된 학생과 시민들…"불안하고 불편해"

지난 13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지켜본 결과 해당 인도는 코로나 검사 대기자들로 가득 차 통행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결국 최근 대면 수업을 시작한 A 초등학교 학생들은 횡단보도를 2~3차례 더 이용해 먼 길로 하교하고 있었다.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학교는 후문을 개방했지만 인도와 이어진 정문이 학원가와 더 가까워 대부분의 학생은 정문을 이용한다.

14일 오전 8시부터 9시에도 학생들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인도가 있는 골목길을 최대한 피해서 등교했다.

14일 오전, 학생들이 통학로인 인도가 아닌 다른 길을 이용해 등교하고 있다. [촬영 성진우. 재판매 및 DB 금지]

A 초등학교 2학년 재학생을 둔 학부모 홍예진(가명·30대)씨는 "학부모들의 불만과 불안감이 상당하다"면서 "저학년 아이들이 별생각 없이 인도 옆 차도로 다녀 검사 대기자와 접촉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직접 등하교를 챙기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학부모 이채은(가명·30대)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많은 아이들이 차도를 통해 아슬아슬하게 등교했다"며 "언제까지 울며 겨자 먹기로 먼 길을 돌아 아이를 학교에 보낼 수는 없다"고 말했다.

A 초등학교 운영위원장은 "검사 대기자 중 일부가 대기줄을 이탈해 마스크를 내리고 담배를 피우거나 대화를 나누는 등 관리가 미흡해 보인다"며 "현재 학부모님들의 서명을 받아 공식적으로 민원을 제기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13일 오후, 검사 대기줄이 있는 인도를 피해 바로 옆 차도로 통행 중인 시민들. [촬영 성진우. 재판매 및 DB 금지]

시민들은 인도 옆 차도를 통해 통행하는 경우가 학생들보다 잦았다.

현재 공사 중인 건물과 맞닿아있는 차도는 공사 차량들이 세워져 있고 건축 자재도 쌓여 있어 좁고 위험하다.

11년 동안 이 지역에서 거주한 오승섭(가명·50대)씨는 "검사 대기자들이 서 있는 인도는 학교 뒤 주택가와 이어져 있다"면서 "지하철로 가는 버스를 이용하기 위해 차도로 통행해서라도 이 골목길을 지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인 김숙자(가명·60대)씨는 "오가는 차량도 위험하지만 바로 옆에 있는 검사 대기자들과 방역복 입은 직원들을 보면 감염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인근 건물 관리 직원인 박승범(가명·50대)씨는 "해당 인도는 학생뿐만 아니라 동네 주민들도 많이 다녔던 길"이라면서 "일반 시민들도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지역 보건소, "협소한 공간이 원인…대기 구역 이전 적극 검토할 것"

해당 선별 진료소를 관리하는 구로구 보건소는 진료소 내 검사자 대기 공간이 협소해 대기줄을 인도에 세울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구로구 보건소 관계자는 "진료소 자체가 워낙 협소하다"면서 "작년엔 대기자들을 차도에 세웠지만 12월부터 도로 인근 건물 공사가 진행돼 불가피하게 대기줄을 인도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그래픽]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추이 (서울=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4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1천940명 늘어 누적 33만7천679명이라고 밝혔다. jin34@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구로구 보건소는 이른 시일 내에 대기 공간을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보건소 관계자는 "현재 공사가 마무리 단계이고 진료소 앞 불법 주정차 차량 단속도 강화하고 있어 차도의 위험 요소들이 곧 해소될 것으로 본다"며 "다시 대기줄을 차도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해 주민과 학생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검사 대기자 중 일부가 흡연, 대기줄 이탈 등으로 인근 주민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하지 않도록 더욱 더 적극적으로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sjw020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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