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담] 도심속 식품공장 외곽으로..오뚜기 공장 평촌서 이전한 사연
[편집자주] 짤담은 식음료 등 산업계를 출입하면서 들은 '짤막한 후일담'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국내 식품업체들은 먹거리와 관련된 만큼 상대적으로 업력이 오래된 곳들이 많다. 이에 주거지 인근 도심에 식품 공장이 있는 경우도 종종 있다. 공장이 지어지던 1960~1970년대에는 상대적으로 외곽이었는데 이후 도시가 팽창하고 주거지가 들어서며 아파트단지 인근에 위치하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의도치 않게 주민들의 눈치를 보게 되는 경우까지 생기곤 한다.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에 위치한 안양공장은 현재 오뚜기의 주주총회가 열리는 본사이기도 하다. 오뚜기는 부지를 매입해 1972년 안양공장을 준공한 뒤 이곳에서 카레, 스프, 마요네즈, 케첩 등을 생산했다.
처음엔 별 문제 없었는데 인근에 1기 신도시인 평촌신도시(1995년 12월 준공)가 들어서면서 민원이 발생했다. 주변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1년 내내 나는 카레 냄새를 맡기 싫다"면서 해당 구청 등에 민원을 넣은 것이다.
이 민원은 2009년 오뚜기가 카레 생산시설을 충북 음성군 대풍공장으로 이전하면서 막을 내리게 됐다. 2001년 준공된 부지 면적 10만4000여㎡의 대풍공장에서는 현재 쌀, 밥, 케첩, 카레, 마요네즈 등 오뚜기의 대부분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1969년 오뚜기 창립 때 서울 북창동에서 창고 같은 공장을 임차해 제품을 생산하다가 큰 공장이 필요해 평촌동 부지를 매입하고 안양공장을 지어 카레 등을 본격 생산했다"며 "이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며 주민들로부터 카레 냄새 관련 민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레 생산 시설을 대풍공장으로 옮기게 된 것은 민원 때문은 아니고, 연도별 생산 계획에 따라 시설을 옮기게 된 때문"이라며 "대풍공장이 안양공장보다 3배는 더 넓다"고 설명했다.
현재 안양공장에서는 일회용 케첩, 프랜차이즈용 소스 등 업소용 제품과 용기죽, 파우치죽 등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 공장 관련 민원은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민원은 인근에 수용인구 약 8만6000명의 다산신도시가 조성되고 입주민들이 들어오면서 생겼다. 특히 2015년 빙그레 홈페이지 고객게시판에 도농공장 이전을 문의하는 글들이 많이 올라왔다. 2018년 인근 다산신도시 내 아파트에 입주할 예정인 사람들의 글이었다. 아파트 부지를 보러 왔다가 주변에 있는 도농공장을 보고 놀란 사람들이다.
이에 대해 빙그레 관계자는 "수증기를 연기로 오인한 사람들의 민원이 있었으나 수증기 발생 구역임을 알리는 표기를 공장 외벽 등에 실시한 이후 관련 민원은 없었다"고 말했다. 현재도 도농공장에선 아이스크림 등이 생산되고 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껌, 과자 등을 생산하는데 애플민트껌을 생산할 때 나는 사과향 등이 발생해 간혹 민원이 생기기도 하지만 거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며 "공장에서 발생하는 것은 수증기로 유해가스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근 지역 부녀회, 관리실 등에 과자 등을 드리며 지역 주민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내 주택 공급 부족 문제로 종종 롯데제과의 영등포공장 이전이 거론되기도 하지만 롯데제과 관계자는 "현재 공장 이전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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