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 선발 NO, 상대 감독에게 밤에 문자 보낸 로버츠 '매너'

이상학 2021. 10. 16.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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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49) 감독이 승리와 매너를 다 챙겼다.

이에 따르면 로버츠 감독을 캐플러 감독에게 "선발 오프너를 할 것이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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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데이브 로버츠 감독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기자]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49) 감독이 승리와 매너를 다 챙겼다. 

다저스는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최종 5차전 선발투수를 전격 교체했다. 당초 예고한 훌리오 유리아스 대신 코리 크네이블이 오프너 선발로 깜짝 투입된 것이다. 

일종의 '위장 선발' 작전으로 여겨질 만했다. 다저스는 지난 13일 4차전 경기를 마치자마자 유리아스를 5차전 선발로 예고했다. 메이저리그는 선발 예고제가 의무화되지 않아 강제성이 없다. 하지만 경기 당일 선수 부상이 아닌 이유로 선발을 바꿨으니 상대팀으로선 혼란을 느낄 만했다. 실제 샌프란시스코는 1번 타순을 우타자 도노반 솔라노에서 좌타자 토미 라스텔라로 바꿨다. 

논란이 될 수 있었지만 결론적으로 위장 선발은 아니었다. 이날 경기 전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게이브 캐플러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전날 밤 로버츠 감독으로부터 문자 한 통을 받은 사연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로버츠 감독을 캐플러 감독에게 "선발 오프너를 할 것이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굳이 미리 알려줄 필요 없었지만 정정당당하게 스포츠맨십을 발휘한 것이다. 캐플러 감독은 "로버츠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나도 같은 상황이면 그렇게 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2004년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 선수로 같이 뛰며 월드시리즈 우승을 함께한 인연이 있다. 2015년 시즌 후 다저스 차기 감독직을 두고 최종 경합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벤치코치였던 로버츠 감독이 새 감독으로 발탁됐고, 캐플러 감독은 다저스 마이너 팜 디렉터로 후방에서 지원했다. 캐플러 감독은 2018~2019년 필라델피아 필리스 감독을 거쳐 지난해부터 샌프란시스코 사령탑을 맡고 있다. 

[사진] 게이브 캐플러 감독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로버츠 감독은 갑작스런 오프너에 대해 "올해 샌프란시스코는 플래툰 시스템을 최대로 사용해 최고의 효과를 본 팀이다. 이를 역이용하는 전략이다"고 밝혔다. 20승 투수를 쓰는 정석 대신 변칙적인 오프너 작전이라 위험 부담이 컸다. 로버츠 감독 혼자 결정한 게 아니라 구단과 함께 내린 결정이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1~2회 크네이블과 브루스더 그라테롤이 실점 없이 막은 뒤 3회부터 올라온 실질적 선발 유리아스가 6회까지 4이닝 1실점으로 잘 막았다. 이어 1-1 동점 상황에서 셋업맨 블레이크 트레이넨과 마무리 켄리 잰슨이 7~8회 한 타임 빠르게 투입됐다. 트레이넨과 잰슨 모두 삼자범퇴로 막으며 역전 점수를 허용하지 않았다. 결국 9회 코디 벨린저의 적시타로 2-1 리드를 잡은 다저스는 마지막 이닝에 3일 전 선발로 7이닝 110구를 던진 맥스 슈어저를 마무리로 쓰는 승부수를 던졌다. 

1사 후 3루수 저스틴 터너 실책으로 동점 주자가 나갔지만 슈어저는 흔들리지 않고 연속 탈삼진으로 경기를 끝내며 2-1 승리를 지켰다. 깜짝 오프너부터 한 박자 빠른 로버츠 감독의 칼같은 투수 교체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진 경기였다. 

샌프란시스코를 3승2패로 꺾고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을 확정한 로버츠 감독은 "실패나 잠재적인 비판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일을 안 할 순 없다. 승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되는 게 있다면 어떤 것이라도 해야 한다"며 "이 시리즈에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선수들도 이기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 우리 선수들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이길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고 월드시리즈 진출도 자신했다. /waw@osen.co.kr

[사진]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왼쪽)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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