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은 사냥, 순종은 당구.. 임금님도 덕후였네

유석재 기자 2021. 10. 16.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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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은밀한 취향

곽희원·김재은 外 지음 | 인물과사상사 | 316쪽 | 1만7000원

대한제국의 고종 황제는 커피 애호가였지만, 그 아들 순종은 아편이 든 커피를 잘못 마셔 건강을 해친 인물이었다. 그런데 고종·순종 부자가 다 같이 탐닉했던 취미가 하나 있었다. 당시 옥돌(玉突)이란 이름으로 불리던 당구였다. 고종은 새벽 2~3시까지 침실에 들지 않은 채 덕수궁 덕흥전의 당구장에 가서 시간을 보냈고, 순종은 외국인 당구 선수가 경성에 오면 한 번은 만나 볼 정도였다. 나라 잃은 설움을 당구로 달랬던 것일까.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과 국립무형유산원의 학예직 12명이 함께 쓴 이 책은 조선 왕실 가족의 흥미로운 취미 생활을 소개한다. 태종은 사냥 마니아였고 성종은 원숭이 애호가였으며, 숙종은 그림 컬렉터였고 헌종은 인장 수집가였다. 깊이 또한 요즘의 ‘덕후’들 못지않았으니, 소설 탐독가였던 사도세자는 소설 74종을 열거한 삽화집까지 편찬했다. 지나친 탐닉이 나라에 물의를 일으킨 예도 심심찮게 등장하는데, 취미의 적정선이 어디까지인지 생각해 볼 여지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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