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참전 '전북함'.. 역사 속으로
15일 오후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안인진리 통일공원에서 ‘전북함’ 해체식이 열렸다. 2차대전과 6·25전쟁에 참전하고, 북한 무장간첩 격침 작전에서 여러 차례 임무를 수행한 퇴역 함정이 건조 77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을 기념하는 자리다. 이날 해체식에 참석한 역대 전북함 함장들은 “생사고락을 함께하며 조국의 바다를 명예롭게 지킨 전북함의 마지막 모습을 보기 위해 왔다”며 거수경례를 했다.
전북함은 1996년 북한 잠수함 침투 사건을 계기로 지난 2001년 개관한 안보 관광지인 통일공원에서 무장공비가 타고 온 잠수함과 함께 관람객들이 가장 많이 찾은 인기 전시물. 개관 이후 10년간 매년 45만여 명이 찾았지만, 이후 시설이 노후화하면서 지난해에는 관람객 수가 7만여 명으로 줄었다. 갑판과 난간 등 함정 곳곳이 녹슬고 비가 오면 물이 새 양동이를 받쳐놓아야 할 정도였다. 지난 7월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내부 관람이 전면 중단됐고, 정밀 안전진단 결과 C등급 판정을 받았다. 강릉시 관계자는 “20년간 유지·보수·운영비로 110억원을 들였지만,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북함은 1944년 9월 4일 미국에서 건조됐다. 길이 118.9m, 폭 12.5m, 3471t짜리 구축함으로, 취역 당시에는 2차대전에서 전사한 해병대원 이름을 따서 ‘에버릿 프레더릭 라슨함’으로 명명됐다. 태평양전쟁과 6·25전쟁 등 전장을 누비다 1972년 8월 퇴역했다.
우리 해군은 그해 10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서 이 함정을 인수하고 이름을 전북함으로 바꿨다. 고려시대 화약을 만든 최무선이 해전 최초로 화포를 사용해 전북 군산 앞바다에서 왜선 500여 척을 물리친 진포대첩을 기념한 것이다. 전북함은 1975년 소흑산도 근해 무장간첩선 격침 사건, 1980년 미조도 간첩선 격침 작전 등에 투입되는 등 영해 수호 임무를 수행하고 1999년 퇴역했다.
전북함은 올해 안에 해체와 매각이 이뤄진다. 함포 등 주요 무기는 따로 떼어내 해군 기지 등에 전시하고, 선체 부분은 고철로 팔기로 했다. ‘원조 전북함’은 사라지지만, 지난 2013년 진수된 새 전북함이 실전 배치돼 영해를 누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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